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를 중심으로 라틴록의 축제가 공연장 가득 펼쳐졌다. 무대 위 대형 화면에는 산타나의 주름진 손과 함께 그의 능숙한 기타 연주가 펼쳐졌고, 관객들은 '기타의 거장'의 지휘 아래 한 목소리로 추억을 노래했다.
9일 오후 8시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은 강렬하면서도 흥겨운 매력으로 넘실거렸다. 산타나는 라틴 록에서 재즈까지, 기타 여섯 줄의 마법을 부리며 혼신을 다한 자신의 내한공연을 뜨겁게 이끌었다.
공연장에는 장발의 록 키즈부터 백발의 건장한 할아버지, 그리고 다정하게 손을 맞잡은 중년 부부들까지 하나 둘씩 몰려들었다. 서로의 모습은 다르지만, 록과 기타로 이어진 그들은 라틴 록의 정열에 맞춰 금세 하나가 됐다.
첫 무대가 열림과 동시에 분위기를 뜨겁게 달군 산타나의 폭발적인 기타사운드는 곧장 관객들의 심장으로 향했고, 팬들은 손을 높이 뻗어 열광적인 함성으로 그의 연주에 화답했다. 화려한 테크닉과 함께 시종일관 팬들과 가까운 곳에서 눈을 마주치며 교감했고, 그는 성의 있는 연주로 4500여 관객과 소통했다.
이날 산타나는 '블랙 매직 우먼(Black Magic Woman)' '오예 코모 바(Oye Como Va)' '징고(Jingo)' 등 1960∼70년대 대표곡과 '마리아 마리아(Maria Maria)'와 '스무드(Smooth)' 등 1990년대 후반 히트곡을 연주하며 공연장을 흔들었다.
특히 산타나의 기타와 어우러진 밴드 세션과의 하모니도 빛났다. 파워풀한 드럼에 콩가가 리듬감을 더했다면, 키보드의 진한 울림이 라틴 록 특유의 그루브함을 더했다. 더군다나 산타타의 부인인 신디 블랙맨이 혼신의 연주를 펼친 약 7분여간은 관객들이 숨마저 죽인 절정의 순간이었다.
이날 공연에서 산타타는 사랑과 평화를 강조하며 의미를 되새기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대표곡 '유로파(Europa)'를 부르며 "당신은 매우 중요한 사람입니다. 세상을 바꿀 수 있죠. 우리는 우리가 지닌 빛과 사랑의 힘으로 기적과 행복을 만들 수 있습니다. 사랑만이 해답입니다"란 말로 관객에 "빛과 사랑"을 외쳤다.
데뷔한지 40년이 넘었지만 그의 연주는 여전히 정열적이었다. 특유의 여유로움과 테크니컬한 연주, 게다가 즐기는 음악을 관객들에 선사한 이날 공연은 진정 '거장의 무대'였고, 그 주인공은 분명 '라틴 록의 전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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