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큐'·'아빠 어디가'…예능이 펼치는 '하룻밤'의 마법

최보란 기자  |  2013.03.11 10:34
(맨위부터 아래로) '1박2일', '아빠 어디가', '땡큐' <사진=KBS MBC SBS 홈페이지>


요즘 주목받는 예능의 공통점은 1박2일 '외박'이다.

MBC '일밤'을 부활시킨 '아빠! 어디가?'는 10명의 가족들이 낯선 시골에서 벌이는 좌충우돌 1박2일 여행이 기대 이상의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10일 방송된 '아빠 어디가'는 13.0%(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을 기록하며 KBS 2TV '해피선데이'(10.3%)를 누르고 대세로서 존재감을 입증했다.

SBS가 '고쇼' 후속으로 야심차게 선보인 새 예능 프로그램 '땡큐'도 1박2일 여행 속에 이야기를 이끌어 낸다.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세 사람이 하룻밤을 함께 보내는 과정을 통해 색다른 풍경을 보여주고, 인생에 대한 각자의 깊이 있는 철학과 교훈을 전달하며 호평을 얻고 있다.

이들 프로그램은 모두 낯선 이들이 한데 모여 외박을 하는 것이 기본적인 콘셉트다. '아빠 어디가'에서는 배우와 축구선수, 아나운서, 가수 등 서로 다른 아빠들이 모였고, '땡큐' 또한 매회 색다른 영역에서 나름의 성공을 거둔 이들을 섭외해 색다른 조합을 보여주는 것이 하나의 중요한 시청 포인트. 이렇게 만난 이들은 평소와는 다른 장소에서 하룻밤을 보내며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비록 전혀 성격이 다른 프로그램이지만 1박2일 외박을 한다는 콘셉트로만 보면 이는 '해피선데이'의 '1박2일' 프로그램의 후예들이라고도 할 수 있다.

'1박2일'은 대한민국 방방곡곡에서 아름다운 우리 강산과 문화재, 관광지를 소개하는 게 주요 목적이다. 그러나 여행이 쌓여가는 동안 각자의 캐릭터가 생기고 서로 장단점을 파악해 가면서 멤버들 간에 유대가 두터워지는 과정이야 말로 여행지 소개보다 방송을 보게 되는 더 큰 이유다.

여기서 스튜디오에서와는 다른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외박의 의미가 주효하다. '아빠 어디가'는 평소 방송에서 보여준 것과는 너무 다른 아빠로서 이들의 모습을 조명한다. 이들의 자녀들이 때 묻지 않은 순수함이 예상치 못한 에피소드들과 언행 말투가 더해져 감동과 웃음을 유발한다. 아빠와 오롯이 하루를 보내면서 서로 몰랐던 점을 알게 되고 더욱 친밀해지는 과정은 공감을 선사한다.

너무나 다른 삶을 살아온 이들이 서로에게 진심을 털어놓고 아픔과 교훈을 나누는 '땡큐'는 지켜보는 것만으로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 친분을 위주로 섭외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진솔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던 것은 1박2일간의 여정동안 함께 경험을 나눈 것이 바탕이 됐을 것.

함께 요리를 하거나 걷고, 게임을 한 뒤에는 스튜디오 안에서는 얻기 힘든 대화가 흘러나온다. 어려운 미션을 해쳐나가면서 쌓인 신뢰를 바탕으로 감춰 둔 진심이 드러나게 된다. 1박2일 외박의 힘이 실로 놀라움을 요즘 예능을 통해 깨달을 수 있다.

한편 이들의 선조 격이라 할 수 있는 '1박2일'도 처음엔 야외 버라이어티로서 신선했지만, 오랫동안 방송을 하면서 이젠 다소 지루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최근 김승우가 하차하고 유해진이 합류하는 등 변화를 맞은 가운데 프로그램의 강점을 더욱 키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제 시작인 '아빠 어디가'와 '땡큐'도 신선한 콘셉트와 힐링을 주는 웃음이 강점이지만, 마찬가지로 오랜 시간이 지나면 변화가 필요한 시기가 올 것. 1박2일 여행의 힘에 프로그램만의 개성과 매력을 더욱 강화해 오래도록 시청자들에게 감동과 웃음을 주는 프로그램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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