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근영은 옳았다

문완식 기자  |  2015.12.04 06:30
문근영


배우 문근영(28)은 열두 살이던 지난 1999년 데뷔했다. 이듬해 KBS '가을동화'에 출연하며 주목을 받았고, 이후 '국민여동생'으로 십 수년 간 사랑받았다.

그런데 이 '국민여동생'이란 게 평생 연기를 업으로 살아야 하는 배우로서는 언젠가는 떨쳐야 할 타이틀이란 게 문제였다. 문근영 역시 서른 살을 눈 앞에 두고 있지만 여전히 이 타이틀이 그녀의 연기에 선입견을 안긴다. 최근작 영화 '사도'에서 나이든 혜경궁 홍씨를 위해 분장한 문근영이 어색했던 건, 아마 이 '국민여동생'이 오버랩 돼서 였을 것이다.

그러기에 이번 SBS 드라마 '마을-아치아라의 비밀'이 배우 문근영에게 주는 의미는 크다. '마을'은 오랫동안 마을에 암매장 되어있던 시체가 발견되며 마을의 숨겨진 비밀을 추적해가는 미스터리 스릴러. 문근영은 극중 유일하게 용의선상을 벗어난 한소윤 역을 맡아 연기했다.

문근영은 '미스터리 스릴러'라는 극의 장르적 특성에 맞게 정말이지, 쫄깃쫄깃한 연기력을 선보였다. 때론 진짜 범인이 문근영이 아닐까 하는 음산한 연기력의 절정을 보여주기도 했다. 2010년 출연작 '신데렐라 언니'에서 못다 이룬 연기 변신의 꿈을 이번에 이루려고 부단히 노력한 흔적이 엿보였다.

문근영은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마을' 출연 이유에 대해 "대본이 너무 재미있어서 다 읽지도 않고 바로 출연을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스스로 "이런 장르물을 좋아한다"고도 했다. 재미 있어서 출연한 드라마에서 '배우 문근영'으로서 재정립을 이뤘으니 시청률을 떠나 이쯤되면 '성공'이라 평할만하다.

더불어 데뷔 이후 무려 15년 넘게 그녀를 수식하던 '국민여동생' 타이틀도 이쯤에서 그녀의 후배 배우들에게 넘길 때도 된 것 같다. 문근영 이후 '국민여동생'들이 얼마나 많던가.

문근영은 3일 '마을'의 종영을 앞두고 자신의 SNS에 "어슴푸레 끝이 보이기 시작하니 마음이가 싱숭생숭"하다는 글을 남겼다. 지난 10월 7일 첫 방송 이후 달려온 두 달에 대한 아쉬움일 것이다. 시청자도 '싱숭생숭'하기는 마찬가지다. '배우 문근영'의 명연기를 이제 떠나보내야 하니 말이다.

하지만 문근영은 늘 그랬듯 차기작에서 또 다른 '배우 문근영'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문근영에게 저런 모습이 있었어?'란 소리도 분명히 또 나올 터다. 그리고 항상 그렇듯 그녀의 옳은 선택에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문근영이 이번에도 옳았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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