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기자들이 부실 보도의 책임을 물어 보도본부장과 보도국장의 자진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MBC기자회는 지난 5일 오후 3시간30분의 기자총회를 가진 뒤 6일 기자회 성명을 내고 부실보도 책임을 물어 전영배 보도본부장과 문철호 보도국장의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MBC뉴스가 지난 1년 각종 편파 보도와 논란 외면으로 비정상적인 길을 걸었다며 이슈를 외면하자 시청자들이 MBC뉴스를 떠났다고 꼬집었다.
이어 사장단과 보도국 간부들이 토론 끝에 내놓은 '뉴스 개선안'에 대해 "뉴스 파행에 대한 성찰도, 취재 편집 판단이 마비된 현실에 대한 진단도 없다"며 "현재 처한 상황을 외면 혹은 은폐하는 이번 논의에 동의할 수 없으며 더구나 신뢰를 상실한 보도 책임자들이 현재의 자리를 유지하는 상황에선 어떠한 논의도 진정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정해진 시한까지 전 보도본부장과 문 보도국장이 사퇴하지 않을 경우 제작 거부를 포함한 더 강도 높은 퇴진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성명 전문.
지난 1년, MBC뉴스는 추락을 거듭했다. 4.27 재보궐 선거 편파, 장관 인사청문회 의혹 축소, KBS 도청 의혹 보도 통제, PD수첩 대법원 판결 왜곡, 내곡동 사저 편파, 10.26 재보선 불공정, 한미 FTA 반대 집회 누락과 편파, 미국 법원의 BBK 판결문 특종 홀대, 그리고 최근 김문수 경기지사의 119 논란 외면까지. 숱한 이슈를 다룰 때마다 MBC뉴스는 일관되게 비정상적인 길을 걸었다.
이들은 "역사의 시계를 87년 민주화 이전으로 되돌렸다고 해야 할 정도의 침묵과 왜곡의 연속이었다"며 "그 결과는 처참했다. 시청자들이 떠났다. 우리 스스로 쫓아냈다. 신뢰도와 시청률이 동반 추락했다. MBC뉴스가 이슈를 외면하자, 시청자들이 MBC뉴스를 외면한 것이다.
부끄러운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며, 총선과 대선이라는 보도의 공정성이 한층 더 요구되는 새해를 맞아 MBC 기자들은 처절하게 반성한다. '공정방송, 인권존중, 보도의 자율과 독립'을 명시한 공영방송 MBC의 방송 강령을 지켜내지 못한 것에 대해 공영방송의 주인인 국민과 시청자에게 마음 깊이 사죄드린다.
뉴스 시청률이 급락하자 사장은 보도국 간부들과의 끝장 토론을 소집했고, 이른바 '뉴스 개선안'을 공개했다. '뉴스데스크 시간대 이동과 대표 리포터제 도입 검토'라는 내용이었다. 우리는 좋은 방송을 위한 뉴스 개선 논의라면 결코 반대하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뉴스 개선의 첫 번째 과제는 '뉴스의 정상화'라고 판단한다. 그러나 이번 개선안에서는 뉴스 파행에 대한 성찰도, 취재. 편집 판단이 마비된 현실에 대한 진단도 없다. 뭘 해도 안 되니 일단 바꿀 수 있는 건 다 바꿔 보자는 즉흥적 처방이다. 따라서 우리는 현재 처한 상황을 외면 혹은 은폐하는 이번 논의에 동의할 수 없으며, 더구나 이미 신뢰를 상실한 보도 책임자들이 현재의 자리를 유지하는 상황에선 어떠한 논의도 진정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따라서 우리는 보도본부장과 보도국장에 대한 불신임 투표 돌입을 선언하며, 동시에 두 보도책임자가 뉴스 파행의 책임을 지고 사퇴할 것을 촉구한다. 사랑하는 MBC뉴스, 사랑하는 후배들을 위해 희생정신으로 이른 시일 안에 결단을 내려줄 것을 요구한다. 사장도 후임 보도본부장과 국장의 기용에 공정방송을 실현할 의지와 역량을 최우선으로 고려할 것을 촉구한다. 이 같은 우리의 요구가 무시된다면, 제작 거부를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끝까지 투쟁할 것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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