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 음반에 대한 과도한 19금 규제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여성가족부(이하 ‘여가부’)가 논란이 됐던 심의 기준을 재정비한 가운데 이 기준을 토대로 첫 판정을 내렸다.
여성가족부 산하 청소년보호위원회는 1일 전자관보를 통해 지난 8월14일 발매된 래퍼 데프콘의 정규 앨범 '레이지 씨어터(The Rage Theater)' 수록곡 '씨바스꼬장' '게임의 법칙' 등을 포함한 9곡에 대해 청소년 유해매체 판정을 내렸다.
이 곡들은 모두 비속어, 폭력성 선정성 등이 문제로 지적받았다.
또 힙합 크루 뉴블락베이비즈의 '위 캔 플라이 하이(We Can Fly High)', 크루셜 스타의 '왓츠 더 아트 포(What's This Art For)' 'SCR' '아이 저스트 워너(I Just Wanna)' 등 5곡이 문제시 됐다. 이외에도 이그니토, 언다이트, 손즈패밀리 등의 곡들이 비속어 표현으로 유해판정을 받게 됐다.
이날 발표된 리스트에는 힙합 곡들이 대거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끈다. 그간 아이돌 그룹들의 노래 속 술, 담배 표현에 대해 유해판정을 내렸던 여성가족부는 이번에 비속어 등 직접적인 표현 등 판단이 분명한 힙합 곡들에 대해서만 유해판정을 내린 것이다.
예를 들어 수록곡 대부분이 방송 불가 판정을 받은 데프콘의 앨범에는 그만의 색깔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강력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현재 가요계에서 다뤄지지 않는 힙합 본연의 얘기들과 스토리텔링 기법으로 세상의 어두운 단면을 직설적이고 강한 어조의 내뱉은 곡들이다.
또 노래 가사 중 술 표현에 해당하는 '유해약물'로 청소년유해 판정을 받은 곡은 손즈패밀리의 SF 음반에 담긴 'Hotbxxch(Feat. 김정균)'이 유일하다. 이는 술, 담배 등의 표현이 노랫말에 명시되어 있더라도 작자의 의도 및 간접적인 비유 등을 고려한 새 기준을 적용한 결과다.
기존에 논란이 됐던 간접적으로 술 담배를 권유하는 노래들은 유해매체 심의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것. 여성가족부 측은 새롭게 마련한 세칙을 토대로 직접적으로 유해 약물을 조장하고 있는 곡들만 유해매체로 분류했다고 설명, 바뀐 심의 기준에 대해 전해 왔다.
청소년보호위원회는 이날 청소년유해 뮤직비디오 8편도 선정했다. 2NE1의 '헤이트 유(Hate you)'는 폭력성, 레인보우의 '스윗 드림(Sweet Dream)'은 유해약물, 화요비의 'I'm Ok'는 선정성을 이유로 이번에 청소년 유해 판정을 받았다.
앞서 여성가족부는 가요 음반에 대해 과도한 19금 규제가 있다는 논란이 일자, 심의 기준의 객관성을 높인 심의 세칙을 지난 10월17일 공식 발표했다.
지난 10월 11일 개최된 청소년보호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청소년보호법상의 유해매체물 심의기준을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정리한 심의기준을 새롭게 정립한 것. 심의 세칙은 14개 항목으로 구성돼 음란 표현, 성행위묘사, 살인, 폭행, 비속어 남용 등을 규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논란이 됐던 술, 담배가 들어간 가사와 관련해서는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는 것을 직접적, 구체적으로 권하거나 조장한 것' '술을 마신 후의 폭력적, 성적 행위, 일탈행위 등을 구체적으로 표현하거나 이를 정당화 또는 미화한 것'에만 규제하도록 명시, 규제 폭을 완화했다.
그 간 심의제도의 취약점으로 지적받았던 현장 전문가의 부재를 보완하기 위해 각계의 추천을 받아 음반심의위원에 전문가들도 영입했다.
여성가족부는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에 출연 중인 장기호 서울예대 교수(실용음악과 학과장)를 음반심의위원장에 위촉하고 한국음악저작권협회, 한국연예제작자협회, 대한가수협회, 연예기획사 등의 추천을 받아 새로운 심의위원 6명을 추가로 위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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