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수목드라마 '해를 품은 달'(극본 진수완·연출 김도훈 이성준, 이하 '해품달')이 연일 화제다. 여심을 사로잡는 판타지 로맨스와 아역들의 탄탄한 연기실력 덕에 방영 6회만에 시청률 30% 돌파를 눈앞에 뒀다.
원작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졌다. 2010년 꽃선비 열풍을 일으킨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의 원작자로 잘 알려진 정은궐 작가의 동명 소설이다. 2005년 출간돼 당시에도 1만부 이상이 팔린 베스트셀러로, 드라마 방영을 앞두고 지난해 11월 재출간되더니 드라마가 방송을 시작하자 대형서점 베스트셀러 1·2위를 다투고 있다.
달콤하고도 절절하며 신비로운 분위기는 원작과 드라마 모두가 지니고 있지만 그 디테일은 조금씩 달라졌다. 과연 어디가 다를까.
◆미친 존재감.. 무녀 아리가 있다? 없다?
드라마 1회에서 미친 존재감으로 시청자들의 눈을 고정시킨 무녀 아리(장영남 분)는 드라마가 선보인 첫 승부처였다. 뛰어난 신력으로 대왕대비 윤씨(김영애 분)의 사주를 받은 윤대형(김응수 분)이 꾸미는 음모를 알게 된 아리는 뒤에 쫓기는 신세가 됐다 연우 어머니(양미경 분)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진다. 그러나 결국 발각돼 참혹하게 죽음을 맞는다.
비록 첫 회에만 등장했지만 아리가 연우를 임신한 어머니를 보고 아이의 미래를 내다보는 장면, 훗날 도무녀 장씨가 되는 친구 무녀(전미선 분)에게 아이를 부탁하는 장면은 극 향후 극 전개를 암시한 복선이자 실마리이기도 했다. 장영남의 무서우리만치 뛰어난 연기는 극적인 분위기를 더했다.
그러나 소설에서는 아리의 존재 자체가 없다. 진수완 작가가 드라마틱한 설정을 위해 100% 창조한 인물이다. 그 덕에 판타지 궁중사극의 성격이 초반부터 제대로 드러났다. 도무녀 장씨 또한 보다 입체적이며 사연 많은 인물로 존재감을 더하게 됐다.
◆주인공 훤과 연우의 운명적인 만남
드라마에서 두 사람은 어린 시절 궁중에서 첫 만남을 갖는다. 과거에 장원급제한 오빠 허염(아역 임시완 분)을 보기 위해 어머니와 함께 궁을 찾았다가 노란 나비를 따라나선 연우(아역 김유정 분)가 형 양명군(아역 이민호 분)을 보기 위해 궁을 빠져나가려던 세자 훤(아역 여진구 분)과 마주치는 것이다. 연우가 세자를 도둑으로 오해하고 세자는 자신이 내시라고 둘러대는 풋풋한 소동극이 웃음을 자아낸다.
그러나 책에서는 아름다운 첫 만남을 계속해서 미룬다. 얼굴도 모르는 두 사람은 서로의 얼굴을 한번 보지도 않은 채 오가는 편지만으로 인연을 직감한다. 연우의 오빠 허염이 왕의 선생이 된 뒤 '동생에게 주라'며 훤이 아무 생각없이 선물한 간식이 시작. 이후 허염을 메신저 삼아 둘의 풋풋한 연서가 오간다. 두 사람이 서로의 얼굴을 보는 것은 세자빈 간택 이후다.
드라마가 극적인 효과, 보는 재미를 선택했다면 소설은 애간장 녹이는 밀고 당기기를 편지만으로 이어가는 셈이다.
◆극적효과를 위해 보경과 양명군 비중↑
'해품달' 포스터를 보게 되면 4명의 배우들이 눈에 띈다. 주인공 두 사람 외에도 극을 이끌어 나갈 핵심인물들이 등장한다. 바로 연우의 뒤를 이어 세자빈에 간택, 결국 왕비가 되는 보경(김민서 분)과 세자의 형이자 너무 총명해 아버지의 사랑을 받지 못한 왕자 양명군(정일우 분)이다.
소설에서 보경의 비중은 미약하다. 외척인 아버지에게 휘둘리기만 할 뿐 변변한 대사조차 제대로 없을 정도. 왕비 자리에 대한 큰 욕심도 없고, 세자빈이 되기 전 어린 시절에는 소설에 아예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드라마에서는 어린 시절 민화공주의 놀이친구로 연우와 함께 궁에 들어가는 경쟁자이자 친구다. 이후에는 사랑과 권력을 모두 쟁취하고 싶은 욕심많은 여인으로 등장한다. 비중이 크게 늘어난 셈이다. 주인공의 애틋한 로맨스를 험난하게 만들 인물이자 드라마의 극적 대립을 위한 장치다.
양명군의 비중 또한 크게 늘어났다. 주인공 훤과 양명을 일컬어 '두 개의 해'라고 묘사할 정도다. 연우를 마음에 두고 좋아하지만 드러내지 못하고 훤에 대한 애증을 키워가는 것은 드라마와 소설이 같다. 그러나 드라마에 이르러서는 감정이 더욱 깊어졌으며 비중 또한 크게 확대됐다. 모든 것을 잃은 비운의 2인자에 대한 팬들의 애틋한 마음 또한 더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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