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짐승'으로 주연배우 반열에 오른 배우 정석원이 SBS 월화드라마 '마이더스'에서 김희애 비서로 나왔을 때 의아스러웠다.
몇 마디 대사도 없이 유인혜(김희애 분) 대표 뒤에 서 있는 정석원에게 아무래도 자꾸 눈길이 갔다. 정석원이 맡은 캐릭터는 이름조차 불분명했으며, 포털사이트 내 작품 설명에도 그의 배역은 단역으로 지칭돼있었다. '왜 그가 저기에 있지?'라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었다.
그 역시 답답했던지 지난 2월에는 트위터에 "마이더스 촬영 중. 재범아 말좀하자 ㅋㅋ"라는 멘션을 남기기도 했다.
정석원은 지난 6일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아무도 몰랐던 그의 극중 이름 재범을 언급하며 "말 좀 하자"라고 쓴 글에 2PM 전 멤버였던 박재범으로 착각한 일부 팬들이 "재범이 해야 할 말이 무엇이냐"고 질문을 해왔던 것.
"폭주하는 질문에 왜 그런지 모르게 겁이 나 답을 못해줬네요. 재범은 성이 없는 '마이더스' 속 제 이름입니다.(웃음)"
그렇다면 이제 주연배우 반열에도 오른 그는 왜 단역이었던 '재범' 역을 택하게 됐을까?
"'닥터챔프' 조연출을 맡아 인연을 맺었던 남태진 PD님이 추천해주셨어요. '닥터챔프' 이후 단막극도 하나 하고 그저 쉬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나 싶어 출연을 결정했죠."
그런데 대사와 비중이 예상보다 적어져 적잖게 당황하기는 했다.
"주변 사람들의 반응에 스트레스도 받았어요. 어느 날은 마음을 다스리려 한없이 걸어 다니기도 했고. 하지만 잠깐이었고 지금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어요. 보디가드 역할은 이번이 처음이고, 또 내가 언제 김희애 윤제문 장혁 선배들과 같이 호흡을 맞추게 될까요. 비록 분량이 많지 않지만 현장에서 선배님들 관찰하며 공부하고 있어요."
이제 마음을 비우고 분량에 대한 아쉬움은 차기작에서 달랠 참이다. 그의 차기작은 영화 '레드머플러'. 현재 그를 제외한 주요 출연자, 비(정지훈)와 신세경, 이종석 등은 대구에서 촬영 중이다. 정석원 역시 조만간 일정을 조정해 촬영에 투입할 예정이다. 그는 아직 함께 하지 못하지만 스마트폰 무료문자 어플을 이용해 자주 대화를 나눈다.
"감독님이 주최해서 만든 모임인데 다들 '배고프다' 등 사소한 대화를 하곤 해요. 과묵할 것 같은 신세경씨도 사소한 농담은 서로 주고받죠."
"사실 '레드머플러' 미팅 때 감독님께는 스케줄 문제 때문에 못할 것 같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어요. '마이더스'와 촬영 스케줄이 겹쳐지니까요. 하지만 욕심은 있었기에 '하게 되면 정말 잘 할 자신은 있다'라고 말했죠. 그런 제가 마음에 드셨는지 드라마 스케줄을 다 빼주시기로 하시고 어렵사리 출연하게 됐어요. 기분이 되게 좋았어요. 예전에는 역할 하나를 위해 아무 것도 없이 자신감 하나로 부딪혀 얻어냈는데 이제는 여기저기서 출연 제의가 들어오니 말이에요. 너무 행복해요."
비중은 작을지언정 이제 더 이상 작은 배우가 아니다. 그런데 더 행복해질 일만 남았다. 그는 두 번째 주연 영화 '사물의 비밀'로 오는 28일 개막하는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생애 첫 영화제 레드카펫을 밟는다. '사물의 비밀'은 해외영화제 진출도 눈앞에 두 고 있다고 한다.
또 영화 '짐승'도 올 여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초청됐다. 영화제 이후 정식 개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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