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피에타', 韓영화 최초 황금사자상 받나

'피에타'의 배우 이정진, 김기덕 감독, 배우 조민수 ⓒ임성균 기자 tjdrbs23@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는 베니스 황금사자상의 영광을 안을 것인가.

제 69회 베니스국제영화제가 29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개막한다. 화려한 해외 스타들이 개막식 참석을 예약한 가운데 '피에타'의 수상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김기덕 감독의 18번째 영화이자 '비몽' 이후 3년만에 정식으로 내놓은 복귀작 '피에타'는 베니스 영화제 경쟁부문인 베네치아 69에 초청됐다. 한국영화로서는 2005년 박찬욱 감독의 '친절한 금자씨' 이후 무려 7년만에 경쟁부문에 입성했다.

이번 경쟁부문에는 브라이언 드 팔마, 기타노 다케시, 폴 토머스 앤더슨, 올리비에 아사야스, 테렌스 멜릭 등 거장의 신작이 즐비하다. 그러나 약 3년의 칩거 끝에 지난해 칸 영화제에서 문제작 '아리랑'을 내놓으며 주목할만한 시선상을 수상, 건재함을 알린 김기덕 감독에 대한 기대가 높다.

베니스를 비롯해 칸, 베를린 등 세계 3대 영화제 모두에서 수상한 김기덕 감독이지만 베니스와의 인연은 특히 깊고도 오래됐다. 2000년 '섬', 2001년 '수취인 불명', 2004년 '빈 집'에 이어 이번이 4번째 경쟁부문 진출이다. 김기덕 감독으로선 '빈 집'으로는 감독상을 수상한 지 8년만에 다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노리게 됐다.

신임 알베르토 베르베라 집행위원장이 다시 김기덕 감독을 찾았다는 점도 의미심장하다.

물러난 마르코 뮐러 전 집행위원장에 앞서 1999년부터 2001년까지 3년간 베니스를 이끌었던 바르베라 집행위원장은 당시 김기덕 감독을 발굴해 2년 연속 베니스에 초청하며 세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게 했던 인물이다. 2005년에는 이탈리아 토리노 국립영화박물관에서 김기덕 감독 특별전을 열었을 만큼 김기덕 감독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피에타'는 잔혹한 방법으로 사채 빚을 받아내는 악랄한 남자 강도(이정진 분)앞에 갑가지 엄마(조민수 분)라는 여자가 찾아온 뒤 겪게 된 격동과 혼란, 이후 점차 드러난 잔인한 비밀을 담았다. 김기덕 감독의 강렬한 색채가 여전하지만 변화한 지점 또한 분명하다는 후문.

'피에타'는 영화제 중반인 다음달 4일 오후 주 상영관 살라 그란데에서 열리는 첫 공식 상영을 통해 세계 최초로 공개된다. 주연 배우 이정진과 조민수 또한 김기덕 감독과 함께 베니스의 레드카펫에 오른다.

기대와 화제 속에 베니스로 가는 '피에타'는 한국영화 사상 첫 황금사자상의 주인공이 될 것인가. 김 감독과 두 주연배우는 29일(한국시간) 베니스 출국에 앞서 기자회견을 갖고 각오와 소감을 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