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가수가 아무리 일본에서 열심히 활동해도 실제로 돈은 일본이 더 벌어요. 그만큼 일본에 진출한 한국 가수의 권리를 일본이 많이 가지고 있다는 얘기죠. 이제 K팝도 그렇게 발전해야 되요."
김진우(36) 레인보우브릿지에이전시 대표이사는 2004년 싱어송라이터로 데뷔한 9년차 작곡가 겸 프로듀서다. 포미닛 비스트 등이 속한 연예기획사 큐브엔터테인먼트에서 기획부장으로 다녀간 경험을 다진 김 대표는 K팝이 성장과 지속성을 위해선 몇 가지 단계를 걸쳐 진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첫 단계는 K팝 아티스트의 해외진출, 두 번째는 한국과 해외 아티스트의 새로운 조합이다.(예를 들면 중국인 멤버가 있는 f(x), 미쓰에이) 9년이 지난 지금, 김 대표는 여기에 한 가지 단계를 추가로 보탰다. 바로 'K팝 인큐베이팅 시스템의 진출'이다.
가수지망생을 직접 길러내 국내 연예기획사와 연결시켜주는 '에이전시'의 수장을 맡고 있는 김 대표의 새로운 비전은 여기에 모든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제는 K팝을 길러낸 노하우를 가지고 현지 아티스트를 길러내 성공시켜야 한다"며 김 대표는 자신의 소신을 분명히 했다.
"3세대 한류는 K팝이 뒤에 숨는 것"
2009년 김 대표가 국내 유명 작곡가들과 함께 설립한 레이보우브릿지에이전시는 아티스트 캐스팅, 트레이닝, 프로듀싱을 주 업무로 하는 회사다. 이 세 가지 업무를 합쳐 '아티스트 인큐베이팅'이라고 칭했다. K팝이 발전하기 위해 이 같은 인큐베이팅 시스템을 해외로 진출시키는 것이 김 대표의 새로운 비전이다.
"3세대 한류는 K팝이 뒤에서 시스템으로 숨는 것이다. 잘 생각해보면 일본은 이미 하고 있다. 일본에 진출한 여러 한국 가수들이 일본 가수라 할 만큼 일본이 굉장히 많은 지분과 권리를 가지고 있다. K팝의 노하우를 가진 작곡가들이 모여 이런 일을 실현하려 것이다. K팝 가수를 길러낸 노하우를 통해 해외 현지 아티스트들을 길러내고 그 아티스트들에 대한 권리를 가지고 오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실제 레인보우브릿지 에이전시는 K팝 전문가들이 대거 몰려있다. 씨엔블루 지나 2AM 등의 히트곡을 만들어낸 김도훈을 필두로 황성진 최갑원 신사동호랭이 등 국내 대표 프로듀서들이 힘을 모았다. 이들은 모두 처음 음악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김 대표와 함께 해온 동료들이다.
"K팝 가수를 키워낸 국내 대표 프로듀서들의 눈으로 직접 뽑아서 길러내고 현지에 데뷔 시킨다는 점이 기존 한류와 다르다. 현재 동남아를 중심으로 베트남 태국에 관련 MOU를 체결한 상태다. 현지 아티스트에 대한 지분확보와 그곳에서 1등하는 가수를 만들어내려 한다."
이 같은 의지와 노력은 실제 소정의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한국인 최초로 해외 오디션프로그램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K팝의 노하우를 선보이는 기회를 마련한 것. 현재 인도네시아 지상파 채널에서 방송 중인 '갤럭시 슈퍼스타'를 통해 추려낸 현지 연습생 8명이 한국에 들어와 K팝의 노하우를 전수받고 있다.
"인도네시아에 직접 들어가 1만 명 중에서 캐스팅을 했다. 처음에는 11명이 선정돼 한국에 왔는데 성적이 저조한 사람은 다시 돌려보내 현재 8명이 남아 트레이닝을 받고 있는 중이다. 최종 1명만을 남길지는 아직 고민 중이다. 동남아인들은 혼혈이 많아서 기본적인 자질은 한국인보다 좋다. 그러나 세련미가 아직은 떨어진다. 그 부분을 가꾸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그동안 K팝의 트레이닝 시스템에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 지난 4월 '2012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 내외가 자국의 연습생들을 만나 격려한 것만 봐도 그렇다. 김 대표도 유도요노 대통령과 K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나에겐 가문의 영광이다.(웃음) 길게 얘기를 나누지는 않았지만, '갤럭시 슈퍼스타'가 잘되면 또 보자고 하시더라.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K팝으로 이렇게 함께 음악을 공유하는 것이 의미가 깊다고 하시면서 격려하셨다."
"신인 개발팀도 없는 국내 연예기획사 다수"
김 대표는 2010년 K팝이 세계화된 이후, K팝에 주를 이루고 있는 아이돌 가수들의 문화적으로 차지하는 비중은 해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돌 가수를 발굴하기 위한 수요는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그만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연예기획사는 부족한 게 가요계 현 실태. 출발은 여기서 시작했다.
"사실 큰 회사들 빼고는 그런 모든 시스템을 갖추고 제작을 하는 경우가 많이 없다. 주먹구구식으로 하다 끝나는 경우도 많다. 신인개발, 기획, 프로듀싱까지 외부에서 확실하게 믿을 수 있는 업체가 있다면 충분히 수요가 있을 것이다 생각했다."
그나마 인프라가 있는 연예기획사 마저도 올해와 같이 성에 관련한 일부 불미스러운 사태로 사회적인 시선이 좋지 않을 땐 소위 '쓸 만한' 연습생들 찾기가 '하늘에 별 따기'다. 김 대표처럼 캐스팅, 트레이닝만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김 대표는 "기획사들의 신뢰성 저하로 직접 좋은 인재를 찾는 데는 한계를 느끼면서 '에이전시'에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수요와 맞물려 이미 데뷔전 여러 가수들이 레인보우브릿지에이전시를 거쳤다. 아이돌 그룹 쇼콜라의 제윤, 빅스의 레오, 씨리얼의 레디, 에피, 엔제이, 가비엔제이의 건지, 치치의 아지 등이 이 회사 출신이다.
"우리도 처음에는 에이전시라는 것이 생소하다는 이유로 오해도 많이 받았다.(웃음)캐스팅 에이전트로의 역할이 잘못된 폐단들을 없애는데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아티스트의 최소한의 방패막이 될 수 있다. 기획사 입장에서 에이전트가 있는 연습생은 그냥 연습생이랑 느낌이 다르다. 전속권을 배척하는 행위는 아니지만, 실제로 가수가 데뷔할 때까지 에이전트의 역할이 있다. 그게 순기능을 하고 있다고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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