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션 프로그램, 패자부활전 '악마의 유혹'

김현록 기자  |  2011.04.07 11:19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나는 가수다', '신입사원', '슈퍼스타K2', '위대한 탄생'


'패자부활전'이란 일종의 판타지다. 대부분의 선발전에서 패자 부활전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입사시험 서류전형에서 탈락했을 때, 첫 면접에서 고배를 마셨을 때, 패자에게 다시 기회가 돌아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 사고가 없는 한.

MBC '우리들의 일밤'의'서바이벌 나는 가수다'(이하 '나는 가수다')가 집중 포화를 맞았다. 바로 룰을 바꿨다는 이유에서였다. 일종의 패자부활전인 셈인데, 제작진은 7위로 탈락이 확정된 김건모에게 재도전의 기회를 줬다. 최고 가수들을 모아서 서바이벌 노래 대결을 펼친 뒤 꼴찌를 탈락시키겠다고 공언했던 '나는 가수다'는 "룰을 어겼다", "시청자를 무시했다", "오만하다"는 비난 속에 결국 방송 중단 사태를 맞았다. 유례없는 일이다. 대부분 제작진의 실수를 인정했지만, 몇몇 방송 관계자들은 고개를 갸웃거리기도 했다. "이상하다. 패자부활전은 늘 있는 일인데."

예능 프로그램에서, 예능 오디션에서 패자부활전은 재미를 위한 필수 요소 가운데 하나다. MBC에서 인기리에 방송중인 대표 오디션 프로그램 '스타 오디션 위대한 탄생'이 대표적이다. '위대한 탄생'의 경우 매 선발 단계마다 패자에게 기회를 줬다. 생방송을 하루 앞둔 지난 1일 방송에서는 아예 패자 부활전으로 한 회를 다 때웠다. 10명의 본선 진출자를 뽑은 뒤 이미 탈락의 눈물을 흘렸던 도전자들을 한 자리에 모아놓고 2명을 부활시켰다. '위대한 탄생'이 패자 부활을 계속하는 것은 선발 기준을 명확한 점수제로 하지 않고 멘토들의 선택이라는, 지극히 자의적이고 개인적인 선발 기준을 둔 프로그램의 특성 탓이기도 하다. 어쨌든 이는 '위대한 탄생'을 보는 짜릿한 재미가 됐다.

케이블 프로그램의 새로운 역사를 쓴 것으로, 국내 오디션 프로그램의 본격적인 장을 연 것으로 평가받는 Mnet의 '슈퍼스타K2' 또한 패자부활전의 유혹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현재 '슈퍼스타K2' 출신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가수 가운데 한 명인 장재인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장재인은 뛰어난 실력을 자랑하고도 톱10에 들지 못해 본선 생방송 무대에 오르지 못할 위기에 처했으나 심사위원 이승철의 재량으로 생방송 무대에 섰다.

한 방송 관계자는 "패자부활전은 오디션 프로그램만의 묘미"라고 입맛을 다셨다. 다른 방송사 예능 PD는 "모든 사람들은 부활을 꿈꾼다. 현실에서는 패자일 수밖에 없는 사람들은 TV를 보며 안타까운 탈락자, 패배자에게 어느 정도 감정 이입을 하게 될 수밖에 없다"며 "패자에게 기회를 주는 것은 그 도전자는 물론 시청자들에게도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나는 가수다'에서 보듯 원칙 없는 패자부활전은 반감을 살 수도 있다. 소신 있는 선발 프로그램, 혹은 서바이벌 오디션을 표방하면서 탈락자에게 무작정 기회를 줄 경우 공정하지 않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프로그램이 중단된 '나는 가수다'의 경우는 극단적인 예지만, 시청자들이 내정설 등을 주장하며 의혹을 제기하고 나선 서바이벌 오디션의 경우는 그 전에도 많았다.

실제 대국민 아나운서 선발전을 표방한 '우리들의 일밤'의 다른 코너 '신입사원'은 이같은 이유로 패자 부활전을 고심하다 하지 않는 쪽으로 방향을 결정하기도 했다. '신입사원'의 한 관계자는 "1대1 대결에서 안타까운 탈락자들이 있지만 어차피 한 두 명의 최종 합격자를 가리는 프로그램이 아닌가"라며 "그 것이 결승전이었다고 믿고 프로그램을 진행하려고 한다. 그것이 시청자들을 위해서도 옳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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