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란씨걸' 김지원 "亞제패 외모? 상처받았다"(인터뷰)

임창수 기자  |  2011.02.25 09:04
배우 김지원 ⓒ이동훈 기자 photoguy@

처음은 그 자체로 의미를 가진다. 성장이라는 이름 아래 감수해야하는 시련과 부담이 분명히 있다. 그래서일까. 신예 김지원은 어딘가 위태해 보였다. 커다란 눈과 꼭꼭 씹어 뱉는 조심스런 합쇼체의 대답. 낯선 세상으로의 진입을 앞둔 그녀에게선 불안과 설렘, 기대와 자신감이 동시에 읽혔다.

김지원은 장진 감독의 신작 '로맨틱 헤븐'으로 스크린 데뷔 신고식을 치른다. 극중 골수암에 걸린 엄마를 위해 살인용의자를 찾아나서는 미미로 분한 그녀에게 첫 영화 도전과 홍보 일정은 모두 "얼떨떨한 경험"의 연속이었다.

"아직 어떤 배우가 되겠다는 말은 섣부른 거 같아요.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연기와 노래를 함께 준비해왔어요. 윤하 선배님(김지원은 윤하와 같은 소속사 출신이다)이 '가십보이'로 활동하실 때 무대에 올라 피아노를 치며 코러스를 하기도 했었어요. 아직은 무대와 연기 모두 다 너무 재미있는 것 같고, 제가 표현할 수 있는 한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에요."

그녀가 맡은 4차원 소녀 미미는 자신과도 닮은 점이 많았다. 엉뚱하고 밝은 면 외에도 뭐든 열심인 의욕 충만한 모습이 그랬다. 미미를 "엄마에 대한 사랑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당차고 적극적인 아이"라 설명한 김지원은 "에피소드가 있습니라"라며 먼저 촬영장 에피소드를 털어놓기도 했다.

"달리는 장면이 있는데 제일 많이 NG를 냈어요. 폼이 너무 좋아서 문제였어요. 감독님께서 '이건 뭐 폼이 프로페셔널이잖아'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나름 어설프게 뛴다고 뛰었는데 계속 폼이 고쳐지질 않아서 꽤나 애를 먹었어요. 리허설 때부터 잔뜩 NG를 냈던 것 같아요."

첫 연기에 도전하는 그녀에게 암에 걸린 엄마를 끔찍이 위하는 미미는 다소 무겁게 다가왔다. 김지원은 "결국 감독님이 제 안에서 미미를 찾아주신 셈"이라며 모든 공을 감독에게 돌렸다.

"제가 헷갈려하고 있을 때 감독님께서 '너무 꾸미려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표현하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저 나름대로도 미미를 이해하려고 노력했구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이라는 책이 있는데 거기에도 엄마가 암에 걸린 주인공이 나와요. 그 책을 읽으면서 저를 미미에 대입해보려고 했죠. 제가 이해한 느낌을 감독님께 말씀드리고 조언을 받아가면서 미미를 연기해나갔던 것 같아요. "

가장 어려웠던 점은 연기의 감정과 호흡이 끊기지 않도록 이어가는 것이었다. 장면의 순서대로 촬영이 진행되는 것이 아니니만큼, 인물의 감정선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했다.

"아무래도 영화가 처음이니까 드라마가 흘러가는 흐름을 맞추기가 힘들었던 것 같아요. 종종 감정이 튀곤 했는데 그럴 때마다 감독님께서 절제를 시키시거나 자극을 주셨어요. 감독님께서 리허설 때부터 제 연기를 봐주시곤 했는데 제가 여태까지 배워온 연기랑은 좀 달랐어요. 첫 작품을 감독님 같은 분과 함께 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싶어요."

배우 김지원 ⓒ이동훈 기자 photoguy@

이제 갓 스무 살이 된 그녀는 영화 촬영 당시만 해도 주민등록증이 나오지 않은 상태였다. 극중 미미는 20대 초반의 여성이라는 설정. 소품으로 제작된 주민등록증에 쓰였던 증명사진은 실제 주민등록증에도 그대로 박혔다.

"소품이지만 처음 주민등록증을 받으니까 너무 신기한 거에요. 나중에 진짜 주민등록증을 발급받게 됐는데 그때 사용했던 사진을 그대로 사용하기로 했어요. 어쨌거나 처음 받은 주민등록증 사진이 그거였으니까요."

'오란씨 걸'로 이름을 알린 김지원의 외모는 퍽 이국적이다. 정작 본인은 최근 영화 홍보일정을 진행하면서 처음으로 그러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고. 장진 감독의 덕담(?)도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는 그녀다.

"저는 지극히 한국 사람답게 생겼다고 생각하고 살아왔는데 중화권 스타의 느낌이 난다는 말씀들도 하시더라구요. 장진 감독님께서는 '아시아를 제패할 수 있는 마스크'라고 좋게 말씀해주셨는데 정작 저는 조금 상처받았어요.(웃음)"

영화를 경험하기 전 CF 모델로 활발한 활동을 펼쳤던 그녀는 빅뱅, 원빈 등 당대 최고의 스타들과 함께 했다. 친구들의 시샘을 한 몸에 받았지만 그녀 또한 촬영현장에서는 한 사람의 소녀 팬일 따름이었다고.

"너무 멋있으셔서 팬의 마음으로 먼발치에서 바라본 기억밖에 없어요. 처음엔 시큰둥하던 친구들도 CF를 보고 와서는 질투의 눈길을 보내더라구요. 특히 원빈님(김지원은 원빈을 원빈님이라 불렀다)은 마침 또 '아저씨' 이후의 원빈님이신지라….(웃음)"

사후 세계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장진 감독이 그려낸 천국 같은 모습이라면 있다고 믿고 싶을 것 같다는 김지원. 이제 막 스크린에 첫 발을 내딛은 그녀가 어떤 매력의 배우로 성장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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