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탄' 톱12가 꼽은 '최고 vs 최악의 순간'②

김현록 기자  |  2011.05.29 10:12

MBC '위대한 탄생'이 대단원의 막을 내린 27일, 함께 그 무대에 섰던 톱 12를 만났다.

새로운 출발선에 선 이들에게 각자가 생각하는 '위대한 탄생'에서의 가장 행복했던 순간과 가장 힘들었던 순간을 물었다. 이들이 지난 시간을 돌이키며 가만가만 털어놓는 이야기를 듣는 사이 '위대한 탄생'의 지난 7개월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①에서 계속)

◆셰인

"그 빠듯했던 스케줄이 모두 끝나고 나니 모든 걸 떨쳐버린 느낌이에요. 제가 최선을 다했다는 것은 자랑스러워요."

캐나다 출신, 유일한 외국인 도전자 셰인에게는 '위대한 탄생'의 모든 과정이 도전 그 자체였다. 한국어도 잘 몰랐던 그가 한국어 노래를 아름답게 소화하기까지 어떤 고난이 있었을 지를 상상하기는 어렵지 않다. 셰인은 "외국인인 저에게 보내주신 성원이 감사하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그의 최고의 순간-최악의 순간

최악의 순간은 멘토스쿨에서 중간 미션 꼴찌를 했을 때예요. 그 전에 저는 '위대한 탄생'을 하면서 큰 지장 없이 평탄하게 가고 있었거든요. 그 순간에 완전히 위기를 맞은 거예요. 말을 정확히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정말 못했어'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만 같았죠. 충격을 받고 자신감을 잃었어요.

반면 가장 좋았던 순간은 멘토스쿨 파이널이었어요. '나비효과'를 부르고 강타 김조한 등 신승훈 형님과 가까운 가수들이 오셔서 칭찬을 해 주셨고 완전히 다른 분위기가 됐죠. 힘이 났어요. 아, 그리고 성신여대에 갔을 때도! (셰인은 성신여대에서 깜짝 게릴라 콘서트를 열어 수많은 여대생들의 환호를 받았다)

◆권리세

"'위대한 탄생'이 끝났다고 슬프거나 하지는 않고 기쁜 마음이에요. 이제 시작이라는 느낌이 나요."

미스코리아 일본 진 출신, 미모와 근성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권리세. 매회 발전하는 무대를 선보였지만 아쉽게 생방송 1회전에서 탈락했던 그녀는 긴 휴식을 거쳐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녀의 근성은 앞으로 더 빛날 것이다.

그의 최고의 순간-최악의 순간

아쉬움은 항상 많았어요. '헤이 헤이 헤이'를 부르고 탈락했을 때는 다음 주에 제가 꼭 하고 싶었던 미션을 못했다는 것이 아쉬웠어요. 노래하면서 춤추는 걸 좋아해서 그 다음주 미션에선 제가 잘할 수 있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거든요. 그걸 이번 파이널 특별공연에서 할 수 있었어요. 마돈나 '라이크 어 버진' 무대요.

행복하고 기뻤던 순간은 그 때 생방송 1회전에서 탈락했을 때예요. 이은미 선생님이 대기실까지 와 주셔서 눈물을 보이시면서 너무 잘 했다고, 최고라고 해 주셨어요. 그 순간을 잊을 수 없어요. 떨어지 이후에 오히려 그런 최고의 순간이 제제 찾아왔어요.

◆김혜리

"'위대한 탄생'이 안 끝난 것 같아요. 잘 모르겠어요."

호소력 짙은 음색의 '마산 1급수' 김혜리. 우여곡절 끝에 '위대한 탄생'을 마친 그녀는 아직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마음과는 다르게 표현을 잘 하지 못한다는 그녀는 사실 장난기도 많고 정도 많은 아가씨라고. 앞으로 그녀의 새로운 모습을 더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의 최고의 순간-최악의 순간

가장 기뻤던 순간은 '1급수' 평가를 받았을 때가 아닐까요. 그보다 옛날일 수도 있고. 마지막 멘토 스쿨에서 선생님에게 혼이 났다가 다시 칭찬을 받아서 선택을 받기도 했죠.

