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이적 ★PD, 왜 MBC만 몰렸나?

김현록 기자  |  2011.04.20 10:36
여운혁 PD

MBC 간판 예능 프로그램 연출자인 여운혁 PD의 종편 이적이 방송가에 파장을 일으킨 가운데 '무한도전'의 김태호 PD까지 이적설에 휩싸였다.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지만, 분위기는 뒤숭숭하다. 유독 MBC의 스타 PD들에 이적설이 계속되는 이유가 뭘까.

확실한 브랜드를 구축한 스타 제작 인력을 여럿 보유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MBC, 특히 예능국은 종편의 주요 타깃이 됐다. '무릎팍도사' 여운혁 PD는 물론이고 '무한도전' 김태호 PD, '쌀집아저씨' 김영희 PD, '놀러와'를 이끌었으며 최근 '나는 가수다' 연출을 맡게 된 신정수 PD 등 탐나는 PD 브랜드가 레드오션에 새롭게 뛰어드는 종편의 구미를 당겼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최근 달라진 MBC 사내 분위기가 회사에 대한 자부심이 상당했던 제작 인력들의 사기를 꺾어놨다는 내부 비판도 만만찮다. 라디오 '세계는 그리고 지금은'의 김미화 교체설, 'PD수첩' 최승호 PD 등의 교체 과정에서 윗선의 일방적인 지시를 받아야 했던 일선 PD들의 실망감, 좌절감이 상당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예능국장을 지냈으며 PD협회장을 역임했던 김영희 PD가 '나는 가수다'로 물의를 일으켰다며 3주만에 경영진에 의해 경질된 사건은 내부에 큰 충격을 안겼다.

노조 관계자는 "요즘 회사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과연 MBC가 조중동 방송보다 얼마나 나은 건가 싶다"며 "매체 환경의 변화로 제작 인력에 대한 외부에서의 유혹은 날로 강해지는데 제작 인력에 대한 회사의 처우는 날로 악화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MBC내부에서는 'MBC 흔들기'라는 시각도 만만찮다. 한 MBC관계자는 "반 직장인도 회사를 옮기는 게 확정되기 전에는 공개하지 않는 게 도의인데 확인되지 않는 이적설 보도가 계속된다. 종편 이적 문제가 MBC에 국한된 건 아니지 않나"라고 꼬집었다.

김태호 PD는 물론이고 김주하 MBC 앵커가 종편으로 자리를 옮긴다는 설이 나돌았다 해프닝으로 그쳤던 적이 있다. MBC 외에도 KBS의 유력 PD들의 종편 이적설이 힘을 얻고 있으며, '개그콘서트'를 연출한 김석현 PD는 이미 CJ E&M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러나 당분간 방송가에는 스타 PD 등 제작 인력의 이적 문제가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스타 PD를 따라 스타 연예인들까지 종편 채널까지 영역을 확장한다면 그 파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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