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채널 엠넷 '슈퍼스타K2'의 TOP11 멤버들이 12일 오후 대대적으로 봉사활동에 나섰다. 엠넷에 따르면 이들은 장애인 보호 수용시설인 교남 소망의 집에서 벽화를 그리는 봉사 캠페인을 진행했다.
엠넷 측은 "연말을 맞아 힘든 주변의 이웃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하고자 꽃과 나무, 놀이터 등이 그려진 화사하고 따스한 벽화를 선물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엠넷 측은 TOP11과 함께 자사 직원 100여 명, 수용시설에서 도움을 받고 있는 정신지체아들과 함께 하는 행사라고 취지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1시 30분, 봉사자들이 도착하기도 전에 대기하고 있던 20여 매체의 취재진으로 봉사 장소는 이미 북새통을 이뤘다.
머니투데이 사진기자는 "공간이 좁은데다가 포토라인도 별도로 있던 것이 아니라 복잡했다"며 "취재진과 봉사하는 사람들, 봉사 받는 사람들이 뒤엉켜 그야말로 난장판이었다"고 상황을 전했다. 거기에 "TOP11은 동영상 매체의 인터뷰 요청과 사진 포즈를 취하다보니, 정작 벽화는 완성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취재 열기는 TOP11 뿐 아니라 정신지체아들까지 수많은 취재진의 플래시 세례를 받아야만 했다. 취재진을 위해 엠넷 측에서는 친절하게 정신지체아들과 TOP11이 함께 촬영할 수 있도록 단체 사진 포즈도 취해줬다고.
현재 포털 사이트를 장식하고 있는 정신지체아들과 TOP11의 단체 사진은 모자이크조차 처리되지 않은 채 올려졌다.
정신지체아들의 가족에게 행사에 참여하는 허락을 받았다고 하지만, 이들의 얼굴이 노출되는 과정에서 이들과 가족에 대한 배려가 있었는지는 의심스런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이 같이 취재진이 몰린 데는 엠넷 측의 과한 홍보 욕심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엠넷 측은 'TOP11의 벽화 봉사 캠페인'의 포토타임을 마련하겠다며 각 언론사에 대대적으로 일정을 알렸다.
이에 일부 매체로부터 "스타 바자회나 김장 캠페인 같이 도움을 받는 사람이 노출되지 않는 경우면 몰라도, 정신지체아동들도 함께 하는 봉사활동인데 조심해야하지 않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엠넷 측은 강행했다.
MBC '무한도전'에서 '오른 손이 하는 일을 왼 손이 모르게 하라'며 연말연시에 어려운 이웃에게 몰래 선물을 놔두고 왔던 것과 비교가 되는 대목이다. 당시 김태호 PD는 "굳이 도움을 받는 분들의 얼굴을 프로그램 욕심으로 알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연말을 맞아 알게 모르게 봉사활동을 하는 연예인들의 소식은 대중을 훈훈하게 한다. 하지만 이처럼 장애인 시설 등에서 이뤄지는 봉사활동은 원생들의 인권보호를 위해 비공개 하에 이뤄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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