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훈 "형(김태우) 후광 싫어 日데뷔도 생각"(인터뷰)

최보란 기자  |  2011.06.22 09:37
배우 김태훈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사랑보단 야망, 불륜에 사생아까지 등장. 주부들의 지탄을 받기 십상인 전형적인 일일아침극 유부남 캐릭터의 요소다. 그러나 MBC 아침드라마 '당신이 참 예쁘다'에서 김태훈(36)이 연기하고 있는 박치영은 뭔가 다르다.

박치영은 철저히 이성적으로 계산하려다, 오히려 진정한 사랑을 알아보지 못하는 안타까운 인물. 차갑고 고독한 박치영으로 열연중인 김태훈을 만났다. 그러나 인터뷰를 통해 만난 그는 꾸밈없고 감정을 잘 드러내, 치영과는 전혀 달랐다.

이번 작품으로 처음 드라마 주연을 맡은 그는 "새롭다"라면서도 "사실 매번 새로운 경험인 것 같아요. '근초고왕'도 출연했는데 사극도 처음이었고, 영화 '아저씨' 때도 본격적인 상업영화는 처음이었죠. '당신 참 예쁘다'는 제가 주연이고 일일드라마다 보니 분량이 많고 세트에서 주로 촬영하는데 그런 점이 좀 다르더라고요. 환경의 차이는 있지만 결국 연기를 한다는 것은 똑같으니까요"라고 소감을 밝혔다.

'당신이 참 예쁘다'는 감정의 골을 극대화 시키는 작품은 아니라고. 그렇다보니 치영이라는 인물이 그나마 악인으로 보일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러나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고,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풀어나가려고 하는 것뿐, 자기가 저지른 작은 실수로부터 생긴 파장을 무마하고 대처하려고 노력한다"라는 것이 김태훈의 해석이다.

설명을 듣고 보니 쉽지 않은 캐릭터다. 전형적인 요소가 있으면서도, 틀에 갇히지 않았다. 덕분에 자칫 막장 논란에 휩싸일 수 있는 소재를 가지고도, 고뇌와 번민이 있는 캐릭터를 만나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자극성이 희석돼 화제는 덜 되지만, 김태훈은 "결말보다 과정을 중시하는 작품"이라며 애정을 보였다.

배우 김태훈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그는 "제주도 여인 고유랑(윤세아 분)을 사랑하지만 스스로는 아내 조안나(박탐희 분)를 사랑한다고 믿고 있죠. 유랑과의 일은 실수일 뿐이라고. 속으론 혼란스러워도 모든 것을 컨트롤하려고 차분함을 유지해 왔지만 지금부터는 본색을 드러내게 됩니다"라며 극의 변화를 예고하기도 했다.

치영에 대한 깊은 성찰과는 별개로, 그는 "기본적으로는 치영이처럼 가정을 배신하는 상황을 안 만들려고 할 테고, 아무래도 공감이 간다고는 할 수 없죠"라고 밝혔다. 결혼해 아이까지 두고 있는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김태훈은 치영의 상황을 이해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그럼에도 "배우이기에 상상은 가능하고, 그게 연기의 재미"라며 "극정 상황에서 스스로를 설득할 수 있는 부분을 찾으려고 노력해요. 살면서 경험을 해 본 것들이 연기에 더욱 끈적하게 나오는 것은 맞지만, 모든 것을 경험해 보는 건 현실적으로 힘드니까요"라고 말했다.

특히 성격 면에서는 전혀 달라 어색한 부분도 있다. "익숙하지 않은 캐릭터라 물론 어려운 점도 있죠. 무엇보다 포커페이스라는 면이 그렇죠. 저는 감정이 다 얼굴에 드러나는 타입이거든요. 그래서 도박을 못해요.(웃음)"

김태훈은 사실 독립영화계에서 잔뼈가 굵다. 연극으로 활동을 시작해 독립영화를 거쳐 최근엔 '아저씨',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 '사랑이 무서워'와 KBS 1TV '근초고왕'의 부여산, '당신 참 예쁘다' 주인공으로 출연하며 대중에게 얼굴을 각인시키고 있다.

상업영화에 출연하면서 그가 영화배우 김태우의 친동생이라는 것도 알려지기 시작했다 형을 통해 자연스럽게 연기에 관심을 갖게 된 것도 부인할 순 없지만, 한때는 후광을 입는 것이 두려워 해외에서 활약하리라 마음먹기도 했다.

"대학졸업 앞두고 99년께 일본 문화개방의 물꼬가 트기 시작했을 때죠. 갑자기 일본에서 배우가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유학원을 알아보고 게이오 대학 부설학부에 시험을 봐서 들어갔어요. 형이 한국에서 한창 유명할 때였고, 배우를 하려면 혼자 힘으로 일어서야 된다고 생각했죠. 큰맘 먹고 일본행을 감행했죠."

배우 김태훈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일본 문화나 영화 등에 특별히 관심이 있던 것도 아니었다. 당시엔 일본의 대중문화를 접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일본어도 모른 채 무작정 비행기를 탔다. 생각처럼 쉽진 않았지만 그곳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영화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의 이규형 감독님이 저희 학교 선배님이신데 소문난 일본통이셨죠. 연락처를 알아내 무작정 찾아갔지만 일본어도 잘 모르고 기회를 얻기가 쉽지 않았다. 한 번은 일본 NHK에서 개최한 영화제에 이창동 감독님이 오신다는 얘길 듣고 찾아갔어요. 제가 처음으로 쓴 시나리오를 들고 영화제에 쫓아가서 한 번 읽어봐 달라며 드리곤 온 적이 있죠."

일본의 김기덕 감독으로 불리는 소노 시온 감독의 독립영화 스태프로 일을 하기도 했다. 그게 계기가 돼 태국과 중국, 한국에서 옴니버스로 찍는 소규모 영화에 출연하기도 했다고. 일본에서의 경험들은 젊은 날의 치기가 그대로 담겨있다. 이야기하면서도 김태훈은 쑥스러운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일본에 머문 건 10개월 정도 되는데, 생각과는 많이 달랐죠. 짧았다면 짧고 길다면 긴 그 시간동안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어요. 소문에 의하면 이창동 감독님은 제자들이 쓴 시나리오를 하나하나 다 읽어 보신다던데... 혹시 제 것도 다 보셨을지. 생각할 수록 민망해요.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처음 쓴 거였거든요."

일본에서 배우가 되리라 생각할 정도로 형 김태우는 그에게 영향력이 컸다. "형이 워낙 정석처럼 배우 활동을 해 왔기에 부모님이 더 걱정을 하셨어요. 누구에게나 그렇지 않고,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걸 아셨던 거죠. 그렇지만 워낙 자식들을 믿으시는 편이라 반대를 하시진 않았어요. 언젠가 형과 한 작품에서 만나게 된다면 좋을 것 같아요. 형제라서가 아니라, 캐릭터에 맞는 배우로서요."

'당신 참 예쁘다'를 통해 복잡한 심리와 갈등을 연기하고 있는 김태훈을 다음에는 좀 더 재미있고 천진한 역할로 만나게 될 것 같다. 그는 "예전에 악역을 해 보고 싶어 했었는데, 어느새 악역을 4번이나 하게 됐다"라고 웃으며 "다음에는 순수하고 천진난만한 배역, 영화 '관객과의 대화'에서와 같은 역할이랄까요. 너무 진지한데 그게 웃긴 매력이 있는 캐릭터를 해 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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