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연봉 4500만원' 투수의 헌신... "필승조 체력 아껴야죠"

김동영 기자  |  2021.10.05 05:01
두산 베어스 김명신.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두산 베어스 김명신(28)이 프로 데뷔 후 가장 중요한 1년을 보내고 있다. 필요한 순간마다 마운드에 오르고, 팀을 위해 헌신하는 중이다. 없어서는 안 될 투수가 됐다. 정작 김명신 스스로는 손사래부터 친다.

김명신은 올 시즌 44경기에서 52⅓이닝을 소화하며 2승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4.30을 기록중이다. 김태형 감독이 수 차례 "김명신이 올 시즌 좋다. 잘하고 있다"며 호평을 남겼을 정도다.

필승조는 아니다. 마무리 김강률-셋업맨 홍건희가 견고하고, 불펜으로 전환한 이영하도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필승조만으로 시즌을 치를 수는 없다. 패전조도 필요하고, 롱릴리프도 있어야 한다. '궂은일'을 해줄 선수가 필요하다. 김명신이 이 역할을 하고 있다. '헌신'이다.

실제로 김명신은 올 시즌 팀 내에서 두 번째로 많은 경기에 나서고 있다. 홍건희가 53경기로 가장 많고, 다음이 김명신이다. 40경기 이상 출전한 '유이한' 선수들이다. 김명신이 얼마나 많은 일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이런 김명신이지만, 정작 스스로는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다. 4일 스타뉴스와 통화가 닿은 김명신은 "사실 내가 많은 경기에 나가는 것은 아니다. 다른 팀 선수들과 비교하면 많지도 않다. 팀에 좋은 투수들이 많다"며 손사레를 쳤다.

이어 "나는 열심히 할 일을 하는 것이다. 내 역할이 있다. (홍)건희 형을 비롯해 형들이 너무 잘 던지고 있고, (이)영하도 있고, (이)승진이도 잘하고 있다. 다른 투수들이 체력을 아낄 수 있도록 내가 나가서 이닝을 끌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게 내 역할이다. 내가 살아남기 위해 잘해야 할 부분이다"고 강조했다.

두산 베어스 김명신.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2017년 두산에 입단했고, 군대도 다녀왔다. 지난 시즌 7월부터 1군에 복귀했다. 16경기에서 15⅓이닝을 던져 1패, 평균자책점 3.52를 올렸다. 복귀 2년차인 올 시즌 1군에서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김명신은 "내가 수술을 받은 후 군대에 다녀왔다. 작년에 돌아왔는데 완벽하게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였다 보니까 팔도 아프고, 어깨도 조금 안 좋았다. 올해는 다르다. 캠프부터 착실히 준비했고, 100%로 준비가 됐다. 그러면서 1군에서 계속 뛸 수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포수들에 대한 고마움도 내비쳤다. "나는 볼 배합 같은 부분이 중요한 투수다. 내가 잘 던질 수 있도록 포수들이 엄청 신경을 써주고 있다. (박)세혁이 형, (최)용제 형, (장)승현이까지 포수들에게 꼭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두산은 4위다. 7위까지 처졌지만, 어느새 가을야구가 가능한 자리까지 왔다. 이 추세면 포스트시즌 진출이 유력하다. 김명신도 의욕이 있다. 신인이었던 2017년 플레이오프에서 2경기, 한국시리즈에서 1경기에 등판한 바 있다. 4년 만에 가을을 바라본다.

김명신은 "2017년에 한국시리즈에도 던졌다. 올해도 기회가 온다면 꼭 한 번 보여주고 싶다. 사실 내가 필승조는 아니기 때문에, 팀 성적에 크게 관여가 되는 그런 투수는 또 아니다. 벤치에서 박수 열심히 치고, 응원 많이 하다가 등판할 때가 되면 나가서 이닝을 끌어주면서 투수들 아낄 수 있도록 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필요할 때마다 마운드에 올라 자기 몫을 하고 있다. 팀에 꼭 있어야 하는 투수가 됐다. 연봉은 고작 4500만원에 불과하지만, 팀에 대한 '헌신'은 그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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