츠마부키 사토시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로 한국 관객들에 알려진 이래 가장 많은 한국 팬들을 보유한 일본 배우 중 한 명으로 자리 잡았다.
이 부드러운 꽃미남 청춘스타는 그 자리에 머물러 있지 않고 조금씩 성장해 갔다. 2005년 '봄의 눈'으로 처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그는 지난해 '악인'으로, 올해는 '마이 백 페이지'로 또 한 번 부산을 찾았다. 그는 1960년대 전공투 세대를 배경으로 한 '마이 백 페이지'에서 고뇌하는 기자로 출연한다. 부드러움은 간 데 없고 어둡고 음울한 남자를 연기한다.
츠마부키 사토시 팬이라면 부산을 찾아올 때마다 조금씩 바꿔가는 이 남자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큰 즐거움일 것 같다. 한일 합작영화 '보트'에서 하정우와 작업했던 그는 대표적인 지한파 배우이기도 하다.
-'마이 백페이지'는 아사히 신문 기자 출신인 가와모토 사브로의 논픽션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어둡고 무거운 시대극인데 출연하게 된 계기는?
▶전부터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님과 일하고 싶었다. 제의를 받았을 때 감독님 이름을 듣고 바로 결정했다.
-'악인'에 이어 또 한 번 어두운 모습을 보여주는데. 청춘스타 이미지를 벗고 싶어서 그런 선택을 하는지.
▶특별한 큰 의미는 없고 매번 새로운 시도를 하면서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선택했다.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님의 '린다린다린다'와 '마을에 부는 산들바람'을 보고 연출력에 반했다. 나도 그런 연출력으로 이끌어주길 바랬다. 청춘스타 이미지는 관계 없고 좀 더 심도 깊은 연기를 하고 싶었다.
-전공투 세대를 그린 시대극에 기자 역을 맡았는데.
▶실제 인물이 자란 고향과 당시 전공투 투쟁이 치열했던 도쿄대 야스다 강당에 가서 사진도 촬영하고 책도 많이 읽으면서 그 인물을 탐구했다. 아사히 신문사는 사정이 있어서 다른 신문사에 견학을 가서 기자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원작은 읽어봤나.
▶시나리오가 처음에는 없어서 원작을 토대로 인물을 연구했다. 원작자는 만나지 않았다. 그 인물이 아니라 나만의 새로운 인물을 만들기 위해서다. 내가 연기한 인물은 진실을 규명하고도 싶고 특종도 잡고 싶고 시대적 상황에도 휩쓸리기 쉬운 연약한 사람이다. 그 인물을 담기 위해 당시에 대해 많이 공부했다.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은 전공투 시대가 있어서 오늘의 일본이 만들어졌다고 했는데.
▶지금은 주변에서 뭐든지 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절실하게 무엇을 갈구하지 않는다. 하지만 당시는 치열하게 갈구했던 시대였다. 그런 치열함이 지금 있다면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난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이 아니니깐 시대보단 그 인물에 대해 공부했다. '악인'을 하면서 연기 스타일이 바뀌었다. 전에는 인물 탐구를 하기 전에 어떤 인물인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그런 것을 공부했다. '악인' 이후에는 나를 부정하고 그 역할이 되는 식으로 바뀌었다.
-부산영화제를 세 번째 방문하는데.
▶'봄의 눈'으로 처음 부산영화제 방문했을 때 한국인 특유의 굉장한 열기랄지, 영화를 사랑하는 힘을 보고 그 기세를 받아갈 수 있어서 좋았다. 그 뒤로 초청 하면 무조건 오겠다고 했다.
-같이 작업하고 한국 영화인이 있다면.
▶무척 많다. 그 중에서 꼽자면 봉준호 감독님. 그리고 김기덕 감독님과 영화를 하기로 했는데 무산이 돼서 아쉬웠다. 그래서 꼭 한 번 하고 싶다. '보트'를 함께 한 하정우와도 다시 하고 싶다. 한국영화인들은 참신한 아이디어를 굉장히 많이 갖고 있고 정해진 틀에 갇혀 있지 않아서 좋았다. 한국 영화인과 작업하면 가장 좋은 게 한 번 일을 하면 그 인간관계가 끈끈하게 계속 이어지는 것이다. 지금도 하정우와 형,동생하는 사이다. 언제 만나도 그런 인간 관계가 이어져서 좋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어떤 배우가 되고 싶다고 생각하진 않고 인간으로서 여러 가지를 접하고 생각하고 인생을 즐기면서 그런 게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배우가 되고 싶다. 또 한중일 뿐 아니라 아시아 전역에 대해 관심이 있다. 아시아 여러 영화에 출연하고 싶은 소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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