'대물'·'인아', PDvs작가 대립…SBS 왜 이러나

김지연 기자  |  2010.10.24 10:57

인기리 방영 중인 SBS 수목극 '대물'과 주말극 '인생은 아름다워'가 작가와 감독의 충돌로 몸살을 앓고 있다.

방송 2회 만에 시청률 20%를 돌파, 국민 드라마 탄생을 기대케 한 '대물'은 뜨거운 인기에도 불구하고 방송 중 작가와 PD가 전부 교체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당초 '대물'을 기획했던 황은경 작가와 오종록 PD가 심각한 의견 대립으로 악화일로를 걸으면서 황 작가가 방송 5회 만인 지난 15일 하차한데 이어 김철규 PD가 추가투입 돼 대본 작업에 열중하던 오종록 PD마저 20일 전격 하차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원래 '대물'을 만들었던 작가와 감독 모두 작품에서 빠지게 되는 황당한 사태가 벌어졌다. 고현정 권상우 차인표 이수경 등 출연진들로서는 당황할 수밖에 없다. 작가와 감독에 대한 신뢰가 출연 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텐데 방송 중 이들 모두가 교체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상 방송을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촬영하고 있는 이들. 작가와 PD간 심각한 대립이 결국 제작진 모두 하차라는 유례가 없는 사태를 불러왔다.

'대물'뿐 아니라 인기 주말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 역시 작가와 감독이 의견충돌을 빚고 있다.

바로 극중 동성애 커플인 경수(이상우 분)와 태섭(송창의 분) 커플의 성당 언약식 장면 방송을 놓고 대립을 벌인 것이다.

문제는 제주도에 위치한 한 성당에서 경수와 태섭의 언약식 장면이 촬영 중 성당 측의 거부로 중단되면서 시작됐다. 성당 측은 초반 촬영을 허락했었으나 촬영 모습을 지켜보던 중 불편함을 호소하며 촬영을 거부했다.

이에 제작진은 당초 찍은 장면과 CG 작업을 통해 성당 언약식 장면을 짧게 처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김수현 작가는 23일 오후 자신이 운영 중인 트위터에 "문제의 성당 신에 마음의 소리로 처리하려던 대사 몇 마디도 안된다고 기어이 잘라내라는 방송사의 요구에 이어 잘라낸다는 '통고' 뉘앙스의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특히 이 같은 방송사의 결정에 김수현 작가는 강한 불만을 표시하며 대본 원본을 공개했다. 그리고 끝내 이날 방송된 '인생은 아름다워'에서는 성당 언약식 장면이 전파를 타지 않았다.

'인생은 아름다워' 제작진에 따르면 당초 성당 측의 요청에 따라 피해가 가지 않도록 CG작업 등을 통해 짧게 처리하려 했으나 이마저도 연출을 맡은 정을영 감독이 통 편집을 하면서 끝내 방송을 타지 못했다.

이에 이날 방송 직후 시청자 게시판에는 "정말 이게 무슨 짓인지 화가 난다", "짜증나서 눈물이 나려한다", "시청자를 우롱했다", "방송을 본 후 오늘 가장 슬픈 날이다" 등 다양한 불만을 표시했다.

물론 김수현 작가는 동성애 언약식 장면과 관련해 PD와 대립을 빚은 직후 불쾌감을 토로한 한편 "어제일은 어제로 끝내고 이제 오늘을 살아야지. 커피 한잔 만들어 마시며 KBS 영상앨범 '산'을 보았다"며 "어제 저녁부터 소리 없이 내리던 비는 지금도 내리고 있고. 나이가 '욕' 이라는 말에 대해 생각을 좀 해봐야겠다"고 담담한 속내를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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