힘들었던 떄는 '너에게로 또다시' 생방송을 준비할 때, 또 첫 생방송을 준비할 때였어요. 생방송이란 점도 쉽지 않았고, 이런저런 특별 무대를 위해서 춤도 춰야 했거든요. 원래 몸치인데 지금은 조금 극복했어요. (이런저런 구설은) 그저 잊으려고 했어요. 힘들지만 거기에 신경쓰면 노래에 집중할 수 없으니까.

◆백청강

"다 끝났는데, 1위를 한 것도 그렇고 지금까지 실감이 잘 안 나요. 그저 감사한 마음 뿐이에요"

최후의 우승자는 바로 그였다. 중국 연변에 있을 때부터 '한국에 가 가수하겠다'는 다짐을 해 왔다는 백청강은 애절한 목소리로 한국의 시청자를 사로잡으며 마지막 1인이 됐다. 그의 활약은 조선족에 대한 인식까지 바꿔놨다. 백청강은 처음엔 혼자였는데 나중에는 여러 사람과 함께하는 자신을 발견했다고 털어놨다.

그의 최고의 순간-최악의 순간

가장 결정적인 순간은 멘토스쿨 맨 마지막 순간이었어요. 가장 기뻤다기보다는 가장 기억에 남아요. 제가 혼자 무대에 있는데 한참동안 멘토분들이 아무도 손을 들지 않고 계셨잖아요. 속으로 '이제 집에 가야겠구나' 했을 때 김태원 선생님이 손을 들어주셨어요. 그 때가 아니었다면 저는 이미 중국에 가 있었을지도 몰라요. 그 때가 제일 생각나요. 우리 '외인구단'은 항상 감동이었어요.

그 때는 제 최악의 순간이기도 했어요. 몸도 많이 아팠고 컨디션도 좋지 않았거든요. 최악의 순간과 최고의 순간을 한번에 오갔죠.

◆손진영

"후련하기도 하고 섭섭하기도 해요. 좀 더 자신감있게 했어야 하는 아쉬움이 있어요. 더 잘 하고 싶었거든요."

미라클맨. 멘토 김태원의 지지는 시청자의 지지로 이어졌다. 위기의 순간마다 살아남아 생방송 무대에 거푸 진출한 그에게 사람들은 기적의 사나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그러나 기적 뒤에 그의 피나는 노력이 있었다. 손진영은 받은 사랑을 나누고 다른 이들의 힘이 되는 가수가 되고 싶다고 털어놨다.

그의 최고의 순간-최악의 순간

가장 기뻤을 때가 톱 12를 뽑는 패자부활전 때예요. 1위로 통과하는데 짜릿했어요. 사실 맨토스쿨 파이널 때 김태원 선생님 콘서트에서 영광스럽게, 너무 멋있게 떠났는데 패자부활전을 또 해야되나 싶어서 하기 싫을 정도였어요. 그랬던 무대였는데 다시 합류하게 되고 또 동생들이랑 재회한다는 게 너무 좋았어요.

반대는 맨 처음 오디션이었죠. 콧털 기르고 나왔을 땐데, 첫 대면이라 설렘도 기쁨도 있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섰을 땐 극도의 긴장감에 아무것도 못 한 기분이었어요. 가수 오디션에서 배우를 해야 되나 이런 평가를 받고, 혼란스러운 순간이었어요. 김태원 선생님께서 극적으로 구제해 주셨지만 그 순간만큼은 저한테도 고대를 들 수가 없네요.

◆이태권

"후련하기도 하고 더는 못한다는 게 아쉽기도 해요. 하지만 2위라서 아쉬운 건 하나도 없어요. 둘 모두 누가 되든 축하해 줄 생각이었으니까요."

모든 것을 멋지게 마무리하고 싶었다는 '노래하는 모나리자' 이태권. 비록 마지막 순간 우승의 기쁨은 안지 못했지만 그는 후회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태권은 밴드 음악에 대한 여전한 애정을 드러내며, 멘토 김태원에게 평생 보답해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 순간에도 그의 무표정은 여전했다.

그의 최고의 순간-최악의 순간

위대한 캠프 파이널때요. 여러 멘토 선생님들이 저한테 제자로 삼고 싶다고 손을 들어주셨잖아요. 또 제가 꼭 들어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김태원 선생님도 함께 손을 들어주셔서 기분이 너무 좋았어요.

최악의 순간? 그런 건 없었던 것 같아요. 늘 재미있었고, 언제나 노래하는 것이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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