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의 영화감독 라스 폰 트리에의 히틀러 지지 발언으로 제 64회 칸 국제영화제가 발칵 뒤집혔다.
커스틴 던스트, 샬롯 갱스부르가 주연한 영화 '멜랑콜리아'가 경쟁부문에 초청돼 올해 칸 영화제를 찾은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은 18일(현지시간) 오전 칸 현지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유태인 비하 및 나치 지지 발언으로 거센 비난에 휩싸였다.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독일계 혈통에 대한 질문을 받고 답하는 과정에서 문제의 발언을 했다. 그는 "오랫동안 나는 내가 유태인이며, 유태인이어서 행복하다고 생각했다"며 "나는 수잔느 비에르(덴마트의 유태인 감독)를 만났는데 행복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러고 나서 내가 실제로는 나치였음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어 "내 가족은 독일인이고, 그건 내게 기쁨이었다"며 "내가 뭐라 말할 수 있을까. 나는 히틀러를 이해한다. 나는 약간은 그에게 공감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2차 세계대전에 찬성하는 것도 아니고 유태인을 반대한다는 것도 아니다"며 수습에 나섰지만 이내 "오케이, 나는 나치다"라고 다시 언급하고 말았다.
그의 발언은 즉각 논란을 불렀다. 2차 세계대전 전범이자 수백만명의 유태인을 학살한 나치, 히틀러에 대한 옹호는 유럽에서 금기나 다름없다. 곁에서 감독의 발언을 듣던 커스틴 던스트 조차 놀람과 불쾌함을 감추지 않았을 정도다.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은 2000년 '어둠속의 댄서'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바 있는 거장이다. 2009년 '안티 크라이스트' 이후 2년만에 다시 '멜랑콜리아'로 경쟁부문에 입성했다.
칸 영화제 측은 논란이 일자 공식 성명을 내고 라스 폰 트리에 감독에게 해명을 요구했다. 이들은 감독의 발언으로 혼란스럽다고 밝히는 한편 "영화제가 그런 주제, 그런 선언을 위한 토론장이 되도록 결코 내버려두지 않겠다"고도 단호하게 밝혔다.
결국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은 대변인을 통해 사과 성명을 내기에 이르렀다.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은 성명에서 "오늘 아침 내가 기자회견에서 한 말로 누군가에게 상처를 입혔다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반 유태주의자가 아니고 어떤 식으로든 인종적으로 편견에 사로잡혀있지 않으며, 나치가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다른 곳도 아닌 전 세계 취재진이 몰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거침없이 나치 지지를 표명한 유례없는 사태는 이미 점점 들불처럼 번져가고 있다. 대변인을 통해 전달한 그의 짤막한 해명이 사태를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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