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득이 안 간다. 강동원의 친일 후손 논란이 불거진 과정, 대응방법, 매도 등등이 납득이 안 간다.
3일 강동원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는 강동원이 외증조부 이종만이 친일 활동을 했다는 게시글 등을 삭제 요청했다는 논란과 관련해 공식 사과한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YG는 2월27일 맥스무비란 영화 관련 사이트에 강동원의 외증조부가 친일파라는 게시물이 올라온 것과 관련해 해당 사이트에 확인한 뒤 삭제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강동원의 대리인 자격으로 삭제 요청을 한 게 강동원 이름으로 요청서가 발송돼 논란이 확산됐다며 이에 대해 사과한다고 했다.
말인즉슨 맥스무비란 사이트에 강동원이 친일파 후손이란 게시물이 올라왔고 이 게시물을 삭제 요청한 게 강동원이 아니라 YG인데 본의 아니게 강동원이 한 것처럼 오인하게 만든 데 대해 사과한다는 뜻이다.
본질은 간 데 없다. 정작 강동원의 입장도 없다. YG의 입장만 있다.
일단 강동원은 친일파의 후손인가.
강동원의 외증조부 이종만(1885~1977)은 울산 출신으로 일제 시대 대동광업주식회사 사장을 지냈으며 대동공업전문학교 등을 설립해 경영했다. 해방 후 자진 월북해 북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을 지냈으며 조국통일상을 받았고 북한 애국열사릉에 안장됐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이종만이 친일단체에서 활동하며 일본군을 지원하는 등 친일 활동을 했다며 2009년 편찬한 친일인명사전에 수록했다.
친일파인 사람이 어떻게 자진 월북을 하고 북한에서 기업가 출신으로 유일하게 애국열사릉에 안장됐다는 게 의아스럽다.
이런 일련의 이유로 방기중 전 연세대 교수는 1996년 발표한 논문 '일제 말기 대동사업체 경제자립운동의 이념'에서 "이종만이 자신의 전 재산과 기업을 바쳐 세운 대동기업체의 이념과 경영철학은 식민체제를 극복하고 새로운 국가 건설을 모색하던 진보적 민족주의 계열이 도달한 사상적 모색의 한 전형이자 실천"이라고 썼다.
민족문제연구소가 이종만을 친일인명사전에 수록했지만, 그에 대한 다른 시각이 존재한다는 것 또한 분명하다.
이런 시각을 살펴볼 것도 없이 그저 3. 1절을 맞아 클릭 장사하려 게시판에 자극적인 게시물을 게재한 해당 영화 사이트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그와 별개로 강동원 스스로 입장표명이 없다는 것도 납득이 안 된다. YG가 밝힌 공식입장에는 그 어디에도 강동원의 입장이 없다. 굳이 이 문제를 언급하고 안 하고는 본인의 자유다. 대중의 궁금증을 해소시켜 줄 의무는 없다. 그렇지만 소속사만 잘못 했다는 입장을 발표한 채 그의 입장이 빠져 있는 건 쉽게 이해가 안 간다. 강동원은 신인 시절부터 주관이 뚜렷한 배우로 잘 알려져 있지 않은가. 소속사 뒤에 숨는다는 인상을 피할 수 없다.
강동원이 이종만의 후손이란 게 그에게 비난의 화살을 던져야 할 문제인지도 납득이 안 간다. 친일파의 후예가 득세하고, 독립운동가의 후예는 힘들 게 산다는 건, 현재 진행형인 한국의 아픈 역사다. 그에 대한 분노는 당연하다. 하지만 분노와 화풀이는 다르다. 대상이 엉뚱하다.
강동원이, 이종만의 후손이라 지금 배우 활동을 하고 지금의 인기를 누리는 데 일조했는지, 의아하다. 얼굴도 못 봤을 외증조부가, 그것도 한국 현대사에 금기시될 자진 월북한 외증조부가, 그의 지금을 만들지는 않았을 터. 그에 대한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는 게 납득이 안 간다.
그와 별개로 강동원은 소속사 뒤에 숨지 말고 입장을 밝혀야 한다. 그는 지금껏 소신대로 살아왔고, 그 소신이 지금의 강동원을 만들었다. 누구나 옳은 일을 하고 싶어한다. 그 길에는 대가가 필요하다. 강동원의 입장 발표는 그가 생각하는 옳은 일에 대한 대가일 것이다.
갈 곳 없는 분노는 엉뚱한 피해자를 낳는다. 민족감정인지, 민족감정 팔이인지, 냉정하게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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