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탄생', 빛깔만 좋을까 맛까지 좋을까

[이수연의 클릭!방송계]

이수연   |  2010.12.03 16:08

음식을 먹을 때 가끔 냄새 때문에 실패하는 경우가 있다. 냄새는 죽이는데, 막상 맛을 보면 영 아니올씨다, 일 때가 있으니까. 그럴 때마다 그럴듯한 빛깔에, 위를 간질간질 자극하는 냄새를 100% 믿지 말아야한다는 다짐을 하곤 한다.

이건 방송 프로그램도 마찬가지다. 기획의도 좋고, 출연진 빵빵하고, 구성안도 꽤 그럴듯한데, 막상 한시간짜리 프로그램으로 만들었을 때 ‘어라? 뭐지?’ 싶을 만큼 황당한 프로그램들도 가끔씩은 있단 얘기다.

친환경 요리재료에, 최고급 천연 조미료에, 명품 그릇들로 준비했건만, 막상 요리를 만드는 과정에 있어서 손질, 시간, 분량 조절 등을 잘못해서 맛은 꽝이라는 말씀. 그래서, 방송 프로그램 또한 개봉박두, 뚜껑을 열어봐야 그 맛을 확실히 알 수 있다.

자, 서론이 너무 길었다. 얼른 본론으로 들어가겠다.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스타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 때문에 말이 길어졌다. 물론 한달 전에 전야제 비슷한 첫회를 방송했었지만, 오디션 발굴 컨셉은 오늘밤, 2회째부터 본격적이라고 하니 어찌보면 오늘이 첫회라고 말할 수 있겠다. 오늘이 확실한 신고식이니 과연 어떤 맛의 프로그램일지 궁금할 수밖에.

사실 ‘위대한 탄생’은 그 탄생부터가 ‘위대한 부담’을 가지고 태어났다. 왜? '슈퍼스타K'가 바로 그 전에 화제만발, 전국강타하며 시청자들을 열광하게 만들었는데, 어떻게 만들어도 이 두 프로그램이 비교될테니까 말이다. 그리고 실제로 ‘위대한 탄생’의 첫회, 전야제 방송이 나가고 당연한 수순처럼 도마위에 올라 ‘슈퍼스타K'와 비교됐었다.

첫회는 심사위원 겸 도전자 멘토인 다섯 명의 음악인들이 MC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프로그램 소개하는 형식이었다. 그래서일까? 스타오디션 프로그램이라기보다는 심야토크쇼 같았다. 다섯 명의 심사위원을 놓고 100여명의 가수들에게 설문 조사를 하고 이를 발표하는 형식이었다. 때문에, 심사위원 다섯 명이 보이는, 그들만의 토크쇼 분위기였다. 그러니 당연히 ‘슈퍼스타K'와 비교될 수밖에.

‘슈퍼스타K’는 철저하게 도전자들을 주인공으로 만들었고, 심사위원은 그들의 조력자, 충고자로 포장하면서도 한편으론 심사위원들 각각의 음악성과 카리스마를 충분히 살려줬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첫회의 ‘위대한 탄생’은 시청자들의 감정이 녹아든다기보다는 그저 자신들만의 파티같은 느낌이었다고나 할까? 마치 친목 계모임에 혼자 껴있는 느낌처럼 거북스러웠다.

또한 공중파 방송답게(?) 현재 내로라하는 아이돌 가수, 스타가수들의 물량 공세가 펼쳐졌다. 그 날 방송에만 등장한 가수들이면 아마 다른 프로그램 6개월은 먹고살 만큼 대단한 숫자였다. 그것이 ‘슈퍼스타K'와 차별성이었겠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더욱 더 냉정한 비교가 되기도 했다. ‘스타오디션’이란 컨셉은 이미 잘나가는 스타가 아닌 아마추어를 스타로 만드는 프로그램이니까. 꼭 주객전도된 느낌이었다고나 할까?

하지만, 그 첫회로 ‘위대한 탄생’을 평가하진 않겠다. 그날 방송에서도 말했듯이 ‘본격적인 방송’은 오늘부터라고 했으니까 말이다. 그러니 오늘 방송을 주시할 수밖에. 냄새만 좋고, 빛깔만 번지르한 맛없는 요리가 될지, 맛까지 일품인 요리가 될지는 오늘 밤 그 뚜껑을 열면 확실하게 보일 것이다.
<이수연 방송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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