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스토리' 김해숙이 털어놓은 관부재판 증언신 뒷이야기

김현록 기자  |  2018.06.08 15:37
영화 '허스토리' 김해숙 인터뷰 / 사진=임성균 기자

"아픈 채 촬영한다니 하늘이 도우시나 보다 했죠."

영화 '허스토리'의 김해숙이 관부재판 증언신의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김해숙은 영화 '허스토리'(감독 민규동) 개봉을 앞둔 8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영화 '허스토리'는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일본 정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관부재판 실화를 다룬 작품. 극 중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배정길 역을 맡은 김해숙은 모든 걸 내려놓고 촬영에 임했다며, 하이라이트 다름없는 재판신을 위해서 실제 몸이 아팠음에도 물 한 모금 마시지 않고 카메라 앞에 섰다고 털어놨다.

김해숙은 "재판신을 나흘을 찍었다. 하루에 한 사람씩 찍는 걸 지켜보면서 다 같이 젖어들었다. 촬영이 다가오니 지칠 대로 지치고 정신적으로도 힘이 들었다"고 당시를 되새겼다.

김해숙은 "몸이 안 좋더라. 3일째 되는 날은 정말 아파서 촬영에 안 나가고 싶을 정도였다"며 "그래도 내가 아프다고 엄살 부리면 안되지 하며 촬영에 나섰다"고 털어놨다.

그는 "촬영장 가서 내 모습을 보고는 '내가 해야 하는 날 내가 아프다니 나는 정말 하늘이 도우시나 보다' 했다. 배우로서 그냥 분장한 것과는 아무래도 달랐다"고 말했다.

김해숙은 "정말 소소한 노력을 한 것은 하루 종일 물을 안 마셨다는 것"이라며 "조금이라도 입술이 젖으면 생기가 도니까 입술이 바짝 마른 상태로 있으려 했다"고 설명했다.

김해숙은 다른 배우들 모두 남다른 마음으로 연기를 펼쳤고, 심지어 감정의 끈을 놓치게 될까 화장실도 가지 않고 자리를 지키며 연기를 했을 정도라고 전했다.

그는 "저도 재판정 그 자리에 앉아 제일 먼저 기도를 했다. 오늘은 연기를 잘하게 해달라고 기도를 하고 싶지 않다고, 그 분이 어떤 심정으로 여기 섰을지 그 마음을 눈곱만큼이라도 와 닿게 해서 연기하게 해 달라고 기도를 하고 촬영에 들어갔다"며 "그런 기도는 처음 했다"고 당시를 곱씹었다.

영화 '허스토리'는 1992년부터 1998년까지 6년간 재판에 매달리며 오직 본인들의 노력으로 일본 정부에 당당히 맞선 할머니들과 그들을 위해 함께 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오는 6월 27일 개봉을 앞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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