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종합유선방송을 시작으로 국내 케이블 TV 방송이 도입된 지도 벌써 20년이 지났다. 그동안 케이블 TV 방송은 흥망성쇠를 거듭해왔지만, 2010년 현재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케이블 TV 방송의 2010년 현주소를 짚어봤다.
우선 엠넷 '슈퍼스타K2'를 빼놓을 수 없다. 20% 가까운 시청률(AGB닐슨 미디어 케이블 유가구 기준)로 동시간대 방송된 지상파 프로그램의 시청률을 위협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현재까지도 가시지 않은 '슈퍼스타K2'의 열풍은 결선 무대에 올랐던 TOP11이 부른 곡들이 잇따라 음악 순위 차트를 점령하고, 존 박과 장재인, 강승윤, 허각 등 예비 스타들을 배출할 뿐 아니라, 지상파에 유사 프로그램까지 만들어낼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슈퍼스타K2' 못지않게 20대와 30대 젊은 여성 시청자들에게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2% 안팎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던 온미디어 '도전! 수퍼모델 코리아'(이하 '도수코')도 있다. '도수코'는 지난해에 인기를 끌었던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이하 '프런코')처럼 해외 유명 프로그램의 포맷의 한국판이다. 현재 마지막 우승자를 놓고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이와 함께 지상파 톱 MC들이 대거 케이블 TV로 몰리며, 케이블 예능 프로그램의 질적· 양적 성장을 꽃피웠다. 이경규 김구라 김성주가 함께 하는 tvN '화성인 바이러스', 이경규와 신동엽의 찰떡 호흡이 이뤄낸 '러브스위치', 이휘재와 현영, 김나영 등이 출연하는 Q채널 '순위 정하는 여자', 이경실과 정선희가 출연했던 E! 채널 '철퍼덕 하우스', 탁재훈의 생애 처음으로 단독 MC를 맡은 E! 채널 '포터페이스' 등이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정형돈이 tvN '롤러코스터-남여탐구생활'의 활약으로 스타덤에 오른 것이나, 지상파 못지않은 고액의 출연료, 지상파에서 펼치지 못하는 참신하고 실험적인 프로그램에 대한 갈증 등이 계기가 된 것으로 보여진다.
이 같은 케이블 TV의 활약상은 드라마에서도 이어졌다. 아직 예능 프로그램보다는 시청률이나 영향력 면에서 덜한 편이지만, 꾸준한 투자와 실험적 아이디어 발굴, 능력 있는 연출자와 내공을 갖춘 배우들이 다수 참여하면서 천편일률적인 소재와 캐릭터에 염증을 느끼고 있는 지상파 드라마의 시청 층을 끌어왔다.
벌써 시즌 3까지 방송된 MBC 드라마넷의 '별순검'은 올해 국내 드라마 사상 최초로 3D 기법을 활용한 제작으로 화제를 모았다. '별순검'은 시즌 1부터 개성 있는 캐릭터와 탄탄한 대본, 영화 같은 볼거리로 마니아층을 끌어 모으며, 한국형 추리물의 '본 좌'로 호평 받고 있다.
'별순검'의 뒤를 이어 OCN에서 방송 중인 국내 최초 메디컬 범죄수사극 '신의 퀴즈'에 대한 호평도 잇따르고 있다. 2007년 대종상 신인남우성의 주역인 류덕환과 KBS2TV '추노'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줬던 윤주희가 주연을 맡아 희귀병과 관련한 범죄를 파헤친다. 참신한 소재와 리얼한 볼거리, 내공 있는 배우들의 연기력까지 삼박자를 고루 갖췄다는 평이다.
'하이킥' 사단이 케이블에서 처음 뭉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아직 4회까지밖에 방영되진 않았지만 tvN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생초리'(이하 '생초리')는 첫 방송부터 2%대의 높은 시청률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하이킥'의 김병욱 PD가 크리에이터로 참여했으며, 김병욱 PD와 오랜 호흡을 맞춰왔던 김병기 PD와 조찬주 PD가 메가폰을 잡았다. 또 강남길 김학철 하석진 이영은 등 실력파 연기자들이 주연을 맡아 완성도를 높였다.
'생초리'는 서울 가리봉동의 증권사 직원들이 시골인 생초리로 발령받아 투자를 유치한다는 설정으로 미스터리와 코미디, 로맨스가 적절하게 조화를 이뤄 매회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90년대 '순풍 산부인과'부터 '하이킥' 시리즈까지 이어진 노하우를 집대성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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