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드라마 대전, 화두는 MBC의 '역습'

최보란 기자  |  2011.01.13 11:17


MBC 드라마의 '역습'이 시작됐다.

2011년 새해 지상파 방송 3사가 새로운 드라마를 연이어 선보이며 대전이 벌어진 가운데, MBC가 초반 기선을 제압했다.

최근 MBC 월화극 '역전의 여왕'(극본 박지은·연출 김남원)과 수목극 '마이 프린세스'(극본 장영실·연출 권석장 강대선)가 나란히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 타사 경쟁작을 꺾고 드라마 왕국 부활의 신호탄을 쏴 올렸다.

당초 20부작에서 10회를 연장한 '역전의 여왕'은 무서운 뒷심을 발휘, 지난 11일 방송된 26회에서 17.4%(AGB닐슨미디어 전국기준)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제목 그대로 한판 역전승을 거둔 셈.

특히 한류스타 배용준과 인기 아이돌 스타가 대거 등장하는 KBS 2TV '드림하이'와 제작비 200억원을 들인 대작 SBS '아테나:전쟁의 여신'과 같은 타 방송사의 야심작 속에서 이뤄낸 결과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이 모아진다.

지난해 '파스타'와 '동이' 단 두 작품만이 시청률 20%를 돌파했던 MBC는 '역전의 여왕'으로 월화극 시청률 부진을 씻고 자존심을 회복하게 됐다.

수목드라마의 부진은 더욱 심각했다. 2008년 '베토벤 바이러스' 이후 몇몇 작품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드라마가 한 자릿수 시청률에 머물렀다.

이에 MBC는 지난해 미스터리 멜로라는 신 장르를 표방한 '즐거운 나의 집'을 비롯해 인기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장난스런 키스', 김하늘 소지섭 주연으로 기대를 모은 '로드 넘버 원' 등을 편성했으나 시청률 면에서 줄곧 타사 경쟁작을 넘지 못하며 체면을 구겨 왔다.

그러나 대한민국 왕실 재건이라는 발상과 엉뚱한 공주 김태희를 내세운 '마이 프린세스'가 3회 만에 20% 돌파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우며 MBC 수목드라마의 부활을 이끌고 있다.

특히 사랑스러운 푼수 공주님으로 분한 김태희의 변신이 눈길을 끈다. 능청스럽게 뒤를 받치는 송승헌과의 조화 역시 심상치가 않다. '안구정화 커플'이란 애칭이 아깝지 않은 두 사람의 달달한 로맨스가 벌써부터 시청자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MBC가 차기작으로 준비 중인 작품들도 일찍부터 흥미를 끌고 있다. '역전의 여왕' 후속작인 '짝패'(극본 김운경·연출 임태우)는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날 한 시 태어난 양반과 천민 두 남자의 뒤바뀐 운명을 그리는 퓨전 민초사극. 천정명과 이상윤이 투톱 주인공을 맡고 여주인공 한지혜를 비롯해 이문식 임현식 정경호 등 연기파 조연들이 가세했다.

주말극 '글로리아' 후속으로 다음달 첫 방송을 앞둔 '반짝반짝 빛나는'(극본 배유미·연출 노도철)에는 김현주, 이유리가 병원의 실수로 바뀐 삶을 살았던 두 여인으로 등장해 라이벌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JYJ 박유천의 동생인 박유환의 드라마 데뷔작으로도 관심을 모은다.

이밖에도 파란만장한 과거를 딛고 재벌가 총수 자리에 오르는 여인의 이야기를 담은 수목드라마 '로얄패밀리', 편성이 유동적인 '남자를 믿었네', 창사 50주년 대기획 '빛과 그림자' 등이 MBC 드라마의 역습을 이어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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