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수다'가 논란을 거듭하며 핫이슈로 떠오른 반면, 노래 잘하는 가수들이 전하는 웰 메이드 공연에는 시청자들의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명곡은 세대를 초월한 사랑을 받는다. '나는 가수다'를 통해 재탄생된 곡들의 인기는 음원차트에 고스란히 반영됐고, 가요계 다양한 장르의 균형 또한 이뤘다.
청자들의 평가기준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가창력이다. 하지만 방송을 통해 편곡의 중요성이 탈락을 좌우된다는 것이 증명됐고, 곡의 표현방식은 다른 무엇보다도 '심사기준'의 핵으로 작용하고 있다.
노래를 부르는 7명에게 가수들은 저마다 자신의 음악적 동료를 내세워 새로운 편곡작업에 열을 올린다. 물론 윤도현 김건모의 경우 직접 편곡에 참여했다. 꼴찌에서부터 중간평가 1등까지 경험한 정엽의 편곡자 에코브릿지로부터 편곡법을 들어봤다.
정엽판 '짝사랑'은 원곡과 가장 다른 방식으로 편곡돼 모습을 확 바꿨다. 다른 노래들이 편곡 기법에 변화만 준 반면, 멜로디나 코드에 변형을 줘 트로트 고유의 맛을 블루스란 장르와 결합시켜 새로운 '짝사랑'을 접하게끔 했다.
그루브감에 흑인음악 특유의 끈적한 분위기 마저 감도는 이 곡에 정엽은 평소 자신의 창법과는 차이가 있는 굵은 음색도 선보여 노래의 강약을 조절하기도 했다.
에코브릿지는 '짝사랑' 편곡 미션을 부여받고, 노래는 부르는 정엽 만큼이나 큰 부담에 휩싸였다고 했다. 각 장르를 대표하는 실력파 가수들이 펼치는 서바이벌 무대인만큼, 음악성과 대중성 사이에서 묘한 줄타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편곡자 입장에서는 '가수와 곡이 얼마나 어울리는가'에 중점을 둬야 결과적으로 좋은 곡이 나옵니다. 이 2가지를 충족시키기가 정말 쉽지 않죠. 편곡은 가수 특유의 스타일에 맞추자니 정말 오래 걸리는 작업이에요"
정엽의 '짝사랑'은 두 사람이 1시간에 걸친 논의 끝에 편곡, 완성됐다. 그는 "'짝사랑'이 워낙 유명한 곡이기도 하지만, 트로트의 느낌에 정엽의 색을 더하려니 쉽게 감이 오지 않았다"라며 "결국 고민 끝에 블루스 느낌의 진한 분위기를 내 트로트 고유의 깊은 맛을 살리려 했던 것이 잘 맞아 떨어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정엽과 에코브릿지는 군 시절 해군홍보단에서 함께 음악을 했던 10년 지기 사이. 이후 두 사람은 '허니듀오'란 작사, 작곡 팀을 결성, 지금까지 음악으로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많은 연인들의 세레나데로 자리 잡은 러브송 '나씽 베터'(Nothing Better) 역시 이들의 작품이다. 그만큼 둘 사이 호흡은 눈빛만 봐도 척척이다.
"정엽은 색깔이 정말 강한 보컬리스트라 '나 노래 잘해'란 콘셉트의 편곡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정말 은은하게 자기 색깔이 오래 풍기는 게 좋죠. 정엽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소울에 블루스 장르를 접목시켰죠."
에코브릿지에 따르면 둘의 군 시절 레퍼토리는 단연 트로트였다. 에코브릿지는 "정엽은 군 시절 트로트를 워낙 많이 불러봐서 자신 있을 것 같기도 하다"라며 "당시 정엽은 특유의 부드러운 음색으로 트로트를 맛있게 소화하곤 했다"라고 말했다.
에코브릿지는 현장의 치열한 분위기에 대해서도 전했다. 그는 "가수와 편곡자 모두 부담을 가질 수 밖에 없다. 현장 분위기는 정말 관록 있는 연주 및 가수들이 참여하는 만큼 되게 떨게 만드는 분위기다. 정말 오랜만에 느껴보는 긴장감이었다. 하지만 기분 좋은 긴장감이었다"라고 말했다.
곡의 드라마틱한 전개로 청자들의 감정을 지휘했고 기성세대에겐 반가움을, 신세대에겐 신선함을 전달하며 명곡은 다시 태어났다. 이는 리메이크곡 하나로 세대를 아우르는 효과를, 감동이 존재하는 '듣는 음악'으로의 회귀를 준 결과였다.
"무엇보다 정엽이란 아티스트가 대중에게 보다 친숙한 느낌으로 재조명 받은 것 같아 기분이 좋아요. 지금 논란도 많지만 이 프로그램에서 성의 있는 음악이 쏟아지는 만큼 가요계에도 나름대로의 큰 도움이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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