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그대', 연기돌 빛났지만 진부한 스토리 '한계'

윤상근 기자  |  2012.10.05 08:00
ⓒSBS '아름다운 그대에게' 방송화면


민호, 설리 등 이른바 '연기돌'과 청춘스타들의 안정된 연기력도 드라마 '아름다운 그대에게'의 시청률을 끌어올리지는 못했다.

지난 4일 막을 내린 SBS 수목드라마 '아름다운 그대에게'(극본 이영철 연출 전기상, 이하 '아그대')는 샤이니(키 온유 민호 종현 태민) 멤버 민호, f(x)(빅토리아 크리스탈 루나 설리 앰버) 멤버 설리, 제국의 아이들(문준영 시완 케빈 황광희 김태헌 정희철 하민우 박형식 김동준) 멤버 황광희 등 인기 아이돌 멤버들과 이현우, 김지원 등 20대 초반의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면서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일본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하이스쿨 로맨스'라는 장르, 여자 주인공이 남장하여 남자 체고에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스토리를 그려내며 풋풋함과 순수함을 드라마의 콘셉트로 내세우며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결과는 그렇게 좋지 못했다.

SBS에서 방영됐던 전작 미니시리즈 '유령', '추적자' 등은 다수의 연기파 배우들의 호연과 함께 굵직한 스토리를 중심으로 한 긴장감 넘치는 극 전개와 반전으로 시청자들을 집중시켰다. 장르 또한 특별했고 공감이 갈 만했다. 자연스럽게 시청률도 나쁘지 않았다.

평일 미니시리즈 시청률 경쟁이 매우 치열한 점을 감안했을 때 10%대 중반에서 20%의 시청률을 나타냈다는 것은 최소한 '중박' 이상의 결과를 나타냈음을 알리는 것이다. 하지만 '아그대'는 출연자들의 안정적인 연기력에 비해 다소 진부한 스토리와 평범한 결말 등으로 일관하며 시청자의 관심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아그대'는 기본적으로 한 남자 주인공을 좋아했던 여자 주인공이 그 남자가 다니고 있는 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남자로 변장을 한다는 기본 설정을 가지고 있다.

이는 '아그대'가 가진 하나의 '이미지'라고도 할 수 있다. 즉, 이러한 설정이 '남장을 한 여자가 남자 고등학교에 들어가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하는 궁금증과 호기심을 자극하고, 민망할 수도 있는 풋풋하고 발랄한 모습과 상황들을 유도해낸다.

하지만 '아그대'는 이러한 이미지로 인해 드라마의 긴장감을 유발하는 스토리에는 다소 소홀히 하게 된 결과를 가져왔다. 결국 내용적 측면에서는 진부해지고, 이를 통한 궁금증이 유발되지 않음으로써 시청자들에게 어필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극중 주인공인 구재희(설리 분)와 강태준(민호 분)이 결국 서로 처한 위치에 대해 이해하고 사랑에 빠지게 되거나, 구재희를 남자라고 착각하고 그가 남자임에도 자신의 성 정체성을 의심하면서까지 좋아하게 되는 차은결(이현우 분)의 모습, 그리고 구재희와 강태준의 관계를 시기하는 설한나(김지원 분)의 태도 등은 '하이스쿨 로맨스'에서 충분히 그려낼 수 있는 다양한 이미지들이다.

결국 '아그대'는 풋풋함과 순수함이라는 기존의 이미지를 가지고 좀 더 재미있는 스토리로 만들어내지 못하면서 '하이스쿨 로맨스' 장르가 가진 한계를 드러냈다.

하지만 '아그대'는 극의 스토리와는 별개로 좀 더 안정적인 모습과 연기력을 보인 아이돌 멤버들의 연기자로서의 능력은 대체적으로 호평을 받으며 앞으로의 배우로서의 모습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다만 '아그대'의 저조한 시청률로 인해 이들의 호연은 빛이 바랐다.

KBS 2TV 드라마 '꽃보다 남자'는 색다른 '학원물' 장르의 드라마로 시청자들의 관심심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아그대'는 '아그대'만의 이미지 구축과는 달리 색다르지 못한 스토리로 아쉽게 막을 내렸다.

한편 지난 4일 방송된 마지막 회에서는 미국으로 돌아간 구재희가 높이뛰기에 성공한 이후 재희와의 만남을 공개적으로 밝힌 강태준과 다시 만나 포옹하고, 설한나가 자신을 좋아하던 하승리(서준영 분)와 러브라인을 형성하며 육상부 코치 백광민(강경준 분)도 이소정(이영은 분)과의 결혼을 약속하는 등 '해피엔딩' 결말을 만들어내며 마무리지었다.

'아그대' 후속으로는 지성, 지진희, 김소연, 이승연, 송창의, 이윤지 등이 출연하는 새 수목드라마 '대풍수'가 오는 10일 첫 방송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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