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 3인, 내용증명 없이 보도자료부터 왜?

김지연 기자  |  2011.01.20 16:50

걸그룹 카라의 한승연 정니콜 강지영이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랜드마크를 통해 소속사 DSP미디어에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한 방식이 기존에 소속 분쟁을 벌인 동방3인, 한경 등과는 사뭇 달라 묘한 의문점을 낳는다.

카라의 한승연 정니콜 강지영 구하라는 19일 오전 각 언론사에 보도자료를 배포, "네 사람이 현 소속사인 DSP미디어에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날 카라 4인방은 언론에 이 같은 사실을 공개하며 DSP미디어에 전속계약해지 통보서를 보냈다. 다만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진 직후 구하라는 직접 소속사 사무실을 찾아 전속계약해지를 철회하면 이번 사건에서 리더 박규리와 함께 빠지게 됐다.

무엇보다 가요 관계자들이 주목하는 것은 카라 3인의 전속계약해지 통보 및 진행 과정이 기존 소속 분쟁을 벌인 가수들과는 달라도 너무 달랐기 때문이다.

우선 전속계약해지 분쟁이 벌어진 대다수의 경우 우선 내용증명이 몇 차례 오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내용증명을 통해 소속사와 가수가 양측의 의견을 교환하며 합의점을 찾는 것이다.

하지만 카라 3인방 측은 전속계약해지를 통보하기 전 DSP미디어에 단 한 차례도 내용증명을 보내지 않았다. DSP미디어 관계자는 20일 머니투데이 스타뉴스에 "해지통보 전 내용증명을 보낸 적이 없다"며 "때문에 해지통보에 더 당황했다"고 말했다.

최근 카라에 앞서 소속사 분쟁을 벌인 동방신기 재중, 유천, 준수의 변호를 담당했던 법무법인 세종 임상혁 변호사는 "이번 사건을 기사를 통해 봤는데 드문 케이스"라며 "방법의 차이이긴 하지만 보통은 내용증명을 주고받으며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고 해결될 수 있는지 여부를 가늠한다. 그 후 소송을 하거나 합의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어 임 변호사는 "언론에 유포되는 것을 막기 위해 내용증명이 오간 뒤 소송을 한다. 사실 법원에 소장을 접수하면 그곳에서 법적 분쟁 사실이 새나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가급적이면 전속계약분쟁을 감춘다는 말이다. 이미지로 먹고 사는 게 연예인이기에 분쟁 소식이 알려지는 게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카라 3인방 측은 먼저 전속계약해지 소식을 언론을 통해 공개했다. DSP미디어는 "이번 통보 전 3인의 부모로부터 어떤 연락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연예 관계자는 "전속계약분쟁이 벌어지면 연예인이 약자로 비춰지는 게 우리네 현실"이라며 "하지만 몇 십억 벌었다고 하지만 그것도 수익구조를 잘 따져보면 기획사에 돌아오는 몫은 턱없이 줄어들고 거기서 경비를 제해고 나서야 멤버 인원수에 맞춰 돈이 돌아간다. 그렇다보니 신문을 통해 접한 돈과 실제 손에 쥐는 비용이 차이가 클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에 가요계에서는 카라 3인 측이 전속계약해지 소식을 알려 여론을 3인에게 유리하게 하려는 의도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DSP미디어 관계자는 "카라 멤버 중 한 멤버의 부모님이 수익배분에 의문을 제시했고, 이에 부모님측이 모셔온 회계사를 통해 수익배분 내역을 확인해 준 적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카라의 정니콜, 한승연, 강지영은 19일 소속사 DSP미디어에 "신뢰관계가 깨졌다"며 소속사에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하지만 구하라는 19일 오후 소속사 관계자와 논의 끝에 잔류하기로 결정해 박규리와 함께 카라를 지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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