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스케2' 폐인이 '슈스케3'를 기다리는 이유

[이수연의 클릭!방송계]

이수연   |  2010.10.25 11:37

매주 금요일에 엄마가 얘기하셨다. ‘금요일이지? 어머, 그거 봐야지. 노래 대회하는거, 슈퍼스타K말야’라고.

그리고, 토요일날 통화할 일이 생기면 다시 얘기한다. ‘너 어제 봤니? 00 떨어져서 안타깝더라. @@는 붙어서 좋더라’하고 말이다.

이번에도 역시나였다. 허각과 존박의 박빙승부, 진짜 긴장하며 봤다고. 우리 엄마, 슈퍼스타K 왕팬이시다. 참고로 우리 오마니 연세, 60대 중반이시더이다. 자, 남녀노소 모두 아우를 만큼 화제만발, 인기폭발이었던 슈퍼스타K2, 끝난 지 이틀밖에 안됐지만, 벌써부터 ‘시즌3’가 손꼽아 기다려진다. 왜? ‘슈퍼스타K2’가 우리를 너무나 중독시켜버렸으니까.

■ 기존의 ‘00대회’ 라는 형식의 틀을 과감하게 깼다!

우리나라 방송사에 ‘00대회’라는 형식의 프로그램이나 행사들, 수도 없이 많다. 가장 대표적으로 매년 열리는 ‘미스코리아 대회’가 있고, 또 ‘슈퍼모델 대회’가 있으며, 예전엔 ‘어린이 창작 가요제’ ‘동요대회’, 또 어찌보면 슈퍼스타K의 큰형님격이라 할 수 있는 ‘강변가요제’나 ‘대학가요제’등도 있다.

자, 그런데, 이들 각종 대회들의 형식은 어땠나? 후보자가 20명이면, 1번부터 20번까지 줄줄이 소시지처럼 한명씩 나와서 소개하고, 보여줄 거 보여주고 들어간다. 그리고, 중간중간 심사위원들의 ‘적당한’ 심사평들이 끼고, 마지막에 00상, @@상, ##상 등등 수상자들이 또 줄줄이 사탕처럼 발표된다.

그렇게 한~두시간 정도 진행될 동안 시청자들은 어떤가? 1번부터 20번까지 전부, 모두, 다 시선을 사로잡는다면 모르겠지만, 가끔은 지루할 때가 있다. 그럴 때 하는 방법은? 빙고! 바로 다른 방송사 놀러갔다오기다. 옆방송사엔 뭐하나?, 싶어서 잠깐 채널을 돌려보다가 마지막에 수상자 발표날 때 맞춰서 돌아온다.

그런데, 가끔은 여기서 부작용이 생긴다. 옆방송이 너무 재미있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다보면 수상자 발표도 놓치게 된다는 것. 그럴 땐 스스로 위안(?)을 갖는다. ‘에이~ 기사 보면 되지.’라거나 ‘내 가족도 아닌데, 뭔 상관이야?’하면서 말이다.

이렇기 때문에, 방송을 만드는 제작진 입장에선 어떤 프로그램이든 ‘구성’을 할 때 굉장히 공을 들일 수밖에 없다. 왜냐? 잠깐이라도 긴장을 늦추게 될 경우, 시청자들은 외면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슈퍼스타K'는 어떤가? 생방송으로 노래 대회가 진행되는 동안 단 한 순간도 지루할 틈을 주지 않도록 치밀한 구성을 했다. 그냥 한 번 보게되면 끝까지 쭉~ 보게 만드는 구성을 했다 이 말이다.

매주 도전자들의 숫자에 따라 달라지지만, 대게 3명이나 2명 정도 짝을 이뤄서 노래를 부른다. 그리고, 들어가기 전에 심사위원들의 냉정한 심사평이 이어지고, ‘제 점수는요~ ...’하며 바로바로 점수가 공개된다. 그리고, 다음 팀들이 짝을 이뤄서 또 나온다.

이렇게 스피드한 구성으로 진행되다보니 다른 채널 잠깐 보고 돌아오면 ‘노래, 심사평, 점수 공개’ 다 끝나있다. 그러니, 한 번 보게 되면 끝까지 볼 수밖에. 어디 이뿐인가! 마지막 합격자, 탈락자 발표에서도 이 쫀쫀함은 계속된다. 기존의 다른 대회들처럼 합격자만 우르르 발표하는 게 아니라, 합격자, 탈락자 발표 법칙을 계속 깨면서 공개한다는 거다. 그러니, ‘60초 후에 발표하겠습니다’라는 김성주의 멘트가 야속할 때도 있는 거 아니겠는가!

■ 우리나라에 잘 맞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요즘 방송의 대세는 ‘리얼리티’다. 잘 나가는 쇼, 오락 프로그램들을 보면 대체적으로 리얼리티, 말 그대로 큰 형식만 있을 뿐 출연자들이 자연스럽게 노는(?) 모습들이다 이 얘기다. 공중파 방송은 공중파란 특성 때문에, 남녀노서 누구나 볼 수 있는 수위의 리얼리티 프로그램들이 제작된다. ‘1박2일’이나 ‘무한도전’ 등등처럼.

하지만, 좀 더 수위 높은 방송을 하는 케이블에선 외국의 유명 리얼리티 프로그램들을 꽤 많이 패러디했었다. 예를 들면 공중파에선 할 수 없는 노골적인 미팅 프로그램 같은 류 말이다.

하지만, 이런 프로그램들은 젊은이들 좀 빼고는 인기를 끌지 못했다. 다른 사람들에겐 별로 관심없는 일이기도 하고, 아직도 보수적인 면이 남아있는 우리나라에선 가끔 눈살을 찌푸리게 되는 내용들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슈퍼스타K'는 우리나라에 완벽하게 자리잡을 만큼의 내용들이 있었다. 항간에선 너무 개인사를 강조한 거 아니냐?’ 지적하기도 했지만, 반대로 그들의 진한 개인사가 있었기 때문에, 젊은 사람들이 아닌 우리 엄마처럼 연세 있으신 분들에게 짠~하게 다가갈 수 있었다.

그렇다고, 무조건 아픈 개인사만 가졌다고 동정표(?)를 던져서 도전자를 뽑았던 것이 아니라, 아마추어지만 충분히 음악 실력이 있는 사람들을 뽑았고, 이것이 도전자 한 명 한 명 애정(?)을 가지고 지켜보는 계기를 만들어줬다. 여기에 매주 이들이 연습하고 준비하는 과정이 리얼하게 보여짐으로써 시청자들도 마치 내 가족인 양, 내 친구인 양 그들이 음악적으로 성숙해가는 모습에 빠져들 수 있었다.

허각이 우승했다. 하지만, 중요하지 않다. 허각, 존박, 둘 다 여기까지 최선을 다한 아름다운 도전자들이니까. 그리고, 다시 찾아올 ‘슈퍼스타K3’는 어떤 구성으로 개봉될지 방송 제작진의 한 명으로, 너무너무 기다려진다.
<이수연 방송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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