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터널'이 500만 관객을 훌쩍 넘겨 흥행 중이다. 무너진 터널에 갇힌 남자 하정우와 그 아내 배두나, 구조대장 오달수가 영화의 얼굴이라면 신정근 남지현 조현철 유승목은 영화의 숨은 공신이다.
연극 무대와 스크린을 넘나들며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배우 신정근은 터널 붕괴 사고 대책반 강단장 역을 맡았다. 강단장은 구조본부대장 대경(오달수)과 함께 구조작업을 이끌어 나가는 캐릭터로 현장을 통솔하는 카리스마는 물론 피해자 가족을 위로하는 따뜻한 면모를 지닌 인물이다. 신정근은 천연덕스러운 표정과 감칠맛 나는 대사로 오달수와 찰떡 호흡을 선보이며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영화에 웃음을 선사한다.
충무로의 기대주, 남지현은 무너진 터널 안 또 다른 생존자이자 히든 캐릭터 미나로 분했다. 터널 안에 정수(하정우) 혼자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관객의 허를 찌르며 등장해 묵직한 메시지를 던진다. 남지현은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도 "신입사원 연수회에 참석할 수 있다"며 애처로운 이 시대 청년들의 모습을 실감나게 표현,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뿐만 아니라 미나가 정수에게 목숨과도 같은 휴대전화와 물을 나눠 달라는 모습은 정수를 딜레마에 빠뜨리고, 관객들에게도 생각할 거리를 전한다.
여러 영화에서 생생한 캐릭터를 선보이며 주목받고 있는 배우 유승목은 특종에 목숨 건 취재기자 조기자로 분했다. 조기자는 구조 현장에 막무가내로 중계차를 투입하고, 휴대전화 배터리가 생명줄인 정수와 통화를 시도하는 등 구조보다 단독보도에 혈안이 된 모습을 보이는 인물로 유승목의 생생한 연기 덕에 얄미운 캐릭터로 회자되고 있다.
한편 '터널'은 지난 24일까지 누적관객 550만 명을 돌파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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