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시혁, 9타수9안타… 작곡가에서 성공한 CEO까지(인터뷰)

김지연 기자  |  2011.01.25 10:09
작곡가 겸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 방시혁
스티브 잡스가 병가를 내자 애플의 주가가 급락했다. 지금의 애플이 있는데 스티브 잡스가 핵심이었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스티브 잡스가 그만큼 영향력 있는 인물이 된 데는 큰 도약을 일으키는 혁신에서 타이밍을 잡아내는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불확실성이 난무한 시대에 시의적절한 아이디어는 성공의 열쇠다. 작곡가에서 CEO로 입지를 탄탄히 다져가고 있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대표 방시혁도 그런 점에서 남다른 재능이 있다.

아무리 능력 있는 작곡가도 평생 한 곡의 히트곡을 손에 쥐기 어려운 가요계에서 그는 지난해 9곡의 노래를 발표했고, 전 곡을 모두 음원차트 톱10에 진입시키는 놀라운 성과를 얻었다. '죽어도 못 보내','잘못 했어','밥만 잘 먹더라' 등 거의 매달 방시혁표 노래가 음악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히트곡에도 남다른 비법이 있는 것일까. 방시혁은 손사래를 친다.

"나는 감이 없는 사람이다. 남의 곡은 몰라도 내 곡이 되면 전혀 감이 없다. 히트를 아예 못해본 것도 아닌데 자기 곡에 대해서는 유독 감이 없다. 그게 솔직한 속내다."

스스로 '감이 없다'고 말하는 방시혁이, 그런데 웬일인지 가요계를 점령한 몇 안 되는 작곡가가 됐다. 이에 대해 방시혁은 "뭔가 말로 표현할 순 없지만 팝 키즈로 자란 탓에 대중가요를 잘 몰랐는데 어느 정도 가요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면서 두 음악이 어느 부분에선가 교차했고 그 교차점에서 나온 음악들이 대중에게 호소력 있게 다가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작곡가 겸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 방시혁
겸손일까, 오만일까. 작곡가로서 그의 필모그래피가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을 무렵, 그는 CEO라는 명함을 추가했다. 무모한 도전이 아닐까하는 편견 어린 시선도 많았다. 그간 수많은 작곡가들이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한 채 고배를 마셨기 때문이다.

방시혁이 처음 기획사를 차렸을 때도 많은 사람들이 우려했다. 그리고 몇 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그는 임정희와 에이트를 비롯해 최근에는 2AM이 가요계 정상에 올라서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제작자가 됐다. 이제 CEO로 어느 정도 안정궤도에 올라섰다. 그럼에도 그는 작곡가들의 CEO변신에는 한 걸음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솔직히 까놓고 얘기하면 작곡가들이 회사를 차리는데 반대한다. 나는 진짜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했기에 무모하다 싶을 만큼 도전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에 상응하는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다. 무엇보다 돈 운영이 가장 힘들었다. 회사를 쉽게 생각했는데 내가 월급을 받아간 건 최근에 이르러서다. 그간 대표지만 월급을 받아갈 만한 상황이 못 됐다."

발표하는 곡마다 대박 행진을 이어간 작곡가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얘기였다. 방시혁은 "좋은 제품만 만들면 되는지 알았지만 회사를 운영하는 것은 상당히 다른 문제였다"고 털어놨다. 사비를 털어 회사 운영비에 쏟아 부었던 것이다.

물론 방시혁은 "지금은 처음 이 사업을 시작할 때처럼 헛짓은 안 할 것 같다"며 "최소한 튼튼한 회사를 만들 정도의 경각심은 생겼다"고 했다.

이에 그는 2AM을 잇는 신인을 키워내기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차분히, 하지만 강렬한 인상을 가요계 남길 수 있는 준비된 신인을 키우고 있다.

"2011년 가장 내게 주어진 가장 큰 과제는 신인 발굴이다. 굉장히 많은 시간을 들여 신인을 내놓을 생각이다. 남들의 시선을 떠나 내 자신 스스로가 부여한 올해의 과제다."

방시혁은 작곡가에 이어 제작자로서의 입지를 더욱 탄탄히 하기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었다. 잘 될 때 오히려 신인에 대한 투자로 끊임없는 콘텐츠를 창조해 나가는 게 그에게 주어진 임무기 때문이다.

"올해, 빅히트란 기획사를 빨리 상위그룹에 안착시키고 싶다. 가요계를 대변할 수 있는 가수의 발굴을 통해 좀 더 영향력 있는 기획사 말이다. 좀 허황돼 보일 수 있지만 그게 올해 목표다."

방시혁, 그는 성공한 작곡가에 안주할 생각이 없다. 노래가 히트한 덕에 남보다 좀 더 많은 저작권료 수입이 있지만 이를 회사에 투자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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