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감독이 신작 영화 '아리랑'을 통해 도발적인 문제 제기를 하고 나섰다.
13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제 64회 칸 국제영화제 공식 상영관 가운데 하나인 드뷔시 극장에서 '아리랑'의 첫 스크리닝 행사가 진행됐다.
김기덕 감독이 지금까지의 영화 세계를 반추하면서 만든 다큐멘터리로 알려졌던 '아리랑'은 그러나 한국 영화계 전반에 대한 도발적인 문제 제기를 담은 일종의 김기덕 셀프 카메라였다. 지난 연말 자신의 조감독 출신인 장훈 감독과의 결별 과정 또한 실명까지 거론되며 넋두리처럼 담겼다.
언론 인터뷰까지 사절하고 영화를 통해서 이같이 민감한 이야기를 거침없이 해낸 김기덕 감독의 발언은 한국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장훈 감독은 실제로 초저예산으로 만들어졌던 '영화는 영화다'를 통해 연출력을 인정받으며 메이저로 진출, '의형제'로 500만 흥행 대박을 터뜨린 한국 영화계의 차세대 스타 감독이다. 김 감독은 "사람들은 배신이라고 하지만 떠난 거다. 원래 삶이 그렇다", "하지만 방법이 잘못됐다"고 토로했다. 자신이 직접 보도자료를 보내 장훈 감독과 화해했다고 밝혔지만 "모든 과정이 슬프다"고도 털어놨다.
그는 영화와 국가와의 관계를 거론하며 "베를린 영화제, 베니스 영화제에서 상을 탔더니 대통령이 표창을 하고 훈장도 줬다"며 "국위를 선양했다고 줬다는데 실제 영화를 보면 한국에 대해 좋지 않게 하는 부분이 있다. 영화를 보고나 주는건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솔직히 나라에서 상탔다고 연금 준다하면 안 받을 감독이 누가 있냐"고도 했다.
김 감독은 "총으로 마구 쏘고 도끼를 막 휘두른다", "너무 스타일에만 치중한다"고 다른 영화들의 경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특정 감독에 대한 비판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부분이었다. 원색적이고 다듬어지지 않은 비판이 도리어 김기덕 감독을 옥죌 가능성도 있다.
다만 한국에서 개봉하지 않은 영화인 만큼 파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영화의 해외 배급을 맡은 화인컷 측은 앞서 "한국에서 개봉할 경우 몇몇 민감한 부분을 편집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스크리닝에 서 함께 영화를 본 이창동 감독은 영화를 본 소감을 묻는 질문에 "지금은 좀…"이라며 난색을 표했다. 영화를 지켜 본 한 국내 영화계 관계자는 "누구라도 뭐라 말을 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용감하고 또 어떻게 보면 김기덕 감독이니까 할 수 있는 얘기"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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