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 '마이더스'가 남긴 세가지는?

배선영 기자  |  2011.05.03 08:29


SBS 월화드라마 '마이더스'가 3일 21회를 마지막으로 종영한다.

김희애, 장혁, 이민정 등이 출연한 '마이더스'는 '올인'의 최완규 작가가 집필을 맡고, '타짜'의 강신효PD가 연출을 담당한 것만으로 초반부터 화제몰이에 성공했다. 돈을 향한 인간 내면의 욕망을 그들만의 세련된 방식으로 그려낸 작가와 PD의 만남만으로도 시청자들의 호기심이 높았던 것이다.

그리고 '마이더스'는 초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MBC '짝패'를 2개월 만에 역전시키는데 성공했다. 이후 근소한 차이로 '짝패'와 티격태격하며 종영까지 내달리고 있다.

종영까지 1회를 남겨두고 최국환(천호진 분)의 정체가 점점 드러나면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가운데, '마이더스'가 남긴 세 가지를 살펴봤다.

◆ 장혁, 김희애 여전한 정상임을 증명하다

주인공 김도현 역의 장혁은 내심 부담감을 가지고 이 작품을 선택했을 것이다. 장혁은 전작 '추노'에서 이대길 역을 맡아 데뷔 이후 최고의 연기력을 보여줬다. 그 결과 2010년 KBS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거머쥐었다.

그리고 그는 '마이더스'에서 증권가를 주름잡는 대기업 변호사 김도현을 연기했다. 순수 열혈청년이 재벌가에 깊숙이 관여되면서 점점 변모해가는 과정을 표현했다.

사실 초반 김도현 캐릭터는 이대길의 모습이 겹쳐 보인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현대극에서 사극의 캐릭터가 엿보인다는 것은 표현의 강약조절에 실패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장혁은 김도현이라는 인간의 감정선을 세밀하게 연결해 나갔다. 초반 논란은 시간이 지나갈 수록 촘촘해지는 표현력으로 자연스럽게 씻겨 나갔다. 그는 여전히 멜로, 액션, 시대극, 현대물 등 다양한 장르를 자연스럽게 소화해낼 수 있는 몇 안 되는 배우 중 하나다.

김희애 역시 마찬가지. 그는 이번 작품으로 전작 '내 남자의 여자' 이후 무려 4년 만에 복귀했다. '내 남자의 여자'에서도 팜므파탈을 연기했던 그는 '마이더스'에서는 시대 흐름에 맞춰 한층 진화된 악녀를 연기했다.

김희애가 연기한 유인혜는 손끝까지 우아하면서도 내면에는 추악한 욕망을 감추고 있는 독사 같은 여인. 김희애였기에 유인혜의 매력이 극대화될 수 있다는 평을 받았다.

◆ 또 하나의 미친 존재감 탄생, 윤제문

'마이더스'는 장혁과 김희애가 전부가 아니었다. 이들 쟁쟁한 배우들 가운데 또 하나의 미친 존재감이 탄생했다. 바로 유성준 역의 윤제문이다. 탐욕스럽고 폭력적이며 극악무도한 그는 유인혜의 이복형제로 평범한 조연 중 한 명이었다.

그러나 눈빛, 표정에 손짓까지 유성준에 완벽히 빙의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주연 못지않은 존재감을 발산했다. 지금까지 주로 스크린에서만 활동해왔던 그는 '마이더스'를 통해 이름 석 자를 시청자에 각인시키는데 성공했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당초 유성준의 비중이 지금처럼 크지는 않았던 것으로 안다"라며 "윤제문의 연기가 캐릭터와 일체화 되면서 반응이 좋았고 그 결과 지금까지 왔다"라고 귀띔했다.

윤제문은 차기작으로 오는 9월 방송되는 SBS 사극 '뿌리깊은 나무'를 결정지었다. 여기에서는 백정 역으로 등장해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 돈 그리고 인간, 비뚤어진 욕망의 반추

배우가 다는 아니었다. '마이더스'는 초반부터 올곧게 고집해온 돈 그리고 인간의 욕망에 끝까지 집중했다. 뒤얽힌 인간의 욕망은 반전에 반전을 낳았으며, 등장인물들은 끊임없이 서로를 속고 속였다.

비뚤어진 이들의 욕망은 사실 인간으로서 가장 평범한 감정이기도 했다. 다만 국가경제를 좌지우지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부를 손에 거머쥐면서 욕망 역시 점점 확대되고 만 것이다.

더불어 꼬리에 꼬리를 문 인물들의 진흙탕 싸움은 마지막까지 그 결과를 가늠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도현은 인혜에게 이용당하고, 인혜는 최국환에게 이용당했다. 이후 도현은 인혜에게 복수의 칼날을 겨눴고, 최국환 역시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송두리째 빼앗은 인혜의 부친, 유필상(김성겸 분) 그리고 인진그룹과 자폭하기로 마음먹었다.

어쩌면 가장 단순한 인간의 감정을 극대화시키고 또 다시 이를 연결시키면서 마지막 순간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을 증폭시켰다.

한편 '마이더스' 후속으로 로맨틱코미디 SBS '내게 거짓말을 해봐'가 오는 9일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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