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게 저절로 붉어질리는 없다/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게 저 혼자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달/ 저안에 초승달 몇 날이 들어서서/ 둥글게 만드는 것일게다/ 대추야/ 너는 세상과 통하였구나
장석주의 시 ‘대추 한 알’이다. 세상과 통하여 마침내 붉고 둥글어진 대추의 제철이 이맘때다. 속리산 남서사면에 분지형태로 자리잡은 땅 보은은 예로부터 대추로 유명하다. 일조량이 많고 일교차가 크며 황토토양은 물빠짐이 적당할 정도로 거칠어 과수농사, 특히 대추재배에 유리하다.
허균이 지은 음식품평서인 ‘도문대작’에는 대추에 대하여 보은에서 생산된 것이 제일 좋고 크며 뾰족하고 색깔은 붉고 맛은 달다고 기록하고 있다. 세종실록지리지, 동국여지승람 등에서도 보은 대추를 으뜸으로 꼽고 있으니 이미 오랜 세월동안 그 맛과 가치엔 전통이 서려있다.
요즘 보은은 생대추가 한창이다. 1970년대말 국내서 개량한 품종인 ‘복조’가 주종인 보은대추는 3cm에 이를 만큼 알이 커 과육이 많고 당도가 높다. 건대추용일땐 장대로 털었지만 생대추는 일일이 손으로 따야 상처가 없다.
그런 보은대추축제가 12일부터 21일까지 뱃들공원 일원에서 열린다. 방문객을 위한 ‘대추왕선발대회’ ‘조신제’ 대추떡만들기‘등의 행사가 진행되고 대추등 보은의 농특산물을 할인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장터가 열린다. 같은 기간 중 속리산 단풍가요제(13일·속리산 잔디공원), 오장환 시인 탄생 100주년 행사(18~19일·뱃들공원 등), 전국민속 소싸움대회(13일~19일·보청천 특별경기장) 등도 열려 속리산 단풍을 더해 풍요로운 보은나들이를 할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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