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피트 논란, 감독들이 스스로 만든 덫에 걸렸다 [김인식 KS 관전평]

신화섭 기자  |  2019.10.23 12:38
김태형(왼쪽) 두산 감독이 22일 한국시리즈 1차전 9회말 페르난데스의 스리피트 수비방해와 관련해 심판진에 어필하고 있다. /사진=OSEN
◇ 두산-키움 한국시리즈 1차전(22일·잠실)

결국 실수를 많이 하는 팀이 진다. 특히 얼마나 결정적인 때 실수를 하느냐가 중요하다.

키움은 안 줘도 될 점수를 너무 많이 줬다. 1-3으로 뒤진 4회 2사 2루서 박건우의 땅볼 때 키움 3루수 김웅빈이 타구의 회전을 잘못 판단해 2루주자 김재호의 득점을 허용했다.

이어 정수빈의 볼넷 뒤 페르난데스의 2루타도 잘 맞은 타구가 아니다. 굉장히 휘어 날아갔는데 키움 좌익수 김규민의 판단 미스로 또다시 결정적인 실점을 했다. 이런 실수 때문에 키움은 그 이닝에만 무려 4점을 내줘 점수 차가 1-6으로 확 벌어졌다.

승부가 갈린 9회에도 마찬가지였다. 키움은 박건우의 플라이를 유격수 김하성이 놓치고 정수빈의 번트 때도 투수 오주원과 1루수 박병호가 공을 1루에 빨리 던지지 못해 무사 1, 2루 위기를 자초했다. 그리고 결국 오재일의 끝내기 안타로 경기를 내줬다.

이날 경기의 수훈선수인 오재일은 타격(5타수 2안타 1타점)은 좋았지만 냉정히 보면 1루 수비와 주루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6회 수비 때 이정후의 타구를 놓쳤고 7회에도 김하성의 뜬공을 잡지 못해 결국 동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주루에서도 오재일은 2회 1사 만루 김재호 타석 때 3루 주자로 있으면서 키움 선발 요키시의 투구가 빠졌는데도 홈으로 들어오지 못해 뒷 주자들도 진루를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두산은 김재호의 부상을 유의해야 한다. 큰 경기에서는 수비가 정말 중요하다. 김재호는 유격수 수비가 뛰어나고 타격에서도 차분하게 제 몫을 해주는 선수다. 1차전에서 종아리 근육경련으로 중도 교체됐는데 그의 몸 상태가 이번 시리즈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이날 경기를 보면서 한국 야구의 한심한 꼴에 화가 나기도 했다. 9회말 두산 페르난데스의 스리피트 수비방해 관련 논란 때문이다.

올해 초 한국야구위원회(KBO) 심판위원회에 문의를 하니 10개 구단 감독들의 합의로 스리피트 규정을 강화하게 됐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러나 이 규정은 ‘심판이 판단했을 때 타자 주자가 상대 수비를 방해한 경우’ 아웃이 선언되는 것이다. 그런데 수비 방해가 없었는데도 조금만 안쪽으로 뛰면 아웃이 되고, 반대로 어떤 때는 또 문제가 되지 않는 등 올 시즌 내내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감독들은 아마도 자신들이 좀더 유리할 수 있도록 이런 합의를 했을 것이다. 그러나 결국 스스로 만든 덫에 걸린 꼴이 되고 말았다. 이런 식이면 안 된다.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할 수 있다,

심판에게 맡기고 기존 룰대로 해야 한다. 10개 구단이 모여 재논의를 하든가 KBO 규칙위원회가 올바르게 정리를 할 필요가 있다. 만약 국제대회에서 이런 문제를 제기한다면 웃음거리에 망신스러운 일이 될 것이다.

/김인식 KBO 총재고문·전 야구대표팀 감독

김인식 전 야구대표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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