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계에서 걸 그룹 소녀시대(윤아, 수영, 효연, 유리, 태연, 제시카, 티파니, 써니, 서현)의 존재는 독보적이다.
국민 히트곡 '지(gee)'로 4년 전 현 가요계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걸 그룹 열풍의 시발점이 됐고, 데뷔 6년차에 든 지금 한류 열풍의 중심, 국내 가요계 최고의 여성 그룹으로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다.
정상을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변화하고 성장했다. '지'에서 보여준 사랑스러운 모습부터 '더 보이즈(The Boys)'에서 강조한 카리스마까지, 대중성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라면 실험적인 음악도 서슴지 않는다.
1일 발표한 소녀시대의 정규 4집 '아이 갓 어 보이(I Got a Boy)'는 이처럼 새로운 시도가 한껏 담긴 역작이다.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SM 에브리싱 노래방에서 만난 소녀시대 멤버들 역시 색다른 음악을 향한 도전에 한껏 기대에 차있었다.
◆신곡, 너무 난해하다고요?
새해 벽두, 소녀시대가 1년 2개월 만에 국내 신곡을 발표하자 대부분의 팬들은 '파격'이라는 단어를 머리에 떠올렸다. 그 중 앨범 타이틀곡 '아이 갓 어 보이'에 대한 대중들의 평은 호불호가 갈렸다. 멤버들도 처음엔 이 노래가 익숙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처음 곡을 듣고)'이게 무슨 노래지?'라는 생각이 들었죠."(티파니)
"모든 분들이 말씀하시기를 곡이 약간 난해한 것 같다고 했는데 저희도 처음엔 똑같은 반응이었어요. 계속 들으면서 가사가 붙고 안무가 붙고 하다 보니 소녀시대만의 스타일로 표현이 된 것 같아서 뿌듯해요."(태연)
유럽 최정상 작곡가들과 한국 대표 작곡가 유영진이 합작한 이 곡은 팝, 레트로, 어반 등 하나의 곡 안에 여러 가지 음악 스타일과 템포 변화가 담겼다. 이에 신선하다는 평도 있지만, 복잡하고 난해하다는 반응도 존재했다.
소녀시대는 이번 곡으로 국내에서는 또 한 번의 변신을 추구하려 했고, 동시에 해외 팬들에게 어필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막내 서현은 "앨범이 매번 나올 때 마다 계속 성장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려 노력했다"며 "이번에도 정말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도전했다"고 말했다.
이런 기대가 맞아떨어지듯 이 곡은 평이 갈리는 상황에서도 공개 직후 각종 음원차트 1위를 차지했고, 미국 아이튠즈에서 앨범차트 20위권에 진입했다.
처음엔 새롭다는 평과 다소 낯설다는 반응이 공존했지만, 이제 대중이 소녀시대의 또 다른 변신을 이해하기 시작한 셈이다. 멤버 티파니는 "해외에서는 이런 장르가 나와 있지만, 한국에서는 새로운 구성이라 그렇게 느끼셨던 것 같다"고 말했다.
서현은 뮤직비디오가 유튜브 K팝 뮤직비디오 사상 최단기간 2000만 조회 수를 돌파한 것에 대해 "예전보다 K팝이 더 주목을 받고 있다는 것을 이번에 더 느끼게 된 것 같다"고 뿌듯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색다른 음악과 함께 무대에선 하이힐을 벗어던지고 자유롭게 무대를 누볐다. 2007년 데뷔곡 '다시 만난 세계' 이후 처음으로 운동화를 착용, 한층 파워풀해진 퍼포먼스를 부각시켰다. 기존의 콘셉트를 벗어나 힙합 스타일의 개성 넘치는 펑키 의상과 약간의 불량기(?)가 섞인 강렬한 안무도 단연 뜨거운 관심사.
"이번에는 정말 연습 때 했던 것을 그대로 무대에서 보여 드릴 수 있어서 뭔가 어렵지만 자신감이 좀 더 생겼죠. (운동화를 신어서)정말 날아다니고 있어요. 하하"(티파니)
평소 걸스 힙합 풍의 파워풀한 댄스를 즐겨 췄던 멤버 효연도 이번 무대에 한껏 만족감을 드러냈다. "연습생 때 주로 이런 안무를 많이 트레이닝 했는데 이 곡을 연습하는 동안 마치 연습생 시절로 돌아간 것 같단 느낌이 들었어요. 편한 복장을 좋아하기도 하고 이렇게 연습하고 무대에서니까 정말 신나고 재밌어요."(효연)
서현은 "좋긴 했지만 이런 노래를 잘 소화할 수 있을까 부담감은 있었다"며 "효연, 유리 언니가 이런 느낌을 잘 표현하니까 보면서 많이 연습을 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소녀시대가 오래가는 비결.."폭풍 수다 덕이죠"
팀 내 메인 보컬을 맡고 있는 태연은 타이틀곡의 가사가 평소 멤버들과 나누는 수다 내용과 비슷해 몰입하기 쉬웠다고 말했다. 여느 20대 여성처럼 소녀시대 멤버들에게도 그들만의 유쾌한 수다는 빠질 수 없는 일상.
