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영진위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라스트 갓파더'가 23만명을 동원, 50만명을 넘어섰다. '헬로우 고스트'는 13만명을 더해 133만명을 불러보았다. 두 코미디 영화가 극장가를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나홍진 감독의 '황해'는 이날 10만명을 모아 여전한 위세를 자랑하고 있지만 관객들이 12세 이상 관람가 코미디 영화에 더 사랑을 보내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특히 주목할 영화는 '헬로우 고스트'.
22일 개봉 이후 줄곧 박스오피스 선두를 지킨 '황해'와 근소한 차이를 보이며 개봉 7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더니 심형래 감독의 야심작 '라스트 갓파더' 개봉 후에는 아예 '황해'를 제치고 2위 자리를 꿰차며 연말 극장가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
이 같은 '헬로우 고스트'의 흥행 성적은 '라스트 갓파더'의 546개, '황해'의 517개에 비해 100개가량 부족한 427개 스크린에서 거둔 성과라 더욱 눈길을 끈다. '헬로우 고스트'는 지난 주말(24일~26일) 53.66%로 52.09%의 '황해'를 따돌리는 등 스크린 수에 비해 높은 점유율로 관객동원에서 실질적인 재미를 보고 있다.
'헬로우 고스트'의 이 같은 흥행은 2008년 12월 개봉해 820만명을 동원한 '과속 스캔들'을 떠올리게 한다. '과속 스캔들'은 두 달 넘게 꾸준한 사랑을 받아 최저속 800만명 돌파라는 영예를 안았다.
지난해 한국영화는 피가 철철 흐르는 스릴러 영화들이 대거 개봉했다. 흥행 1위를 기록한 '아저씨'를 비롯해 제한상영가 논란을 일으킨 '악마를 보았다', '이끼', '심야의 FM',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그리고 현재 개봉 중인 '황해'까지 흥행과 비평에 성공한 영화는 대부분 피에 물든 영화들이었다.
이는 '추격자' 흥행 성공에 따른 스릴러 장르의 양산과 한국영화 산업의 위축 등이 아우러진 결과였다. 영화산업이 어려워지면서 상대적으로 제작비가 적으면서 다양한 실험을 할 수 있는 스릴러에 초점이 맞춰진 탓이다. 어려워진 경제, 어수선한 시국, 잔혹한 살인사건 등 사회 환경도 사적 복수에 탐닉하는 분위기를 더했다.
하지만 이런 영화들 틈바구니에서도 소박한 웃음은 통했다. 저예산 영화 '방가?방가!'의 흥행이 대표적인 예다. 연말 '라스트 갓파더'와 '헬로우 고스트' 흥행은 관객들이 편안한 웃음을 찾기 시작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로맨틱 코미디 '쩨쩨한 로맨스'도 흥행에 성공했다.
관객들은 눈물보단 웃음, 잔혹한 복수보단 유쾌한 성공을 선호하고 있다. 조폭 코미디의 몰락 이후 제작이 드물었던 한국 코미디 영화도 새해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당장 1월 이준익 감독의 '평양성'이 찾아온다. 강우석 감독도 따뜻한 감동 야구 영화 '글러브'를 선보인다. '과속 스캔들' 강형철 감독은 '써니'로, 장진 감독은 '로맨틱 헤븐'으로 관객과 만난다. '마마' '마이썬' '인생은 아름다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챔프' 등 감동물도 차례로 개봉한다.
한 영화 제작자는 "한국형 코미디는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전하려는 경향이 있다"면서 "스릴러가 줄어들고 코미디가 많아지는 것은 제작자와 투자자, 관객까지 편안한 웃음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주가가 연일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경제환경도 조금씩 좋아지고 있는 것도 부담 없는 코미디를 줄길 수 있는 좋은 환경이 마련되는 데 일조하고 있다.
2011년, 한국영화가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물할 수 있을지, 1월 웃음과 감동을 담보로 한 영화들이 시험대에 먼저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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