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랜드'가 아니고 '문라이트'"..어쩌다가 이런일이

김현록 기자  |  2017.02.27 14:38
아카데미 작품상 트로피를 '잘못' 받은 '라라랜드' 제작자 조단 호로비츠(가운데)가 '문라이트'가 작품상 수상작이라고 쓰인 카드를 들고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그 오른쪽은 시상자 워렌 비티. /AFPBBNews=뉴스1


"작품상 수상작은 '라라랜드'가 아니고 '문라이트' 입니다. 진짜입니다."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역대급 해프닝이 벌어졌다. 시상자가 작품상 수상작을 잘못 호명해 들고 잇던 트로피를 다시 돌려줘야 했던 것.

26일(현지시간) 미국 LA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린 가운데 마지막 시상자로 무대에 오른 노배우 워런 비티와 페이 더너웨이가 작품상 수상작으로 '라라랜드'를 호명했다. 앞서 감독상(다미엔 차젤레)와 여우주연상(엠마 스톤) 등 6관왕을 거머쥐며 분위기를 달군 터였다. 제작자들과 배우, 관계자들이 우르르 무대에 올라 수상소감을 이어갔다. 이때까지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갑자기 무대 뒤가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작품상 수상자가 '문라이트'라고 분명히 적힌 카드가 등장했고, 이를 확인한 '라라랜드'의 프로듀서가 '문라이트'가 작품상 수상작이 맞다며 트로피를 건넸다. 워런 비티 또한 다시 무대에 나서 장난이 아니며 실제로 '문라이트'가 작품상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엠마 스톤의 '라라랜드'와 헷갈려 작품상을 잘못 호명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기뻐하는 '문라이트' 제작진과 배리 젠킨스 감독 /AFPBBNews=뉴스1


이에 '문라이트'의 배리 젠킨스 감독과 관계자들이 다시 우르르 무대에 올라 수상소감을 전했다. 아카데미 89년 역사상 최대 해프닝이나 다름없는 사건이었다. 이로써 '문라이트'는 최고 영예인 작품상과 각색상, 남우조연상 3개 상을 수상하며 올해 '라라랜드' 독주를 제대로 꺾었다.

배리 젠킨스 감독의 '문라이트'는 미국 마이애미를 배경으로 한 흑인 소년의 성장담으로, 터렐 앨빈 매크레이니의 희곡 '달빛 아래서 흑인 소년들은 파랗게 보인다'(In Moonlight Black Boys Look Blue)가 원작이다. 올해 아카데미에서 8개 부문 후보에 오르며 14개 최다 후보를 낸 '라라랜드'의 대항마로 꼽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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