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인', '마프' 누르고 역전 가능했던 이유 넷②

배선영 기자  |  2011.02.09 08:10

역전승한 SBS 수목드라마 '싸인'의 1위 자리가 견고해지고 있다.

'싸인'은 김태희·송승헌 등 비주얼 스타들을 대거 투입시킨 동시간대 경쟁작 MBC '마이프린세스'(이하 마프)를 역전시키는 데 성공했다. 1~2회 엎치락뒤치락 근소한 차를 보였던 두 드라마의 경쟁 구도는 초반 '마프'가 우세했다. '마프'는 지난 3회부터 시청률 1위에 등극했다. 그러나 7회부터는 '싸인'이 역전, 드라마 시청률이 전체적으로 낮아진 설 연휴에도 1위 자리를 지켰다.

'싸인'의 역전이 가능했던 이유는 뭘까.

먼저 살인사건과 이를 둘러싼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내의 진실게임이 흥미진진한 구도로 진행됐다는 점이다.

천재 법의학자 윤지훈(박신양 분)은 법의학계 일인자로 최고 권력을 거머쥔 이명한(전광렬 분)과 시시각각 대립했다. 아이돌 스타의 살인사건에 미군 총기사건 등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사건 사고를 두고 이명한은 증거조작을, 윤지훈은 그 속에 숨겨진 음모를 파헤치며 묘한 대조를 이뤘다.

매회 벌어지는 사건 사고는 보이지 않게 얽혀있었으며, 결국 최후의 적은 권력 뒤에 숨겨진 부패였다. 철저하게 은폐된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주인공들의 투혼은 거듭되는 반전 속에서도 어느새 끝을 향해 달려간다. 날이 갈수록 밝혀지는 새로운 음모는 시청자들의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다.

또 이 과정에서 국내 드라마에 흔히 조명 되지 않았던 감식 작업과 시체 해부작업 등이 전파를 탔다. 다소 거부감이 들 만한 소재였음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스토리와 맞물리며 오히려 리얼리티를 높였다는 평을 이끌었다.

더불어 정의로 똘똘 뭉친 고다경(김아중 분)과 윤지훈의 관계 변화도 관전 포인트다. 초반 고다경의 존재를 무시해왔던 윤지훈은 결정적 실수로 해임되고만 다경을 찾아가 용기를 북돋아주고 재 기회를 줄 정도로 발전했다. 어느 새 콤비가 돼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모습에 시청자들은 짜릿함을 느꼈다. 여기에 옛 연인 정우진(엄지원 분)과 윤지훈의 미묘한 신경전도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배우들의 연기력도 시청률 상승의 요인이다. 박신양, 엄지원, 김아중, 전광렬 등은 천재, 검사, 신참, 권력자라는 각 캐릭터에 걸맞은 카리스마를 발산하고 있다. 여기에는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이 뒷받침됐다. 긴장감 넘치는 에피소드에도 불구, 배우들의 어색한 연기력이 몰입도를 떨어뜨리는 적잖은 드라마들과 달리 배우들의 호연은 드라마의 완성도를 한층 끌어올렸다.

짜릿한 에피소드와 이를 뒷받침 해주는 전개방식, 배우들의 연기력 등이 시너지 효과를 내며 '싸인'은 매회 새로운 긴장감을 유발, 수목드라마 왕좌에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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