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위크, 되게 행복했어요. 배고프고 잠 못 잤지만 열정이라는 게 아무데서나 느낄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거기 있는 사람들은 음악이라는 공통점이 있는데다 각자 열정이라는 오오라가 있어요. 열정이 뭉쳐 있는데 얼마나 행복했겠어요."
Mnet '슈퍼스타K3'에 출연해 TOP10 못지않은 인기를 누린 박장현. 그는 까다롭기로 유명한 심사위원 이승철로부터 극찬을 받았으나, 극찬을 받았던 이승철의 따뜻한 포옹을 받으며 탈락의 아픔을 맛봐야 했다.
하지만 탈락 후에도 네티즌 사이에서 끊임없이 화제가 되며 예리밴드의 빈자리를 메웠으면 하는 강력한 출연자로 지목되기도 했다.
27일 오후, 서울 신사동 가로수 길의 한 카페에서 화제의 출연자 박장현을 만났다. 다소 진지해 보였던 방송 속 모습과 달리 20대다운 건강한 에너지와 유머 감각을 지닌 밝은 청년이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즘 어떻게 지내나.
▶ 원래 하던 연습 꾸준히 하고 있다. 연습은 집에서 주로 하는 편이다. 집이 부자라서가 아니라 부모님이 건자재 관련 장사를 해서 방음 스펀지를 붙여서 한다. (웃음)
-기획사 쪽에서 러브콜이 쇄도할 것 같다.
▶ 연락 들어온 곳도 있다. 가고 싶은 곳은 많지만 낯가림이 심하고 부족한 점이 많다. 나를 잘 보듬어 주고 가족같이 아껴 주시는 곳으로 갈 생각이다.
-실력을 극찬 받고도 떨어졌는데 납득됐나.
▶ 제가 그분들한테 어필을 덜 했고 부족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그냥 받아들였다.
-떨어졌을 때 기분은 어땠나.
▶ 솔직히 말하면 '아 다 죽었어. 연습할거야' 이런 마음먹었다. 부족하단 모습에 속상했다. 스스로 더 잘할 수 있었는데 아쉬움이 남았다. 보컬리스트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못 휘어잡았다는 느낌에 자책했다.
-TOP10에 들 거라는 생각했었나.
▶ 전혀 안 했다. 사람 일은 아무도 모르는 거다. 부족한 게 많은 걸 스스로 아는데다 프로가 아니고 아마추어니까 그런 생각은 하지 않았다.
-지역예선 이후 이슈가 많이 됐는데 기대하지 않았나.
▶ 기대보다는 오히려 불안했다. 네티즌의 관심이 불안했다. 편집이 흘러가듯이 된 것 같은데 찾아서 봐주시고 관심 가져주시니까 황송했다.
-패자부활전에서 '거위의 꿈' 부를 때 이승철이 와서 안아줬다. 어떤 기분 들었나.
▶ '거위의 꿈' 부르는데 눈물이 날 것 같아서 참았다. 옆에서 다 울고 있어서 노래가 아니라 절규처럼 느껴졌다. 예선 때 너무 울어서 절대 울지 말자고 다짐했다. 그래도 울컥했다. 더 못 들려드린다는 것이 너무 아쉬웠다. 좋은 모습 한번은 보여드리고 싶었고 개인적으로 인정받고 만족하고 싶었는데, 그걸 못 이룬 상태여서 안아주시니 울컥하고 아쉬웠다.
-박장현이 본 신지수는 어땠나. 방송과 비슷했나.
▶ 우리도 다 할 말 했었다. 인생 걸고 온 건데. 지수는 성격이 털털하고 좋은 친구다. 네티즌분들은 단편적인 면만 보고 얘기한 것 같다.
-추가 합격자로 박장현과 버스커버스커가 거론됐었다. 기대했나.
▶ 인터넷을 잘 안 해서 몰랐다. 트위터에 붙었으면 좋겠다고 글이 올라 와서 그런 생각하긴 했다.
-박장현이 생각하는 우승팀은 누군가.
▶ 박빙이다. 다들 필살기가 숨은 게 하나씩 있는 것 같다.
-가수 준비는 언제부터 했나.
▶ 제 나름의 의미를 두고 있는데, 천직이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이런 걸 하라고 태어난 게 아닐까 하고 믿으면서 용기를 내려고 한다.
-어떤 가수가 되고 싶나.
▶ 스타성을 갖추고 싶다. 대부분 보컬리스트를 보면 아티스트적이긴 하지만 스타성을 가진 분은 많이 없다. 아티스트 적이면서도 스타성도 있는 가수가 꿈이다.
-'슈퍼스타K3'는 박장현에게 어떤 의미인가.
▶ 부족하게 살아왔던 부족한 애였다. 노래 부르는 걸 가장 좋아하지만 상처를 많이 받았고 남들 앞에 서는 걸 꺼려했다. 남들 앞에서 평가받는 것에 울렁증이 있었고 자신감도 많이 없었다. 노래하면서 마음을 펼치려고 했다가도 자꾸 접게 된다.
그리고 아직도 그렇게 노래를 한다. 그래도 '슈퍼스타K3'가 그런 나를 좀 더 풀어주고 좀 더 웃게 만들어준 것 같다. 떨어졌지만 노래 부르면서 느끼는 설렘이나 행복함이나 흥분되는 격함을 다시 느끼게 해 준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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