아홉 명 전원이 부침 없이 활동하며 '아이돌 그룹 5년차 해체 징크스'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도 '수다'로 다져진 팀워크 때문이라고 멤버 효연은 위트 있게 답했다.
"음..'대화'라기보다는 '수다'가 오래가는 비결이죠. 하하. 무엇보다 많은 대화를 통해서 서로의 상태를 알 수 있어요. 상대방이 힘들어도 언제든 힘들다고 터놓을 수 있는 게 우리 멤버들 밖에 없는 것 같아요."(효연)
"만나서 하기보다 메신저로 얘기를 정말 많이 해요. 한 번 놓치면 몇 백 개의 글이 쌓여있어요. 하하. 슬럼프에 빠져있는 멤버가 있으면 서로 다가가서 먼저 챙겨주고, 그래서 한시도 소외되어 있는 멤버가 없다는 게 저희 팀의 장점이죠."(수영)
걸 그룹 수명 연장에 한계가 있다는 일부 따가운 시선에도 의연했다. "오히려 나이를 먹는 게 자랑스럽다"며 멤버 수영은 흐뭇해했다.
"후배들한테 자리를 내주는 것에 전혀 속상하거나 그렇지 않아요. 우리도 '키씽 유(Kissing you)'에서 양 갈래 머리도 해보고 이것저것 다 해 봤는걸요. 우리 나이 대에 맞는 음악을 하면 되기 때문에 오히려 내년엔 어떤 모습일까 어떤 음악을 할까 기대하고 있어요. 그러다 박수 칠 때 떠날 수도 있는 거고요."(수영)
◆"美진출, 기회 오면 놓치고 싶지 않아"
'강남스타일'의 세계적인 열풍 때문이었을까. 국내 가요계를 대표하는 소녀시대는 컴백 직전 해외 매체로부터 싸이 열풍을 이을 K팝 아티스트로 주목받았다.
이후 빌보드는 소녀시대의 신곡에 대해 "가장 진보적인 K팝"이라고 평했으며, 미국 MTV는 "뮤직비디오 전체가 멋진 스타일로 꽉 차 있어, 한번 보면 그냥 지나칠 수 없다"고 극찬했다.
소녀시대는 이러한 반응에 놀라워하면서도 미국 진출에 대한 꿈을 숨기지 않았다. 효연은 "팬들이 많이 좋아해 주시고 좋은 기회가 온다면 (미국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
"작년부터 현지 팬들과 만날 수 있는 좋은 자리가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구체적인 것은 없지만 싸이 선배님 같은 경우도 '강남스타일' 한곡으로 모든 무대를 갔잖아요. 저희도 그럴 수 만 있다면 꼭 가고 싶어요."(티파니)
2011년 소녀시대는 이미 미국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내비쳤다. 구체적인 미국 프로모션을 펼치지는 않았으나 스눕 라이언 등 세계적 뮤지션들이 피처링 래퍼로 참여한 '더 보이즈' 맥시 싱글이 해외 팬들의 관심을 얻은 바 있다. 당시 소녀시대는 미국 CBS의 유명 토크쇼 '데이비드 레터맨쇼'에 출연해 화제를 낳기도 했다.
멤버들은 더 좋은 반응만 있다면 이번에도 영어로 부른 '아이 갓 어 보이'를 기대해 볼 수 있다고 귀띔했다. 멤버들은 "영어 버전의 신곡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며 "팬들이 빨리 반응을 주셨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일본 활동도 활발히 벌일 계획이다. 소녀시대는 국내에서 한 달간 앨범 활동을 펼친 뒤 오는 2월부터는 일본 아레나 투어에 나선다. 아레나 투어는 2011년에 이어 두 번째다. 이들은 오는 2월9일 고베 월드 기념 홀을 시작으로 7개 일본 도시를 돌며 22회 공연으로 팬들과 만난다.
태연은 "지난 번 투어를 준비할 때보다 멤버들이 안무 배우는 속도가 빨라졌다"며 "국내 활동과 콘서트 준비를 같이하고 있어 조금 다급하기는 하지만 3~4일 만에 네 다섯 곡을 안무를 다 외울 정도로 빠르게 연습을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올해도 국내외로 왕성한 활동을 예고하고 있는 소녀시대는 "늘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어 기대가 앞선다"며 에너지 넘치는 모습을 잃지 않았다.
계사년을 맞아 뱀띠 해에 태어난 멤버가 9명 중 무려 6명인지라 향후 활동에 거는 열정도 컸다. 올 한해 싸이의 성공으로 전 세계적으로 K팝의 위상이 달라진 가운데 과연 소녀시대가 새해에 또 다른 돌풍을 몰고 올지 기대가 남다른 이유다.
"정말 최선을 다해서 즐기면서 활동을 하고 있어요. 멤버 중 6명이 뱀띠라 왠지 1년 내내 좋은 예감이 들 것 같아요. 굉장히 신나는 노래니까 새해에는 소녀시대 노래들으면서 다 같이 즐기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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