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의 여인' 임수정은 여신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임수정은 10일(현지시간) 개막하는 제 61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참석한다. 현빈과 함께 주연을 맡은 이윤기 감독의 영화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가 경쟁부문에 초청된 덕택이다. 임수정의 베를린행은 박찬욱 감독이 연출한 '싸이보그지만 괜찮아'가 제 57회 베를린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지 4년만이다.
이로써 임수정은 2007년 '밀양'과 2010 '하녀'로 거푸 칸 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은 전도연에 이어 2번째로 세계 3대 영화제 경쟁부문에 2차례 초청된 한국의 여배우가 됐다. 김지운 감독의 '장화, 홍련'으로 2004년 판타스포르토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 7년만에 해외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 소식을 전해올 것인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그녀는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당당히 칸의 여왕에 등극한 전도연을 잇는 여신이 될까?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하며 한국영화의 위상을 떨친 선배 여배우들의 명맥 또한 이을 수 있을까.
한국 여배우들은 이미 1980년대부터 유수의 국제 영화제에서 저력을 입증해 왔다. 1987년 강수연이 임권택 감독의 '씨받이'로 베니스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이래 20여명이 국제영화제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강수연은 베니스 이후 2년만에 당시 칸, 베니스, 베를린과 함께 세계 4대 영화제로 손꼽혔던 모스크바 국제영화제에서 1989년 '아제아제 바라아제'로 여우주연상을 수상, '월드스타'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이밖에도 신혜수(아다다, 1988년 몬트리올영화제), 심혜진(그들도 우리처럼, 1990년 낭트영화제), 이혜숙(은마는 오지 않는다, 1991년 몬트리올영화제) , 장미희(사의 찬미, 1992년 아태영화제), 오정해(서편제, 1993년 상하이영화제), 최명길(장밋빛 인생, 1994년 낭트영화제)이 연이어 해외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 수상 소식을 전해왔다.
잠시 뜸했던 여배우들의 수상 행진은 김호정이 문승욱 감독의 '나비'로 2001년 로카르노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에 해당하는 청동표범상을 받으면서 다시 시작됐다.
문소리는 이창동 감독의 '오아시스'로 2002년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신설된 신인여우상을 수상했고, 장진영(소름, 2002 판타스포르토영화제), 문소리(바람난 가족, 2003 스톡홀롬영화제), 임수정(장화,홍련, 2004 판타스포르토영화제), 염정아(장화,홍련, 2004 브뤼셀영화제), 김지수(여자, 정혜, 2005 싱가포르영화제), 이영애(친절한 금자씨, 2005 시체스영화제), 손예진(외출, 2006 아태영화제-내 머리속의 지우개, 중국금계백화영화제), 이소연(브라보 마이 라이프, 중국금계백화영화제) 등이 거푸 여우주연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는 전도연의 칸 여우주연상 수상 이후에도 이어져, 박찬욱 감독의 '박쥐'로 김옥빈이 2007년 시체스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김혜자가 같은해 2009년 '마더'로 중국금계백화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쾌거로 이어졌다.
임수정이 레드카펫에서 어떤 여신의 면모를 뽐낼 것인지 또한 관심거리다. 2007년 전도연은 화려한 랄프로렌 드레스로 여신의 아름다움을 뽐내며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반대를 선택한 사례도 있다. '친절한 금자씨'로 제 62회 베니스 영화제에 갔던 이영애, 지난해 칸 영화제에 초청받은 '시'의 윤정희는 한복으로 한국의 고전미를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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