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칼' 조지훈 "'이~뻐'가 느끼하다고요?"(인터뷰)

문완식 기자  |  2011.10.19 10:15
개그맨 조지훈 ⓒ사진=최영재 인턴기자


"춘향이를 봤는데, 이~뻐!..수청을 거부한 춘향이가 칼을 썼는데, 쇄골이 이~뻐!"

KBS 2TV '개그콘서트'의 요즘 최고 인기 유행어는 누가 뭐래도 "이~뻐!"일 것이다. '사마귀 유치원' 코너의 '쌍칼' 조지훈(33)은 '심청전', '춘향전' 등 우리에게 익숙한 전래동화를 전하며 여성 캐릭터가 등장할 때마다 "이~뻐!"를 외친다.

동화선생 '쌍칼'에게는 심청이도 "이~뻐!"고, 그를 괴롭히는 뺑덕어멈도 "이~뻐!"다. 말로만 그치지 않고, 특유의 느끼한 눈빛까지 더해져 그 '이쁨'의 정도는 더해진다. 짙은 쌍꺼풀의 그가 "이~뻐!"를 외칠 때면 약간 느끼하기도 하다.

조지훈은 '쌍칼' 캐릭터에 대해 "외모지상주의를 비꼬는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이 살아있는 캐릭터는 그가 예전부터 대학로 무대에서 갈고 닦았던 것.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캐릭터가 아닌 관객들의 '검증'을 거친 캐릭터인 셈이다.

"예전에 공연용으로 이런 캐릭터를 했었어요. 공연장에서는 많이 했죠. 처음에는 사실 긴가민가했는데 관객들의 반응이 좋아서 다행이에요(웃음)."

'쌍칼'은 무대 위에 등장할 때 주머니에 칼 두개를 차고 나온다. 그래서 '쌍칼'이다. 이름의 이유는 또 있다. 조지훈의 짙은 쌍꺼풀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주머니에 쌍칼을 차고 나온다는 것과, 저만의 짙은 쌍꺼풀, 둘 다에서 나온 이름이에요. 제가 정말 여러 개의 쌍꺼풀을 만들 수 있거든요.(웃음)"

'쌍칼'의 "이~뻐!"는 외모지상주의를 꼬집지만 한편으로는 '느끼'하기도 하다. 일부에서는 부담감을 나타내기도 한다. 전래동화 속 주인공들이 외모만으로 희화화 된다는 게 이유다.
KBS 2TV '개그콘서트'의 '사마귀유치원' 코너. 가운데가 조지훈 <사진=KBS>

조지훈은 "그게 이상하게 느껴지면 이미 그만큼 물들고 타락했다는 것"이라고 웃으며 말한 뒤 "어른들의 시작이라는 게 그렇다. 아이들은 예쁘다고 말하면 '아, 예쁘구나'생각하는데 어른들은 곧이곧대로 거기에만 집중하는 게 아니라 '너무 야한 거 아냐', '너무 느끼하군' 이라면서 꼬아서 본다"라고 말했다.

"쌍칼'은 외모지상주의를 꼬집는 캐릭터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어른들이 갖고 있는 '타성'에 대해 얘기하는 겁니다. 세상에 너무 젖어 있는 사람들에게 스스로 한 번 자기를 돌아볼 기회를 주는 거죠."

그럼 앞으로 얼마나 더 '이쁜' 전래동화 속 주인공들을 만들 수 있을까. 조지훈은 "소재는 무궁무진하다"라고 했다.

그는 "지금은 우리 고유 전래동화 위주로 하지만 앞으로는 세계 각지의 전래 동화 속 주인공들이 등장하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소재는 무지하게 많다"라고 했다.

"사실 감독님(서수민PD)께 검사 받으러 갈 때도 5~6개를 준비해 가요. 그중에 1~2개가 무대에 올라가니 재밌을 수밖에 없죠(웃음). 앞으로 더 독한 동화로 여러분을 찾아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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