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민상(38)은 KBS 2TV 코미디 프로그램 '개그 콘서트'(이하 '개콘')에서 가장 많은 회차에 출연한 개그맨 중 한 명이다. 지난 2005년 20기 KBS 공개 개그맨으로 데뷔해 이듬해부터 본격적으로 활동한 그는 '개콘'이 칭찬을 들을 때도, 비난을 받을 때도 묵묵히 프로그램을 지키며 제 몫을 다했다.
11년의 세월이 지나 '개콘'이 위기설에 휩싸인 지금도 그는 여전히 그 자리에 있다.
어김없이 찾아온 '개콘' 녹화 날, 스타뉴스는 '밥한끼합시다' 코너를 통해 유민상을 인터뷰했다. 약속 장소인 소속사 JDB엔터테인먼트 사무실 스튜디오에는 김밥, 빵, 떡볶이, 튀김, 순대 등 푸짐한 한 상이 차려졌다.
몸무게 136kg, 키 187cm, 커다란 거구를 자랑하는 유민상은 카메라를 향해 "한 끼 갖고 되겠느냐"며 빵 3개를 한입에 넣는 '기세'를 보여줬다. 개그맨다운 센스와 유쾌한 입담으로 인터뷰 분위기는 웃음으로 가득했다.
-평소 어떤 걸 즐겨 먹어요?
▶'개콘' 연습 때문에 여의도 주변에서 배달 음식을 시켜 먹거나 가까운 음식점에서 패스트푸드나 김치찌개를 즐겨 먹습니다.
-개그맨 김준현 씨는 '개콘' 시절 유민상 씨와 너무 많이 먹어서 몸이 뚱뚱해졌다던데요.
▶핑계죠. 본인이 살찐 거를 저한테 넘기다니, 몸쓸 핑계네요. 같이 '큰 세계'라는 코너를 할 때는 정말 많이 먹긴 했어요. 그때 멤버들이 다 잘 먹는 친구들이라 절정을 찍었죠.
-'개콘' 900회 기자간담회 때 말씀하신 게 기억이 나요. 역대 최다 회차 출연자시라고요.
▶정확히는 모르지만 아마도 그렇지 않을까요. 제가 2005년에 데뷔해서 2006년부터 꾸준히 했거든요. 그때부터 길게 쉰 적이 없어요. 11년 정도 쭉 했죠. 중간에 한주 잠깐씩 쉰 거 빼고는 거의 했어요. 주변 동료들도 제가 거의 공백기가 없다고 느낄 정도라서요. (김)대희 형도 최근에 1년 넘게 안 했었고, 심지어 잠깐 SBS에 다녀온 것도 있었고요.
-유민상 씨도 이제 '개콘' 터줏대감이라 불러도 되지 않을까요?
▶에이~터줏대감은 (김)준호 형님과 (김)대희 형님이죠. 잠깐 다른 일을 하다 오셨지만 '개콘'하면 가장 떠오르는 개그맨이잖아요. 공신도 크고요. 전 아직 그럴만한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어요. 부족함이 많죠.
-정말 많은 코너에 출연했겠지만, 그 중 가장 애착이 남는 코너가 있나요?
▶2년 차 시절 동기들과 했던 '뮤지컬'이 가장 기억이 남습니다. 일주일 꼬박 쏟아부어서 했죠. 신인이라 그만큼 열정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아요. 동기들끼리 진짜 많이 고생도 하고 싸우기도 했죠. 그때 동기들이 가장 친하고요. 감동 코드가 있던 코너라 기억이 더 남아요. 그때는 신기하게 팬덤도 있어서 따로 팬 미팅까지 했었어요.
-최근 들어선 '민상 토론', '1대1', '퀴즈 카페' 등 퀴즈나 토론 형식의 코너를 많이 보여준 것 같아요.
▶기본적인 형식부터 만들기 쉽고, 시청자들에게 전달도 쉬워서요.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낼 수가 있고요. 제가 또 당하는 캐릭터를 잘하는데, 그런 캐릭터를 하기에도 좋은 형식인 것 같아요.
-실제 인터뷰에서도 '민상토론'이나 '퀴즈 카페' 코너처럼 난감한 질문을 받고 당황했던 적이 있나요?
-당시 사회 현실이 잘 반영된 코너라 시청자들도 더 공감하고 재밌어했던 것 같아요.
▶네. 당시엔 '개콘'이 정치 풍자나 사회 세태를 담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았어요. 속으로 전 '할 수가 없는데'라고 생각했거든요. 당시엔 무슨 얘기를 해도 반대편은 싫어하고, 혹자는 '개그맨이 무슨 정치 얘기를 하느냐'는 분위기가 있었거든요. '그래서 우린 못한다'는 걸 코너로 만들었던 거죠.
-요즘 '개콘' 전성기를 이끌었던 개그맨들이 하나둘 복귀하고 있어요.
▶정말 든든하죠. 그동안 좋은 가르침을 줄 선배가 부족했던 것 같아요. 흔히 어깨너머로 배운다잖아요. (후배들이) 보고 배울 사람이 많이 있어야 하는데, 저 하나만 가지고 뭘 더 배울 수 있었겠어요. 이번에 연기파 선배나 캐릭터 자체가 재밌는 선배들이 다량으로 돌아오니까 후배들이 배울 게 더 많아진 것 같아요. 저도 신인 때 김준호, 김대희, 장동민, 안상태 등 선배들 하는 거 보면서 어깨너머로 많이 배웠거든요.
-'개콘'이 위기라고들 해요. 실감하나요?
▶일단 시청률이 예전보다 안 좋으니까요. 반응이 옛날보다 떨어졌다고 느끼죠. 얼마 전까진 댓글도 안 좋았는데, 선배 개그맨들이 돌아오면서 댓글은 많이 뒤집어진 것 같아요. 시청률은 아직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는데, 천천히 떨어진 것처럼 천천히 다시 올라갈 거예요. 다들 돌아온 지 얼마 안 됐잖아요.
-돌아온 개그맨 중에선 누가 제일 반가웠나요.
▶신봉선이죠. 아무래도 동기가 돌아온 게 제일 기분 좋아요. 한동안 동기가 없어서 다른 동기들끼리 장난치는 걸 보고 있으면 부러웠거든요. (신)봉선이가 돌아와서 너무 좋았는데, 지금은 너무 까불어서…'뭐 그래도 좋구나~'(웃음)
-또 돌아왔으면 하는 개그맨 있어요?
▶다 왔으면 좋겠는데, 개인적인 욕심이긴 하죠. 김준현 씨, 이수근 씨도 왔으면 하는데, 스케줄이 바빠서요.
-유민상 씨는 '봉숭아 학당'에 합류 안 하나요.
▶그러게요. 신인 때부터 한 번도 못 해봤네요. 절 보면 아시겠지만 캐릭터가 있긴 한데, 대놓고 또 캐릭터 연기는 못해요. 특정 캐릭터를 연기해 본 적이 없어요.
-'개콘'이란 프로그램이 정말 치열하게 아이디어 짜고 연습하려면 어느 프로그램보다 투자가 많이 필요하잖아요. 그런 프로그램에서 10년 넘게 자리를 지킨다는 게 쉽지 않았을 거 같은데요.
▶제가 아직 장가를 안 갔기 때문에 가능한 거 같아요. 모든 패턴이 '개콘'화 돼 있거든요. 집도 KBS 앞입니다.
-인터뷰②에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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