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이 16억원인 2016년 KBO 리그 최고 몸값의 슬러거 한화 김태균(34)의 실제 시력(視力)이 0.3이라고 한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스프링 캠프 훈련 중인 김태균은 OSEN과의 인터뷰에서 ‘경기를 할 때는 콘택트렌즈를 끼고 평소에는 안경을 쓴다’고 밝혔다. 캠프 기간 중에는 흰 테 안경을 쓰고 훈련과 경기를 모두 하고 있다. ‘시즌을 시작하면 경기에서 안경을 쓰지 않고 콘택트렌즈를 끼겠다’고 했다.
모든 스포츠가 같은 조건이지만 야구에서 타자들에게 시력은 매우 중요하다. ‘선구안’이라는 표현이 있다. 패스트볼,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컷 패스트볼 등 투수들은 끊임없이 구질에 변화를 준다. 타자는 일순간 볼을 정지 상태로 포착해 타격을 해야 투수와의 승부에서 승리할 수 있다.
프로골프 PGA에서 한 때 세계 랭킹 1위까지 올랐던 북아일랜드 출신, 로리 매킬로이(27)가 지난 해 12월 시력교정수술을 받았다. 레이저를 이용한 수술로 회복까지는 최대 6개월이 걸린다. 그동안 콘택트렌즈를 끼었던 그는 보다 완벽하게 퍼팅 라인을 읽기 위해 시력 교정 수술을 결정했다. 골프에서는 타이거 우즈, 박세리, 리디아 고 등 스타들이 시력 교정 수술을 받았다.
그렇다면 김태균이 로리 매킬로이와 같이 ‘레이저 시력 교정 수술’을 받으면 타격 능력 향상에 효과가 있을까? 전문가들은 도움은 될 수 있어도 이미 3할 타자로 최고의 수준에 오른 김태균에게 더 큰 기대를 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었다.
지난 2007년 8월7일 샌프란시스코 AT&T 파크에서 통산 756호 홈런을 쏘아 올려 메이저리그 최다 홈런 역사를 새로 쓴 배리 본즈가 가장 좋은 예이다.
1964년생인 배리 본즈는 마이애미 말린스 타격 코치로 올 시즌 그라운드에 복귀했다. LA 다저스에 있던 돈 매팅리 감독이 마이애미 사령탑을 맡으면서 배리 본즈를 영입했다. 배리 본즈는 금지 약물인 스테로이드 복용으로 자신의 홈런 기록에 신뢰성을 잃고 명예의 전당에도 헌액되지 못하고 있다.
LA 다저스에서 샌디에이고 타격 코치로 간 마크 맥과이어와 마찬가지로 이미지 쇄신이 필요하다. LA 인근 리버사이드 출신인 배리 본즈에게는 오히려 LA 다저스 타격 코치가 더 어울린다. 그러나 LA 다저스는 그를 부르지 않았다.
지난 2004년 1월1일 발간된 메이저리그(MLB)와 미식축구(NFL) 전문 주간지, ‘스포츠 위클리’에 배리 본즈 집중 분석기사가 실렸는데 아주 흥미로운 내용이 있었다. 당시 기사를 쓴 폴 화이트는 '배리 본즈를 압도할 수 있는 선수가 나온다고 누구도 장담하기 어렵다'는 주장을 펴며 여러 카테고리(category)로 나눠 배리 본즈가 최고인 이유와 배경 등을 분석했다.
▲ 현재는 일반화 됐지만 당시 한국 야구에서는 다소 생소한 개념인 출루율에 장타율을 더한 OPS(On-base plus slugging) ▲ 2003년 삼진을 겨우 58개를 당하고 볼넷을 148개 고른 배리 본즈의 선구안(Selectivity at the plate) ▲ 배트 스피드(Bat speed) ▲ 시력(Vision) ▲ 장수 능력(Longevity) 등이다.
야구를 취재한 글쓴이의 관점에서 ▲ 시력(Vision) 항목이 신선했다. 폴 화이트 기자는 배리 본즈가 1993년 볼티모어 캠든 야즈에서 열린 올스타전에 참가했을 때의 일화를 소개했다.
애틀랜타 보비 콕스 감독 등 내셔널리그 올스타팀 코칭스태프와 함께 더그아웃에 앉아 있던 배리 본즈는 자신이 전혀 상대해보지 않은 아메리칸리그 올스타 투수들이 던지는 것을 보면서 공이 홈 플레이트에 도달하기 전에, 때로는 투수 손에서 공이 떨어지는 순간 슬라이더, 패스트볼 등을 거의 정확하게 맞혀 주위를 놀라게 했다는 것이다.
코치 한명이 이상해서 '뭐하는 거냐. 투수들이 미리 구질을 가르쳐 주는 것 아니냐'고 물었더니 배리 본즈는 태연하게 '아니 그것이 안 보인다는 말입니까. 공의 회전(rotation)을 보거나 공을 놓는 순간 투수의 그립(grip)을 보면 압니다'라고 대답했다. 투 포수간 거리가 18.44m 임을 감안하면 투수와 더그아웃까지의 거리는 적어도 20m 이상이다. 이론은 물론 현실적으로 정말 볼 수 있을까 도무지 믿어지지 않지만 정확하게 맞추는 데야 안 믿을 도리도 없었다.
이때 배리 본즈가 말한 시력은 실제 시력(視力, VISION)이 아니라 '야구 시력'으로 보는 것이 옳다. 야구 시력은 훈련을 통해서도 향상될 수 있으나 타고나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한국프로야구에서 야구 시력은 ‘타격의 달인’으로 불리었던 고 장효조, 그리고 현 KIA 타이거즈 김기태 감독, 삼성의 ‘전설’인 이승엽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승엽은 실제로 TV 프로에 출연해 움직이는 것을 포착하는데 있어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었다.
OSEN에 따르면 김태균은 어렸을 때부터 시력이 좋지 않아 스무 살 무렵 안경을 착용했다는 것이다. 그는 선구안과 시력은 상관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태균은 ‘야구 시력’에 관해서는 시력 교정 수술이 필요 없는 최고의 눈을 가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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