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프' 허당 정치인 어록 "재밌지만 씁쓸"

김유진 인턴기자  |  2011.02.14 15:57
ⓒMBC

'허당 공주' 김태희보다 더 허당스러운 '마이 프린세스' 속 정치인들의 어록이 눈길을 끌고 있다.

MBC 드라마 '마이 프린세스'에서는 대한민국 황실 재 건립과 맞물려 이설 공주를 이용하려는 정치인들의 야욕이 점점 더 본격화되고 있다.

'마이 프린세스' 속 정치인들은 말을 손바닥 뒤집듯이 쉽게도 바꾼다. 소순우 의원(이대연 분)은 1회서 "정치 생명을 걸고 황실 재건을 반대한다"고 주장했으나 후일 이설 공주의 인기가 높아지자 "공주랑 자리 좀 만들어봐"라며 입장을 바꿨다. 반면에 1회부터 황실 재건에 찬성 의지를 내비쳤던 대통령(이성민 분)은 지난 11회에서 "황실을 바닥부터 차근차근 무너뜨릴 걸세"라며 본격적으로 황실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9회에서 대통령은 "내 천부적 균형 감각이 낳은 말 바꾸기 실력 한번 발휘해볼까 해. 황실 그거 거추장스럽고 귀찮았는데 생각을 바꿨어. 공주 말 한마디 파급력이 대통령인 나보다 낫던데. 내가 좀 업혀 가려고"라는 어록을 남겨 실제 정치인들의 말 바꾸기 실태를 그대로 드러내기도 했다.

소순우 의원도 대통령도 각기 다른 주장을 내세우고는 있지만 황실과 이설공주를 자신의 정치 생명을 위해 노리개로 이용하겠다는 공통적 목표는 같다. 두 사람은 회를 거듭할 수록 표리부동한 모습을 보여 코믹함과 동시에 씁쓸함을 안겨주고 있다.

기자들 앞에서 겉치레 단식 투쟁을 하는 소순우 의원은 전화가 오자 "자꾸 전화 받으면 사진이 별로잖아! 가!"라며 질색을 한다. 이어 단식 투쟁을 끝내곤 자신을 찾아온 해영(송승헌 분)에게 "내가 원래 아플수록 사람이 빛이 나고 그래. 정치인이 가끔 피곤해보이고 아파보여야 동정표도 얻고 그러는데 난 참 핸디캡이 많다?"라며 천연덕스럽게 말한다.

대통령은 대외적인 관계를 만들기 위해 적대 관계에 있는 소순우 의원을 불러 함께 헌혈을 한다. 소순우 의원은 헌혈을 하며 "포토 양반, 나 오늘 메이크업 못하고 왔는데 포샵 좀 부탁합시다"라며 외모에 더 치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기자가 가자마자 빈혈이 있다며 채혈사에게 바늘을 뽑아달라고 채근하기도 한다.

정치 활동에 언론과 대중들을 이용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4회에서 소순우 의원은 이설 아버지 황색 루머를 퍼뜨릴 계획을 세우며 "한번만 언론에 터뜨리면 그 다음부터는 손 댈 필요도 없을 걸?", "집안, 학벌 뭐 하나 볼 거 없는 후진 계집애라며. 국민들이 알아서 하신다니까?"라며 현재 인터넷과 언론, 대중 심리를 이용하려는 면모를 보인다.

대통령 또한 이설 공주를 이용하려는 의지를 드러내며 "잘 교육시켜봐. 공주 목청도 좋으니 앵무새처럼 말 옮기는 거야 아주 예쁘게 잘할 거야. 국민들한테 잘 먹히는 청와대 스피커로 만들란 말이야, 공주를"라고 인자한 모습으로 말해 시청자들의 소름을 돋게 만들기도 했다.

'마이 프린세스' 속 허당 정치인들의 모습에 네티즌은 "재미있지만 어쩐지 현실을 그대로 그린 것 같아서 씁쓸하다"라는 반응이다.

한편 '마이 프린세스'는 지난 10일 방송분이 AGB닐슨미디어리서치 전국 기준 14.8%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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