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유예' 강정호, '법원의 심각 판단'.. 미국 비자는 과연?

심혜진 기자  |  2017.03.03 14:48
강정호./사진=뉴스1



강정호(30, 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취업 비자 발급 문제까지 겹쳐 미국행 일정이 더욱 꼬였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4단독 조광국 판사는 3일 도로교통법을 위반(음주운전과 사고 후 미조치)한 강정호에 벌금형이 아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당초 검찰은 지난 1월 25일 강정호를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과 사고 후 미조치 혐의로 벌금 1500만원의 약식명령을 법원에 청구했다. 하지만 법원은 약식명령 대신 강정호를 정식재판에 회부했다. 그리고 지난달 22일 첫 공판기일에서 검찰은 벌금 1500만원을 구형했지만, 법원은 이날 징역형을 내렸다.

첫 공판 당시 강정호 측 변호인은 "미국 비자 발급신청을 하면서 약식기소를 받았다고 기재했다가 정식 재판에 넘겨지면서 ‘허위 내용’을 기재한 게 돼 문제가 생겼다”고 선처를 호소하며 "벌금형이 아닌 다른 처벌이 내려질 경우 향후 비자발급이 어려울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강정호의 취업 비자는 미국 대사관에서 심사한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법에 따라 비자 발급 여부가 정해진다. 여기에 실형이 선고되면서 비자 발급 절차는 더욱 까다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쉽지 않은 단계가 남아있는 셈이다.

일단 피츠버그 구단이나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서 그의 신분을 보장하는 관련 서류를 제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법으로 봤을 때는 어떨까. 출입국관리법 11조에 따르면 법무부장관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외국인에 대하여는 입국을 금지할 수 있다.

-공중위생상 위해를 끼칠 염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사람
-총포·도검·화약류 등을 위법하게 가지고 입국하려는 사람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
-경제질서 또는 사회질서를 해치거나 선량한 풍속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 등이다.

스타뉴스와 통화한 한 법조인은 강정호의 범법행위에 대해 "지금까지 우리나라 기준으로 입국을 금지하거나 취업을 금지할 정도에는 해당 되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데 법원의 강경한 태도가 시사적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반이민 행정명령'을 앞세워 비자 문제에까지 강경노선을 채택하고 있는 트럼프 정부의 미국이 강정호의 사례를 어떻게 처리할지는 미지수다. 현지 언론도 강정호의 비자 문제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파이어리츠 소식을 다루는 지역지 '피츠버그-포스트가제트'는 "강정호의 판결 결과가 비자 발급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불확실하다. 미 국무부는 '음주운전의 경우 비자의 유효성을 판단하기 위해 메디컬 테스트를 실시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며 "강정호의 비자 문제가 아직 불투명한 채로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비자 해결이 강정호의 올 시즌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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