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들이 '다이아몬드'를 훔친다면 충무로에는 '신'을 훔치는 신스틸러들이 있다. 주인공을 능가하는 존재감으로 한 장면을 훔쳐버린다는 의미의 신스틸러. 김윤석 김혜수 이정재 전지현 김수현 김해숙 오달수까지, 출연진만으로도 보는 이를 '후덜덜'하게하는 영화 '도둑들'에서 감히 이들의 신을 훔친 진정한 신스틸러는 누구일까. 지난 10일 언론 시사회를 통해 존재감 폭발하는 그들의 정체가 밝혀졌다.
영화에 특별출연으로 참여한 신하균은 연기력으로 보나 인기로 보나 '도둑들'의 주역들에 뒤지지 않는 배우다. 영화 시작과 동시에 말끔한 모습으로 등장한 신하균은 그 짧은 순간에 객석을 술렁이게 했다.
돈 많고 여자를 밝히는 미술관 관장으로 출연한 그는 연인 예니콜(전지현 분)의 가짜엄마 씹던껌(김해숙 분)에게 "어머니"라며 능청스럽게 웃음 짓는다. 말끔하게 수트를 차려입고 은근한 돈 자랑을 늘어놓는 모습에서 관객도 웃음 짓게 된다.
영화의 시작을 알린 신하균은 마지막에도 등장해 깨알 같은 재미를 준다. 예니콜에 이어 팹시(김혜수 분)에게 까지 추파를 던지는 신하균의 모습은 '제 버릇 개 못 준다'는 속담이 떠오르게 한다.
감독이 왜 굳이 신하균에게 시작과 마무리를 맡겼는지 알 법하다. 특별출연임에도 캐릭터를 맛깔나게 살리는 그의 연기를 보면 '역시 신하균이다'라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관객들이 영화에서 기국서를 보면 '낯이 익은데 누구지?'라고 고개를 갸웃하게 될 것이다. 영화 '하하하', MBC 아침드라마 '여자를 몰라' 등 수 많은 작품에 출연한 베테랑 배우 기주봉과 친형인 기국서는 동일인물로 착각 할 정도로 빼다 박았다.
영화 말미에 짧게 등장하는 그는 영화 전체의 열쇠를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희대의 다이아몬드 태양의 눈물을 훔치는 '작전'의 시작은 그의 과거에서 출발한다.
기국서는 자신의 정체가 드러나는 순간부터 영화를 박진감 넘치게 몰고 간다. '아부의 왕'에서 보여준 원칙을 지키는 올바른 모습은 '도둑들'에서는 찾아 볼 수 없다.
영화 '화차'에서 조성하의 수사를 도운 형사 성식 역을 맡았던 최덕문은 '도둑들'이 작전을 펼치는 카지노의 매니저로 등장한다. 바에 앉아있는 아름다운 여인 예니콜과 핸섬한 남자 잠파노(김수현 분), 두 사람 중 최덕문이 관심을 보인 건 잠파노였다.
최덕문은 카지노 직원이라는 캐릭터답게 중국어와 일본어를 모두 구사한다. 물론 대사가 길지는 않다. 그러나 김수현에게 "우리 자리 옮길까?"라며 느끼한 눈빛을 보내는 최덕문의 중국어는 한국어로 말하는 것 마냥 끈적하다.
김수현의 입술을 빼앗은 남자 최덕문. 영화 개봉과 동시에 뭇 여성들에게 부러움과 원망을 한 몸에 받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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