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 연속 한국음악저작권대상 편곡 분야 수상, 등장과 동시에 국내 음원차트를 뒤흔든 볼빨간사춘기의 프로듀서. 혼성 듀오 바닐라 어쿠스틱 리더 바닐라맨 정재원에 대한 이야기다.
2008년 바닐라 어쿠스틱으로 가요계에 데뷔한 그는 가수이자 프로듀서로서 국내 인디팝의 전성기를 이끌어왔다. 팀명처럼 부드럽고 달콤한 그의 음악들은 마니아층을 넘어 대중적 사랑을 받아왔다.
지난해 자신의 회사 바닐라뮤직 운영을 본격적으로 시작, 후배 양성에 힘을 쓰는 그는 이제 가수보다는 프로듀서로서 더 많은 작업을 계획하고 있었다. 최근 가상 인간 로지의 가수 데뷔를 도우며 색다른 작업물을 선보인 그를 만나 앞으로 또 어떤 음악 세계를 만들어 나갈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혼성듀오 바닐라 어쿠스틱의 프로듀서이자 리더입니다. 작곡가로서 볼빨간사춘기 프로듀서를 해오고 있습니다.
-쇼파르뮤직에서 오래 몸 담고 계시다가 2년 전쯤 바닐라뮤직이라는 레이블을 세운 이유가 궁금합니다.
▶바닐라뮤직의 사업자를 만든 건 오래됐는데, 아티스트를 영입하고 본격적으로 시작을 한 건 2021년 초예요. 가수 체질이 아니라 그동안 안 맞는 옷을 입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앞으로는 가수보다는 작곡가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해서 원하는 음악을 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회사를 만들었어요.
-바닐라 어쿠스틱이라는 팀을 만들고 가수로서 데뷔하게 된 과정이 궁금합니다.
▶20~21살 즈음 음악을 하기로 마음먹고 어떤 기획사에 들어가게 됐어요. 그 때 처음 미디를 배웠는데, 이후 군대를 갔어요. 이후 노래방 반주 만드는 일을 하며 음악을 카피하며 자연스럽게 편곡 기술도 몸에 베였어요. 2년 정도 반주 만드는 일을 하다가 내 음악이 하고 싶다는 생각에 작곡을 시작했어요. 그런데 제가 생각하기에 좋은 음악인데 제작자들은 안 받아들이더라고요. 이럴 거면 내가 직접 해야겠다 싶어서 2008년 팀을 만들었습니다.
-팀명 바닐라 어쿠스틱과 활동명 바닐라맨 중에 어떤 이름이 먼저 지어졌나요?
▶바닐라 어쿠스틱이라는 팀명을 만들고, 바닐라 맨이라는 제 이름을 짓게 됐어요. 처음에 제가 바닐라 맨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할 줄 생각도 못했죠. 저는 여성 멤버 둘을 앞세우고 뒤에 그림자처럼 있으려 했는데, 어쩌다 보니 보컬에 계속 참여하고 무대도 같이 서게 됐어요. 당시 거북이의 터틀맨, 클래지콰이의 클래지처럼 프로듀싱을 하는 분들은 팀 이름을 따서 짓는 경우가 있어서 저도 그렇게 이름을 지었어요.
-바닐라 어쿠스틱이 아닌 다른 아티스트의 프로듀싱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원래 쇼파르뮤직에 들어가기 전에도 음악 관련 일을 많이 했어요. 아무래도 바닐라 어쿠스틱 활동만으론 먹고살기 힘들어서, 영상 음악이나 광고 음악 같은 작곡 활동을 많이 했어요. 외부 작업 마음 열려있는 상태에서 회사 들어갔고, 회사에서 신인들도 봐주게 됐어요. 제가 곡을 쓰는 방식이 예술가 스타일보다는 회사원 스타일이에요. 마감 기한 딱딱 맞게 작업하거든요. 그러다 보니 회사에서 여러 일들을 맡기기 시작했고, 볼빨간사춘기가 회사에 들어왔어요. 원래는 다른 프로듀서와 해보다가 잘 안 맞았는지 그 친구들 곡을 제가 한 번 편곡해보고, 그렇게 계속 맡게 됐어요.
-볼빨간사춘기를 처음 만났을 때는 어떤 느낌이 드셨나요?
▶굉장히 당돌하고 에너지가 넘쳤어요. 볼빨간사춘기를 직접 만나기 전에 회사에서 그 친구들이 녹음한 걸 먼저 들려줬어요. 신선했어요. 잘 다듬으면 좋은 뮤지션이 되겠다까지만 생각했죠. 이렇게 대박이 날 줄은 저도 예상하지 못했는데. 하하. 저는 볼빨간사춘기 1집을 작업할 때, 멤버들이 들떠있는 걸 보며 이 마음이 다칠걸 알기 때문에 나중에 잘 달래줘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데뷔하자마자 빵 터져버렸더라고요.
-인디신에서 신인이 이렇게 메가 히트하기 쉽지 않은데, 프로듀서로서 기분이 좋으셨겠어요.
▶솔직히 '우주를 줄게'가 잘되고 어리둥절했어요. '이게 뭐지?'라는 생각이었죠. 어안이 벙벙한 거죠. 한 편으로는 바닐라 어쿠스틱 멤버에겐 미안함이 있었어요.
-지금은 쇼파르뮤직을 나왔는데, 향후에도 볼빨간사춘기와 함께 작업을 이어가시나요?
▶쇼파르뮤직을 나오고도 함께 작업했고, 지금도 함께 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같이 하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개인적으로는 제 색깔이 아닌 다른 프로듀서 색깔 붙여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해봤어요.
-인터뷰②로 이어짐
공미나 기자 mnxoxo@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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