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스틸러] '재심' 이경영이어야 했던 이유

전형화 기자  |  2017.02.18 11:54

김태윤 감독의 '재심'이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작은 영화의 선전을 넘어 실화 영화 신드롬도 불러일으킬 태세입니다. '재심'은 35억원의 순 제작비로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그런 영화가 100억원을 들인 '조작된 도시', 1800억원이 든 '그레이트 월'을 제치고 1위를 하고 있다는 게, 어쩌면 작은 기적일지 모르겠습니다.

알려진 것처럼 '재심'은 약촌 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입니다. 억울한 누명을 쓰고 10년을 감옥에서 살았던 남자, 그리고 그 남자의 사건을 이용해 한 번 떠보려는 변호사의 이야기입니다. 실제 이 사건은 재심으로 무죄를 선고받았죠.

실화 소재 영화는 큰 울임을 줍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각색이 힘듭니다.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하지만 영화로 만들려면 극적으로 재구성해야 하니깐요. 없던 이야기도 살을 붙여야 하고, 그러면서 실재 이야기는 큰 틀에선 건들면 안됩니다. 변호사 역할을 한 정우와 실제 피해자 역할을 한 강하늘은 극화된 이야기를 오가면서 영화에 큰 힘을 더했습니다.

두 사람 뿐 아닙니다. 강하늘의 엄마로 출연한 김해숙, 정우의 친구 변호사로 나온 이동휘 등 여러 배우들이 '재심'을 스크린에 구현해냈습니다.

주목할 또 다른 배우를 꼽자면 이경영을 들고 싶습니다. 이경영은 '재심'에서 대형 로펌 대표로 등장합니다. 선한 인물인지, 이익만을 쫓는 인물인지, 모호한 인물로 그려지죠.

이경영은 김태윤 감독의 전작 '또 하나의 약속'에도 출연했습니다. '또 하나의 약속' '재심' 모두 쉽지 않은 영화죠. 이경영은 '또 하나의 약속'에는 제작자들과 인연으로 선뜻 출연했다고 합니다. '재심'은 김태윤 감독이 이 역할에 가장 걸맞은 배우라고 생각해 출연 제안을 했답니다.

김태윤 감독은 말했습니다.

"이 인물이 선한 인물인지, 악한 인물인지, 관객에게 모호하게 느껴졌으면 좋겠다. 이경영 선배가 그간 악한 역할을 많이 연기했기에 관객이 더 그렇게 받아들일 것 같았다. 이동휘를 가리는 인물로 맥거핀 역할도 할 수 있어야 했다."

그렇습니다. 이경영은 여러 작품들 속에서 선과 악을 오갔습니다. 그때마다 무게중심을 잡았고, 그때마다 숨겨진 이유를 여운으로 남겼습니다. '재심'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지막 즈음에 이경영이 돌연 정우를 부르는 장면이 나옵니다. 원래 이 장면은 시나리오에 없었습니다. 이경영이 촬영 전 김태윤 감독에게 "내가 한 번 불러 볼까"라고 했답니다. 김태윤 감독은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바로 영상이 그려졌답니다. 이유를 알겠다고 하더군요. "대배우를 왜 대배우라고 하는지 알 수 있었다"고도 했습니다.

그 장면은 많은 여운을 줍니다. 생각할꺼리를 관객에 던지죠. 영화가 쌓아온 것들과 배우가 보여준 것들이 합을 이룹니다. 영화는 그래서 여러 사람들이 같이 만드는 작업이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충무로에 한동안 이경영이 나온 영화와 이경영이 나오지 않는 영화로 구분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90년대 이야기죠. 그러다가 2010년 이후로 다시 이경영이 나온 영화와 나오지 않는 영화라는 말이 재등장했습니다. 다작이란 소리기도 하지만, 그만큼 비중이 적어도 존재감 있는 역할을 해줄 수 있는 배우가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재심'은 왜 이경영이어야 했는지를 보여줍니다.

'재심'은 150만명 가량이 들면 손익분기점을 넘깁니다. P&A 비용을 포함하면 총제작비가 55억원 가량이기 때문입니다. 다음 주 중반 즈음이면 넘길 것 같습니다. '재심'이 얼마나 더 바람몰이를 할지는 모르지만 김태윤 감독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남들이 말리는 어려운 길을 선택하면, 그 길이 내가 하고 싶은 일이라면, 길이 열린다. 그 길을 걷다보면 돕는 사람이 생기더라."

처음에는 분명히 가시밭길이었을 '재심'이 꽃길을 걷게 될지, 지켜보는 즐거움이 남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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