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반짝' 강동호 "뮤지컬계 소지섭? 감사"(인터뷰)

최보란 기자  |  2011.06.08 10:54
배우 강동호 ⓒ사진=송지원 기자 g1still@

"노래 부르는 연기, 어려웠어요."

'뮤지컬계의 아이돌'로 불리던 강동호(25)가 MBC 주말극 '반짝반짝 빛나는'에서 김창완의 '너의 의미'를 부른 장면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는 고백은 '의외'였다.

뮤지컬계의 떠오르는 별이었던 그가 정작 노래하는 연기가 어려웠다니? "극중 제가 맡은 대범이라는 역할이 고시생이잖아요? 강동호는 뮤지컬 배우지만, 대범이는 아니니까. 뮤지컬 배우처럼 노래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고민하다 동요를 부르듯이 또박또박 불렀죠. 다행히 많은 분들이 좋게 봐 주신 것 같아요"라는 그의 말을 듣고 나니, 그제야 고개가 끄덕여 진다.

그는 노래를 좋아해서 가수를 꿈꿨고, 학창시절엔 밴드 활동을 하기도 했던 그는 대학도 자연스럽게 실용음악과 뮤지컬을 전공하게 됐다. 전공 과정에서 뮤지컬계에 발을 디디게 됐고, 연기도 하고 노래도 하는 장르이기에 자연스럽게 배우로서 꿈도 생겼다.

마침 '반짝반짝 빛나는' 오디션과 함께 대본을 접하게 됐다. 자신과 비슷한 성향의 인물이라 자신이 생겼고, 그런 점을 오디션에서 표현해 냈다. 이를 제작진이 높이 평가해 드라마에 도전하게 됐다.

대범이는 평범한 고시생은 아니다. 보일러도 안 들어오는 고시원에서 입김을 불어가며 공부하는 가운데, 전 여자친구가 덜컥 아이를 맡기고 떠나면서 졸지에 미혼부가 된다. 드라마에서 자주 다뤄왔던 미혼모와 달리 낯선 미혼부 고시생 캐릭터. 첫 연기도전인데 부담은 없었을까.

"싱글대디 고시생이라는 것은 접어두고, 우선 성격이 저와 비슷해서 그런 사항들은 커버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대범이라는 캐릭터가 말투나 마음 씀씀이 행동이 보여 지는 부분이 비슷한 부분이 많았어요. 또 제가 아기들을 너무 좋아하거든요. 처음엔 안기만 하면 울었어요. 그런데 이제는 잘 안겨있고, 지치면 기대서 자기도 해요."

배우 강동호 ⓒ사진=송지원 기자 g1still@

대범과 이상형도 비슷한 그는 "성격이 둥글둥글하고 밝고 건강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좋아요. 정원이(김현주 분)는 기분 좋게 해 주는 에너지를 전파하고 사랑스럽죠. 금란이(이유리 분)도 본래는 헌신적이고 말없이 꿋꿋한 성격이죠. 저라도 대범이 처럼 둘 다 좋아하게 될 것 같아요"라며 웃었다. 극중 대범은 처음엔 금란이를 좋아했지만, 현재는 정원에게 마음이 옮아간 상황. 연인이 있는 정원이를 포기하겠다고 선언했지만, 그의 순수하고 가슴 아픈 짝사랑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리고 있다.

스스로 비슷하다고 한 만큼 그의 캐릭터에 대한 집중력은 뛰어났다. 자신의 노래실력보다는 캐릭터에 이입해 진솔한 노래를 선보였던 그는, 최근 드라마에 등장했던 상반신 노출에 대해서도 대범의 입장에서 재미있게 해석했다. 고시생이라 몸이 좋으면 현실감이 떨어 질 수도 있다는 것.

"그래도 기왕이면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라는 그는 "무방비 상태에서 갑자기 벗게 돼서 좀 아쉽기도 했어요.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웃으며 각오를 밝혔다.

부드러운 외모와 달리 근육질의 몸매를 선보인 그는 평소 운동을 즐긴다고. 어린 시절엔 쇼트트랙 꿈나무이기도 했다. "대회를 13번 나갔는데 금메달도 많이 따고 그랬죠. 본격적으로 선수활동을 하려던 시점에서 가정이 어려워져서 그만두게 됐어요. 덕분에 지금 또 연기의 재미를 알게 됐으니, 오히려 잘 된 것 같기도 해요."

운동을 접었던 안타까움보다 연기에의 눈을 뜨게 돼 다행스럽고 기쁘다는 그에게 같은 길을 걸었던 선배 연기자들을 향한 존경심도 대단하다. 엄기준이나 오만석 등 많은 뮤지컬 선배님들이 존경의 대상. 그들이 나오는 작품이나 인터뷰 등은 빼놓지 않고 모니터 한다.

특히 그가 뮤지컬에 발을 디디게 해 준 남경주 역시 고마운 존재다. "남경주 선생님이 계신 학원을 다녔는데, 노래를 워낙 좋아해서 늘 남아서 연습을 하곤 했죠. 선생님이 그걸 들으셨고 직접 반주를 해 주시면서 즉석으로 오디션을 보게 됐어요. 최정원 선배님이 나오는 작품이 있는데 출연을 해 보라고 한 것이 2005년 뮤지컬 '비밀의 정원'이었어요."

배우 강동호 ⓒ사진=송지원 기자 g1still@


강동호의 또 다른 별명은 '뮤지컬계의 소지섭'. 주변에서도 그런 이야기를 종종 들었다는 그는 "'닮았다', '안 닮았다'는 의견이 반반인 것 같아요. 보면 언뜻 닮아 보이는 각도가 있어요. 이래서 비슷하다고 해 주시는 분이 있나 싶은 각도요. 하하. 또 눈매가 비슷하다고도 하시고. 워낙 멋있으시니까 저로선 닮았다고 하면 무척 감사하죠"라고 말했다.

앞으로도 계속 무대에 서고 싶다는 그는 최근 드라마와 더불어 연극 '옥탑방 고양이'로도 활동 하고 있다. 지난해 선보인 시즌1의 원년멤버인 황보라, 이선호와 의기투합해 화제가 됐다. "배우들과 밤새고 거의 동고동락하다시피 하면서 만든 연극이라 의미가 있었어요. 드라마 하면서 무대가 그립기도 했고요. 함께했던 배우들이 다 같이 뭉칠 수 있는 시간이 됐죠."

드라마로 연기를 하고 있으면서도 한편 무대가 그립기도 했다는 그. 무대와 드라마의 차이에 대해 묻자 그는 "연기에 몰입해서 표현하는 것은 똑같다"라면서도 "그렇지만 환경과 구조가 다르다보니, 무대 연기와 달리 카메라 연기는 적응해야 할 것이 많더라고요. 촬영장 주변에 카메라와 스태프들이 많아서 어색했죠. 카메라 앞에서 자유로워지는 데 집중을 했어요. 그래도 무대 위에서 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하는데 시간이 걸린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연기자로서 이제 본격적인 첫 발을 디뎠지만, 그의 이야기에서는 캐릭터에 대한 깊은 이해가 느껴졌다. 드라마 속에서 그는 강동호가 아닌 강대범으로 살아가고 있었고, 충실하고 솔직한 연기는 앞으로 그가 맡을 다른 인물들에게서도 그대로 느껴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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