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구라가 막말 파문으로 출연 프로그램에서 하차선언을 한지 일주일째. 방송가는 여전히 그 '빈자리'를 채우기 위한 고민에 싸여있다. 김구라의 하차는 여느 MC의 하차와는 다르다는 게 관계자들의 하소연이다. 그만큼 그를 대체할 MC가 없다는 것이다. 이는 김구라의 독특한 캐릭터 때문이다.
하차 선언 전 김구라가 출연 또는 출연 예정이던 예능프로그램 수는 지상파, 케이블, 종편 등 무려 9개에 달했다. KBS 2TV '불후의 명곡2',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 '세바퀴', SBS '슈퍼주니어쇼 붕어빵', tvN '화성인 바이러스', OBS '김구라 문희준의 검색녀', JTBC '퀴즈쇼 아이돌 시사회', tvN '코리아 갓 탤런트2' 등이 그것들이다.
각 프로그램들은 김구라의 갑작스런 하차에 나름의 대책을 내놓고 있는 상황. '불후의 명곡2'와 '붕어빵'은 하차가 결정됐고, '세바퀴'는 그의 자리를 비워놓기로 했다. '검색녀'와 '아이돌 시사회'는 계획대로 종영키로 해 상대적으로 여파가 크지 않다. '코리아 갓 탤런트2'는 심사위원 교체를 계획 중이다.
문제는 김구라가 막강 입담을 펼쳤던 '라디오 스타'와 '화성인 바이러스'다. '라디오 스타'는 윤종신, 김국진, 김구라, 유세윤, 슈퍼주니어 규현 등 집단MC체제를 이루고 있지만 김구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나머지 MC들과 비교, 훨씬 컸던 것이 사실이다. 그는 다른 MC들은 차마 못하는 '독설' 수준의 멘트들로 게스트들을 무장해제 시켰다. 게스트들이 언급을 꺼리는 내용에 대해 정곡을 찌르는 질문으로,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기도 했다. 한마디로 '악당'의 이미지였다. 김구라기 때문에 가능한 캐릭터다.
'화성인 바이러스'는 그래서 더욱 난감하다. 이경규 김성주 김구라 3MC 체제의 이 프로그램은 '라디오 스타'보다 더 역할이 나뉘어 있었다. 이경규가 '말도 안된다'는 식으로 출연자를 파고들고 김성주는 좀 더 이성적으로 출연자를 분석했다. 김구라는 본능에 충실하게 출연자의 '허점'을 파고들었다. 이 역시 그만이 할 수 있는 '악당'의 역할이었다. 이경규나 김성주가 대신하기도 어렵고 다른 MC가 대체할 수도 없는 부분이다. 프로그램 전체의 성격이 바뀔 수도 있는 부분이다.
위기를 맞은 '화성인 바이러스'는 일단 김구라가 출연한 2회 방송분은 그대로 방송하겠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24일과 5월 1일 방송분이다. 어느 정도 '포스트 김구라'를 대비할 수는 있는 것. 그 '다음'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화성인 바이러스' 관계자는 "'화성인 바이러스'의 경우 '악당'으로서 김구라 캐릭터가 차지하는 비중은 그 어떤 프로그램보다도 컸다"라며 "그를 대체할 만한 MC를 찾는다는 게 쉽지 않다. 김구라의 부재가 어느 때보다 크게 느껴진다"고 토로했다.
비록 과거에 했던 막말로 방송을 하차했지만, 김구라가 그 막말 이후 방송가에 남긴 발자국은 막말이상으로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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